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제가 이거 전부 팔고 올게요!’ 물건 팔러나간 아내가 돌아와 건넨 한마디에 저는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1966년 6월  아내는 환한 빛을 내며 22세의  어여뿐 신부가 내게로 왔습니다.

남이 볼까 아까워 혼자서 두고 두고 보고싶은 신부였는데, 결국  아내는 어려운 형편을  돕는다고 세상으로 나갔습니다.

고운 저고리 치마도  불편하다면  벗어 던지고  다른  여인들 사이에 끼어  까르르 웃기도 합니다.

모든게 이못난 남편 때문입니다.

저는 작은 양복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서울 청계천 평화 시장을 돌아보는 도중   기성복이  내가 운영하는  양복점 에서 파는 가격의  30% 인것을  알게되고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어머니!! '제가 이거 전부 팔고 올게요!' 물건 팔러나간 아내가 돌아와 건넨 한마디에 저는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맞춤옷을 고집하던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저는 순간  뭔가에 홀린듯  정신을 놓고  겨울옷  50여벌을 매입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같은  행동이었습니다.

어머니!! '제가 이거 전부 팔고 올게요!' 물건 팔러나간 아내가 돌아와 건넨 한마디에 저는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운영하는 양복점 호산나에  구입한 옷들을  내려놓자 어머니도 아내도  어리둥절해 합니다.

옷을 만드는 사람이 시장 기성  옷을  50여벌이나  사다고 사왔으니  이익만 생각하고  판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옷이 아무리  싸다 하더라도 우리  양복점 앞에 진열하고 팔 수는 없었습니다.

“에이라! 이 속없는 사람아! 아무리 싸다 하드라도 그렇지 어쩌자고..?”

“이를…….” 어머니의 성화에 옆에서 보고 있던 아내가 나섭니다.

“어머님! 제가 팔아 볼게요” 

“멀리 시골 동네 남모르는 곳에 들어가 팔아 볼래요”

아내는 이 옷을 다 팔지 못하면 당장 생활에 어려움이 생길것이라는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어머니!! '제가 이거 전부 팔고 올게요!' 물건 팔러나간 아내가 돌아와 건넨 한마디에 저는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무슨 소리여?”

“네가 어떻게 이걸 가지고 나가?”

“말도 안 된다. 버렸으면 버렸지.”  어머니는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영식이 네가 처리 못하면 그냥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 줘라”

어머님이 절대로 안된다고 했지만  아내는 새벽일찍 일어나 천사 같은 얼굴로 말합니다.

“여보 이거 전부 팔고 올께요!”  

큰 옷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나를 향해 말했습니다.

“나, 갔다 올게요!”

가슴이 터져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의상실을 나서는 아내의 뒷모습에 부끄러웠고 스스로를 원망했습니다.

아내는 당당하게 나섰지만,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겼을 것입니다.

어디 후미진 곳에 보따리를 내려놓고 앉아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왜 이런 사람과 결혼했나!’ 하면서요.

후회하다가 엉엉 울고 있는지도. 눈물범벅 된 얼굴을 그리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어머니!! '제가 이거 전부 팔고 올게요!' 물건 팔러나간 아내가 돌아와 건넨 한마디에 저는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결혼까지 해서 아내에게 이 고통을 준단 말인가.

이 추운 날씨에 어디서…….’ 그냥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어느 틈에 해가 사라지고  사방이 어둑해지고 추워지자  저는 점점 더 주눅이 들었습니다.

이때  의상실 문이 열리고 아내가 들어옵니다. 하루 동안에 춥고 지쳐 얼굴이 핼쑥해져 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그저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였습니다.

어머니는 어린 며느리에게 미안해하며

“아가! 고생했다”

“얼마나 추웠냐?”

“이리 불 가까이 앉아라.” 하고 앉아 있던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아내는 환한 미소로 말합니다.

“어머님! 제가 그 옷 다 팔았어요.”

아내는 환하게 웃으며 빈 보자기를 들어 보입니다.

어머니도 나도 아내를 따라 웃었지만, 가슴이 시리고 아파왔습니다.

이 많은 물건을 머리에 이고 이 집 저 집 다니며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하고 슬펐을까. 그 아픈 순간들이 내 가슴에 쏟아져 들어옵니다.

눈에서 주책없이 눈물이 계속 흘러 내립니다.

그래도 아내에게선 원망하는 모습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녀처럼 방실대며 팔아 온 경로를 말합니다.

“처음에는 겁났어요.”

“대낮인데도 동네가 조용해 사람이 보이지 않아요.”

“한 집에 들어가 인기척을 냈지요.”

어머니!! '제가 이거 전부 팔고 올게요!' 물건 팔러나간 아내가 돌아와 건넨 한마디에 저는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계시오?”  하고. 그제야 방문이 열리더니 온 식구가 내다보는 거예요.

“저…… 따뜻하고 새 패션으로 나온 옷이어요.”

“한번 보고 마음에 들면 사세요.” 그러자

주인아주머니가

” 그래요!  아이고.. 어서 들어와요 “

“추운데 몸이라도 녹이고 가요.”

정말 추워 염치 불고하고 들어갔어요.

옷을 펼치자 아저씨가 맨 먼저 잠바를 입어 보고 다 큰 아들 둘도 흡족한 듯 하나씩 입어 보는 거예요.

꼬마들에게는 맞는 옷이 없어 미안했지요.

이렇게 팔고 온 이야기를 흔연스럽게 말합니다.

아내는 45년 동안 내 앞을 밝히고 삼 남매를 다 키웠지만, 자신은 편안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앞장서서 뛰어다녔습니다.

그러다가 9년 전 나만 남겨 둔 채 떠나 버렸습니다.

시방도 아내가 마실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기다려집니다.

그러나 떠나 버린 아내는 십여 년을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이제는 내가 찾아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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