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가 둘이 있다. 아니… 사실 세 아이의 엄마다.
18살 봄에 딸이 태어났다.
결혼하자던 아이 아빠는 결국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싱글 맘은 힘들었다.
왜 낳았을까…이런 생각 속에서 괴로워하며 아이를 키웠다.
그럼에도 딸은 쑥쑥 자랐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처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림에는 아빠는 없었다!
엄마 사랑해요라고 적혀있었다.
아이가 커서 벌써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쓰고 기뻤다.

그러던 어느 가을날의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전날 밤 아이는 하루 종일 찡얼대며 울었다.
추운 날도 아닌데 춥다 했다
열을 재봐도 열은 없었다.
딸이 잠들 때까지 곁에 있어 주었다.
딸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나를 안았다
그리고 “엄마 고마워 사랑해” 라고 말했다
딸은 나를 부둥켜 안은 채 잠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날 딸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리 깨워 봐도 눈을 뜨지 않았다.
바로 병원으로 갔지만 딸은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그대로 멍하니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왜 나에게 만 이런 일이 생길까?
나도 딸을 따라 죽고 싶었다.

아이가 왜 죽었는지는 원인불명 심장발작이라고 한다.
딸의 화장터 앞에서 반 미치광이처럼 울부짖었다.
딸을 이대로 보낼 수 없어 오열하고 또 오열했다.
화장이 끝났다 내 딸은 이제 내 곁에 없다.
아무도 없는 세상에 혼자 남겨진 거 같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은 흘러갔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웃을 수 있게 되었지만 밤만 되면 눈물이 흘러내린다.
지나가는 아이들을 볼 때면 너무 괴로웠다.
그렇게 어느덧 난 다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 3년째 아이를 낳았고 두 아이의 육아에 녹초가 될 것만 같다.

그 아이가 있었다면 지금쯤 말 상대가 되어줬겠지…
살아 있었다면 지금쯤 몇 살이려나…
요즘 들어 매일 생각난다.
그 아이가 없었다면 이렇게 아이들을 사랑하지 못했겠지..
그 아이가 없었다면 아이가 이렇게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 못 했겠지…
그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나는 더 욱더 제멋대로인 부모였겠지…
고마워 여전히 그리운 나의 첫째 딸…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마음 한구석에 넣어두었던 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아이들이 태어나줬기 때문이다.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