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남의 집에 가서 그 집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사람들은 우리 엄마를 가정부라고 불렀다.
우리 엄마는 남의 집 일을 하는 건지.. 나는 이해할 수 가없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해서 날 창피하게 만드는 엄마가 죽도록 미웠다.

그래서 나쁜 애들이랑도 어울리고..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다했다.
엄마도 나 때문에 속상하고 창피 당해 보라는 마음에… 더 못되게 굴었다.
엄마는 한 번도 날 혼낸 적이 없다 그런 엄마가 나는 더 싫었다.
차라리 마구 때리고 혼을 내지 화도 못 내게 만드는 너무 착한 우리 엄마가 싫었다.
그런데… 엄마가 많이 속상했나 보다. 늘 웃기만 하던 엄마가… 오늘은 울었다.
괜히 가슴 아파서 질질 짜는 게 싫어서 그냥 나와버렸다.
그렇게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나는 한쪽 눈을 잃었다.
온몸은 피투성이었고 놀라서 쫓아온 엄마의 모습은 흐릿하게만…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병원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아주 어렵게 내 한쪽 눈을 되돌려 줄 망막을 찾았다고 했다… 그게 누구냐고 묻는 나의 말에..
엄마는 그냥 죽을 병에 걸린 어떤 고마운 분이 자기는 어짜피 죽을거니까. 좋은 일 하고 싶다고 자기에 대해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나는 다시 눈을 떴고 그리고 또다시 그렇게 나는 나뿐 짓만 하고 다녔다.
그런데 엄마가 이상했다 전화기도 제대로 못 잡고 비틀비틀하고…나는 엄마에게…
“힘도 없는 엄마가 쓸데없이 남의 집에서 일이나 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비실거리지”
“쓸데 없는 짓 좀 하지마!”
“돈이 그렇게 좋으면 돈 잘버는 아저씨랑 재혼이나 해.! 알았어!”
“엄마가 자꾸 그렇게 기침해대고 그러면 나도 진짜 짜증나…”
엄마는 요새 부쩍 말랐다 원래 말랐지만 오늘은 더 말라 보인다.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너무 이상했다. 어디서 그렇게 울었는지 얼굴은 퉁퉁 부어가지고 내 앞에서 눈물을 안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정말 엄마가 너무 이상했다.

“엄마는 이쁜 딸 ,이쁜 우리 딸 엄마가 사랑하는 거 알지?”
“그동안 엄마가 그런 일해서 속상했지? 이제 엄마 그일 안 해도 될 것 같아.”
“엄마 돈 많이 벌었다.”
“이제 우리 딸 맛있는 것도 사주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고 그럴 수 있을 만큼 많이 벌었어.”
“그런데 말이야 혹시 우리 딸 엄마 조금 오랫동안 여행 갔다 와도 괜찮지?”
나는 가고 싶으면 가고 엄마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
여행 간다는 엄마 말에 화가 난 나는..
” 엄마는 내가 그렇게 귀찮았어? 그럼 버리지 뭐 하러 키웠어.”
아침에 일어나 엄마방에 들어갔는데 엄마는 여행을 갔는지 없었고 침대 위에 하얀 봉투와 쇼핑백이 있었다.

엄마의 편지였다..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우리 딸 일어났구나 ?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엄마는 벌써 여행을 떠났는데..
사실은 엄마가 많이 아팠어 우리 딸 엄마 많이 걱정한 거 엄마 다 알아..
우리 딸이 얼마나 착한데 또…미안한 게 있네… 우리 딸한테 엄마 여행이 많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혼자 잘 있을 수 있지?
엄마가 냉장고에 맛있는거랑 우리 딸 먹을 케이크랑 다 넣어 놓았는데.. 우리 딸 생일 촛불은 같이 불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급했나 봐 우리 딸 사랑하는 우리 딸… 엄마가 차려주는 마지막 아침이 될 것 같아서 좋아하는 걸로
이것저것 차렸어… 우리 딸이 이 편지를 볼 때쯤이면 엄만 하늘에 도착해 있겠지…
우리 딸한테 엄마 안 좋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어제 엄마가 이리로 왔어..
자는 모습을 보는데 어쩜 이렇게 이쁘니 우리 딸… 엄마는 한쪽 눈만으로 보니까 자세히 못 봤어 아쉽다.
엄마는 여기로 왔지만 우리 딸이랑 항상 함께 있는거 알지? 우리 딸이 보는 건 엄마도 함께 보고 있는 거니까.
너를 낳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엄마는 남은 사람을 위해서,엄마의 모든 덜 주고 왔단다.
엄마가 도움이 될 시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지?
그 사람들한테 받은 돈은 미안한 생각하지말고…우리 딸 좋은 남자한테 시집갈 때 엄마가 아무것도 해줄게 없어서..
이렇게 밖에는 혼자 남은 우리 딸한테 해줄게 없어서…
내 딸아 엄마 없이도 씩씩하게 잘 지내야 한다!
알았지? 엄마가 이 하늘에서 여행 끝날 때까지 우리 딸 울지 않고 잘 있는지 계속 지켜보고 있을 거야.
너무 사랑해서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엄마는 두려울 게 없었어 우리 예쁜 딸의 엄마가 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사랑한다 너무나 우리 딸,엄마 사랑하지?
말하지 않았어도 엄마는 다 알고 있어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이 원피스는 우리 딸이 갖고 싶어 하던 거야. 이거 입고 이쁘게 자라야 해.
엄마가 말이 너무 많지?
엄마가 항상 함께 할 거라는 거 잊지 말으렴 사랑한다…사랑한다 …사랑한다.
나는 엄마를 생각하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엄마 나 엄마 착한 딸”
“엄마 나도 데리고 가지 왜 혼자 갔어?”
“엄마 있잖아,여행 너무 오래 하지는 마. 알았지?”
“엄마 여행 너무 오래 하면 화낼거야…”
“엄마 정말 너무너무 사랑했는데…”
” 엄마 내가 말 못한거 다 알지? 엄마 나 슬플 때 하늘을 볼게.”
“그런 엄마가 나 보는 거잖아 지켜본다고 했으니까 그렇지?”
“엄마 사랑해…그리고 미안해…
이렇게 외쳐도 다시 볼 수 없는 엄마이기에 눈물이 그치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