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년이 지났습니다. 전 15살 때 새아빠의 술 주정과 가정폭력으로 가족들을 등지고 가출을 했습니다.
길거리로 하루아침에 나오게 된 저는 의지할 곳 하나 없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나쁜 짓도 많이 했고 일명 생활비를 벌기 위해 원조교제를 했습니다.
그렇게 길거리를 떠돌던 저는 결국 부산의 사상이라는 곳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배운 게 못쓸 짓 밖에 없는 저는 이곳에서도 원조교제를 하면서 아저씨들이 잡아준 방에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007년 무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부산의 중심가에서 채팅으로 만난 남자는 저와 잠자리만 하고 제가 씻고 있는 사이에 도망을 가 버립니다.
저는 돈도 없었고 길거리를 헤메고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비도 내리고 우산도 없는 저는 길모퉁이 구석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어떤 남자분이 다가와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 학생 무순 일이에요? 길 잃어버렸어요?”
” 부모님께 연락 안 드렸나요”
하면서 묻는데 저는 어른 남자들이 다정하게 말하는 거 믿지 않았거든요 또 제 몸을 원했으리라 생각했으니깐요
저는 분명 저 사람도 똑같은 남자들이라 생각하고 …
” 배고 파요 밥 좀 사주세요”
” 그리고 저 하룻밤만 재워주시면 안 돼요?” 라고 말했어요.
아저씨는 저를 불쌍하단 표정으로 대해지만 저는 그런 남자들 많이 봐서 절대 믿지 않았습니다.
아저씨는 근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왔고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와 3만 원을 저게 주고 갔습니다.
전 그 돈으로 피시방으로 가 잠을 잤고 ,곧 얼마 안 가 그 돈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또 다른 남자를 찾기 위해 채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그 아저씨가 떠올랐어요. 사실 염치없고 뻔뻔하지만 저는 연락처로 다시 전화를 해서 밥을 사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시험 기간이라서 당일은 어렵고 내일이면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저씨라고 불렀지만 사실 그분은 20대 중반 대학생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15살이어서 아무생각 없이 아저씨라고 불렀습니다.
그렇게 아저씨에게 김밥천국에서 김밥과 라면을 얻어먹었어요. 제가 먹는 라면에는 500원 더 비싼 치즈 라면을 시켜주셨어요.
그리고 아저씨는 마트에서 먹을 것을 잔뜩 산 뒤 근처 놀이터에서 저에게 말했어요.
” 차비 줄 테니 집으로 돌아가요 부모님 걱정하세요!”
저를 두 시간 넘게 설득했어요. 하지만 저는 막무가내로 재워달라는 말만 했습니다. 집에는 정말 들어가기 싫었습니다.
그럼 아저씨는 시험기간이라 친구방에서 잘 테니까 자기 방에서 일주일 정도 지내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따라간 아저씨집에서 일주일을 지냈게 되었습니다.
아저씨는 책 가지러 한 번씩 들리셨고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집에 연락해 봤는지 물어보시고 가셨어요.
저는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따뜻한 밥과 마음 편한 잠자리에서 잘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에 계속된 설득으로 결국 집으로 연락을했습니다. 새아버지란 사람은 감옥에 들어가서 저는 집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새어버지가 우리를 찾지 못하도록 서울로 급하게 이사를 갔고 아저씨에게 작별 인사도 못하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아저씨에게 소시지에 계란을 입혀서 맛있게 구워 드시라고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갔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아무것도 알 수없습니다.
철없던 어린 시절 어른 남자에게 상처받기만 했던 그때 저는 아저씨의 따뜻한 배려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몰라서
기억을 더듬어 생각나는 건 아저씨 노트북에 있던 무슨 사이트에 아저씨를 찾는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다시 만날 수는 없지만 꼭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저씨..
저는 아저씨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도 길거리에서 헤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철없는 어린 나이에 인생을 망쳐버린 저에게 한 가닥 희망이 되어주신 아저씨 ….건강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