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간 이식으로 새삶 얻은 60대 남성”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 살다 다시 장기 재기증하고 하늘로 떠난 이건창 씨

지난달 24일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건창(62)씨는 집에서 갑작스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119 구급대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이 씨는 뇌사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씨는 40대 부터  간염으로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건강 상태가 악화되자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2013년 9월 한 뇌사자로부터 기적적으로 간을 기증받게 됩니다.

다행히도 이식 수술 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했고   직장을 다니면서 취미인 레코드판을 수집하는 등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합니다.

"6년 전 간 이식으로 새삶 얻은 60대 남성"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 살다 다시 장기 재기증하고 하늘로 떠난 이건창 씨

그는 늘 기증자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고,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해두고 ‘언젠가 그런 상황이 온다면 기증을 하겠노라’는 의견을 가족들에게 종종 얘기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6년이 지난 어느 날 이 씨는 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혈액 투석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똑같은 해  9월24일 투석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힘들어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맙니다.

곧바로 119를 통해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어요. 의료진은 뇌사 판정이 내려집니다.

가족들은 이 씨가 생전에 약속했던 대로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고. 이 씨의 간은 또 다른 대기자에게 이식되었습니다. 향년 62세의 이 씨는 이식받았던 간을 재기증함으로써 받은 은혜를 사회에 되돌려주고 하늘로 떠났습니다. 

"6년 전 간 이식으로 새삶 얻은 60대 남성"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 살다 다시 장기 재기증하고 하늘로 떠난 이건창 씨

그의 가족들은 6년 동안 짧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남편은 장기 이식 수술 이후 가족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더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이미 6년 전에 죽을 뻔한 것을 이식을 통해 살았기 때문에 그 당시를 회상하며 간절한 마음이 겪어보지 않으면 그 절실함을 그 누구도 알 수 없다고 그 누군가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받은 장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는 것이기에, 남편에게 기증해 주신 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받으실 분은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전합니다.

기증받은 장기를 다시 기증하는 사례가 흔하지는 않지만. 외과 전문의로 대한 이식 학회 회장을 지낸 조원현 한국 장기조직기증 원장은 “이식을 받은 수혜자가 다른 장기를 기증하는 사례는 더러 있지만 이씨처럼 자신이 기증받은 장기를 다시 주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말합니다.

"6년 전 간 이식으로 새삶 얻은 60대 남성"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 살다 다시 장기 재기증하고 하늘로 떠난 이건창 씨

조 원장은 “한번 수술한 자리를 다시 분리해서 깨끗하게 적출해 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더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간은 재생력이 뛰어나 이식을 받고 2~3개월 정도 지나면 원래 장기처럼 정상 기능을 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재이식에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의 아내는 “의식을 잃는 바람에 말 한마디도 못하고 간 것이 미안하고 안타깝다. 밥 한 끼라도 따뜻하게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못해준 것이 마음이 걸린다. 좋은 일 하고 갔으니 하늘나라에서 ‘잘 했다 행복하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합니다.

조원현 원장은 “하루 평균 5.2명이 이식을 기다리다 숨진다고 하는데요. 장기 기증은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생명을 주는 것이지만. 이씨처럼 기증은 나를 살리기도 하고, 남을 살릴 수도 있는 숭고한 나눔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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