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행동이 사실은 조작된 결과라면 어떨까요?
실제로 공포라는 감정은 학습되는 것이라는 말을 증명하기 위해 한 과학자가 갓난아기를 대상으로 저지른 끔찍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다들 살면서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만한 ‘파블로프의 개’ 실험은 생리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파블로프의 유명한 조건반사 실험입니다
1890년 ‘타블로프는 개’에게 먹이를 주면 침이 나오는 무조건 반응을 살피고 종소리를 울릴 때마다 개에게 먹이를 주는 조건 자극을 주는 실험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결과 종소리만 나도 개가 침을 흘리는 조건 반응을 학습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고전적 조건 형성 이론을 성립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30년 후 이러한 조건반사가 인간에게도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한 심리학자가 등장합니다.

바로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심리학자 존 ‘브러더스 왓슨’이었는데요. 그는 이를 실험하기 위해 건강하지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생후 9개월 된 아기 ‘앨버트’를 대상으로 공포를 조성하는 동시 자극 실험을 진행하게됩니다.
먼저 왓슨은 앨버트에게 개 토끼 흰쥐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과 손 뭉치나 가면 등의 물건들을 보여줬습니다.

그러자 앨버트는 동물에게도 직접 손을 뻗어 만져보는 등 호기심 가득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그러나 그 후로부터 왓슨을 비롯한 연구원들은 앨버트가 흰쥐와 놀려고 할 때마다 망치로 강철봉을 두드려 큰 소음을 내며 공포감을 조성하기 시작합니다.
그때마다 앨버트는 굉음에 놀라서 울며 경기를 일으켰고 왓슨은 이 과정을 무려 2주 동안이나 반복합니다.

이로 인해 앨버트가 예전에는 잘 만지던 동물들을 무서워하게 되자 왓슨은 이러한 공포 즉 조건반사적 반응이 다른 대상에게까지도 전이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강아지 토끼와 같은 다른 동물들뿐만 아니라
비슷한 털 가죽으로 이루어진 모피 코트나 손 뭉치 산타클로스 가면 등으로 앨버트의 반응을 살펴봤는데요.
예상대로 앨버트는 털이 달린 물건만 봐도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공포를 느꼈고 왓슨 박사는 이를 바탕으로 결국 인간의 감정도 특정한 자극과 조건에 따라 학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결국 1920년 왓슨은 이 결과를 실험 심리 학회지에 게재함으로써 행동주의 심리학에 기틀을 마련하는 역사적인 공헌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어린 아기인 앨버트의 인권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앨버트와 그의 어머니는 영구 종료 후 소식을 알 수 없이 사라져 버렸는데요
그로부터 90년이 지난 2010년 bbc에서 엘버트의 과거 행방을 추적한 결과 충격적이게도 앨버트가 불과 6살의 나이에 뇌수종으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그의 친척들에 따르면 앨버트는 사망할 때까지도 동물들을 지속적으로 두려워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비록 앨버트 실험이 아이에 이른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는진 알 수 없지만 무고한 어린아이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를 남긴 비윤리적 실험이라는 비난만큼은 피할 수 없었죠
하지만 어린 앨버트 실험이 단순히 부정적인 결과만 가지고 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왓슨의 연구에 기반해 반대로 미국 심리학자 메리 쿠퍼 존스는 3살짜리 어린아이가 무서워하는 흰쥐와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두는 긍정적 자극을 주는 실험을 통해 이후 아이가 흰쥐에 대한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치료의 결과를 이끌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작적 조건화는 현대에 와서 아동의 행동 교정이나 트라우마 극복 등을 위한 치료법으로도 널릴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왓슨이 밝혀낸 연구결과가 오늘날 다양한 교육과 치료에 영역에서 이론적 기반으로 쓰이며 많은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뒤편에는 죄 없는 아이의 끔찍한 희생이 뒷받침되었다는 불편한 진실 또한 자리하고 있는데요
21세기인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왓슨 어린 앨버트 실험 과연 행동주의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한 심리학자의 위대한 발견일까요? 혹은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하나의 인격적 살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