“싸우기 싫었던 투견…” 돈 때문에 학대받았던 투견 구조해 사랑으로 품어줬더니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야산, 한적한 농촌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투견 도박’을 벌이던 사람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거액의 판 돈을 걸고 개들에게 싸움을 붙이다가 적발이 되었습니다.

KBS ‘추적 60분’

이 투견장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가 가까워오자 100여 명의 남성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산 중턱에 마련된 원형 링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합니다.

모여선 사람들 사이에는 돈이 오가고, 잠시 후 한 남자가 개 두 마리를 링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서로 목덜미를 가차 없이 물어뜯기 시작합니다. 살점이 뜯겨 나가고 피가 뚝뚝 떨어지지만 두 마리의 개는 싸움을 멈출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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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곳 투견장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싸움에 패배한 받던 이 투견은  힘없이 바둥거리는 데요. 주인은 투견으로서 가치를 잃은 개를 흥분해 날뛰는 다른 개에게  던져버립니다.

싸움에서 지거나 늙은 개를 투견의 공격성을 부치기는 ‘미끼견’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마저도 가치가 없어진 개는 도살장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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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는 곧 죽음으로, 죽음은 곧 먹힘으로 연결된다는 투견판, 그 잔혹한 투견판은 경찰의 단속에 적발되고도 투견 주최자는 태연하기만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현장 급습에도 투견 주최자는 “그냥 얘기해도 괜찮아 어차피 벌금 맞는 건데 뭐”라며 덤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현행 동물 보호법에 따르면 투견은 명백한 동물학대지만 동물학대죄의 형량은 고작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의 벌금, 도박죄 역시 상습도박이 아닌 이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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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지만 투견 도박을 적발하는 단속 기준도 허술하기만 합니다. 투견 현장을 적발했다 하더라도 투견에 의한 동물학대 혐의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야만 처벌이 가능하고, 도박 혐의 역시 돈을 주고받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어야 적용이 가능합니다.

도사견이나 핏불테리어 같은 투견에게 본능적으로 싸우려는 습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개를 링안에 넣어 죽을 때까지 싸움을 붙이거나 줄에 매달아 모집 훈련을 반복합니다.

전직 투견 업자는 투견에 대한 세상 인식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도사견이나 핏불테리어 같은 투견에게 본능적으로 싸우려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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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견이 출전하기 전까지 수개월의 시간 동안 공들이 아낀다며  이들은 개의 타고난 본성을 존중하고 개를 사랑하는 자신들만의 방법이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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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려견 행동 전문가 강형욱 씨 의견은 달랐습니다. 강형욱 씨는 투견 업자의 주장과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는데요. 

동영상 속 일방적으로 물어 뜯기고 있는 강아지는 꼬리를 내리며 움직이는데 이는 상대 개와 관계를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 꼬리를 내리며 움직인다고 합니다.

또한 배를 보이는 행동도 했는데 배를 보인다는 건 백기를 들었다는 것인데요. ‘나를 가만히 놔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즉, 투견 업자들은 극단적인  경험을 강요해 소통 능력을 손상시켜 소위 투견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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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 씨는  “나는 저 상대와 싸우기 싫어, 이런 신호들이 무시된 채 할 수 없이 링 안에 놓인 겁니다. 그 친구들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태어난 게 아니에요”라며 세상에는 타고난 싸움개는 없다고 합니다. 

싸움은 타고난 본능이 아닌 투견이 그들의 운명이 아니라면 투견들도 다른 수많은 반려견들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지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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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받던 두 마리의 투견 ‘광명’이와 ‘화랑’이를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긴급 구조했습니다. 견주가 직접 떼어놓을 때까지 피투성이 상태로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광명이와 경미한 부상을 입었던 화랑이는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사 결과, 광명이는 신장 수치가 좋지 않아 투석을 해야 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장기입원 치료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반면, 화랑이의 경우는 간단한 치료 후 당분간 훈련소에서 행동 교정 훈련을 받도록 했습니다.

화랑이는 한번 문 상대는 절대 놓치지 않는 투견판의 에이스였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제 화랑이는 투견이 아닌 반려견으로 새 삶을 준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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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문제 행동을 교정해주는 전문 훈련소 입소하게 되었는데요. 실내 및 야외 훈련,  친구들과의 놀이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변화과정을 관찰했습니다.

화랑이 새로운 환경에 긴장했지만 거친 투견의 모습과 달리 얌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화랑이는 입마개를 착용하고 사교성이 좋은 작은 견들하고의 관계를 살펴보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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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위에서 살벌하게 상대를 물어뜯던 그 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화랑이는 놀랍게도 공격성을 보이지 않고 장난치며 꼬리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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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덩치가 비슷한 다른 개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니, 이번에도 온순하게 꼬리 치며 다가갑니다. 

반려견 행동 전문가 한국일 씨는 “아직 (화랑이가) 투견으로 고착화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아직 나이가 2년 정도 3년 정도로 보이는데 충분히 다른 친구들하고 사교적으로 친화 훈련을 시키면 교육시키는 데는 크게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화랑이는 본격적인 훈련소 입소에 앞서 긴장을 푸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제는 학대가 아닌 보살핌의 손길이 이어지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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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이는 2주 동안  사회성이 좋은  다양한 개들과  함께 교육하고 지내면서 굳어져있던 표정과 행동들이 많이 풀어지고 밝아지고 안정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투견장에서 화랑이를 구조하지 않았다면 밝고 쾌활한 모습은 영영 볼 수 없었을 것 같은데요. 이제는 투견으로 살았던 나쁜 기억들은 잊고 반려견으로서 사랑받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