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를 괴롭히는 재미로 사시는 분입니다. 차갑고 냉정했고 성질 또한 아주 못되어서 항상 며느리는 주눅 들어 있었습니다.
시집살이는 힘이 들었고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었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시지 않는 한 며느리 자신이 결국 시어머니 시집살이에 미치거나 화병으로 죽고 말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며느리는 고민 끝에 소문난 점집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점집에 들어선 며느리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저를 너무 힘들게 합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이대로 있다간 제가 먼저 죽을 것 같아서 그럼니다.
어머니 명이 긴가요? 오래 사시는지 물어봤습니다.
점쟁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알겠네 무슨 말인지 내가 알아서 처방할 테니… 부적하나 쓰시게나…”

점쟁이는 또 말했습니다.
” 당신 시어머니 좋아하는 음식이 뭔가?”
아 ~어머님은 인절미를 아주 좋아하세요.
” 그런가 아~ 그럼 시어머니에게 하루도 거르지 말고 인절미를 만들어 드리도록 하게 …”
” 당신 시어머니는 원인을 알수 없는 병에걸려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게 될 거야!”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신다는 말만 들었는데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며느리는 매일매일 인절미를 시어머니에게 드시도록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드렸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어찌나 맛있게 인절미를 드시던지 그 모습을 보면서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느덧 인절미를 시어머니게 드린 지 두 달이 지났고 하루가 멀다 하고 며느리를 괴롭히던 시어머니가 이상하게 점점 며느리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며느리는 쳐다보는 눈빛도 따뜻했고, 잔소리와 말투도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 며느리는 …
“이상하다 분명 시름시름 아프다가 돌아가실거라고 했는데 ?”
” 이점쟁이 완전 사기꾼아니야? 돈만 날렸네…”
이렇게 인절미를 드신지 3개월이 넘어갈 무렵 시어머니가 말했습니다.
” 아가야! 고생이 많구나.. 내가 뭐 좀 도와 주련?”
우리 집 며느리는 어쩜 이리도 음식을 맛나게 잘하는지 하며…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자상하고 인정 많은 시어머니로 변해 있었습니다.
이제는 며느리 칭찬하느라 …바쁘십니다.
어느덧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이미 마음속으로 화해를 했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부적때문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실까 봐 부적을 찢어 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점쟁이를 찾아가서 말합니다. 선생님!
” 저희 시어머니 살려주세요!”
” 제발 살려주세요~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던 점쟁이는 미소 띤 얼굴을 하면서 말했어요.

“못된 시어머니는 이미 죽었어.”
” 그렇지 않은가?”
며느리는 그제야 점쟁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살면서 누군가를 미워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내 경우만 봐도 그렇습니다.
어린 시절 나를 괴롭히던 동네 형도 있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직장 상사 혹은 동료와의 갈등 그리고 연인과의 다툼 등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미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순간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되뇌었습니다. ‘미움이란 건 한낱 지나가는 감정일 뿐이야’라고 말입니다.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되었고. 미운 감정도 잠시뿐이고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는 걸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인생 선배였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살다 보면 아마도 미워하는 마음은 사라지고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