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호사다. 이 이야기는 2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병원에서 한 환자를 맡게 되었다. 22살의 여 환자였다.
그녀는 이미 손쓸 수 없는 단계에 암이 발견되었고 살날이 반년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항상 몸이 아팠지만 웃고 있었고 얼굴도 이쁘게 생겼었다.
암 말기로 반년밖에 살지 못하는 걸 본인도 알고 있었지만 항상 밝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강인한 여자였고 사람들 앞에서 약한 소리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밝고 상냥한 그녀는 나와 같은 나이였다. 나는 이상하게 그녀에게 다른 환자들보다 정이 갔고…
신경이 쓰였다. 그녀는 대학교 4학년이었는데 졸업해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1년 정도 미국에 유학을 다녀와서 일까. 소아병동 아이들이 잘 따랐으며 아이들에게 종종 영어를 가르쳐 주었다.
그녀에게는 엄마가 없다고 했다 그녀가 어릴 때 집을 나갔다고 말했다.
그 뒤로 아버지와 둘이서 살았고 그녀는 아버지를 무척이나 존경하고 좋아했다고 한다.
그녀는 항암 치료를 하지 않고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약만 투여하고 있었다.
머리는 빠지지 않았지만 몸은 하루가 다르게 약해져만 갔다.
시간이 흘렀고 그녀의 의식은 약해져 갔으며 더는 버틸 수 없어 보였다.
그의 아버지는 ” 가지마…아빠 혼자 두고 가지 마.” 울부짖었다.
정말 마음이 아팠다. 머지않아 심정지가 왔고 그녀의 아버지가 직접 산소 호흡기를 빼며…
“고마워 딸”
” 아빠 딸로 태어나죠서.”
더 이상 응급처치도 통하지 않는 상태였다. 그녀의 아빠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랑한다고 했다.
나는 울었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의 아빠는 한 권의 노트를 나에게 보여줬다.
노트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고마워 아빠 나 정말 행복했어.”
” 그리고 미안해 손자 얼굴도 못 보여주고 가서…”
” 병에 걸려 힘들기 했지만 후회는 없어.”
”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미션일지도 몰라 좀 빠르긴 하지만…”
” 아빠 혼자 나 키우느라 힘들었을 텐데 정말 고맙고 사랑해.”
그녀의 장례식에는 많은 친구들이 왔다.
2년 후 그녀의 아빠도 내가 있는 병원에 입원을 하였다.
암에 걸린 것이다…
그녀의 아빠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 어쩌면 혼자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 내 딸이 준 선물일지도 몰라.”
” 그래서 죽는 게 무섭지 않아.”
” 딸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