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오늘 나는 그녀에게 고백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고백이었다. 그녀는 시각 장애인이었다.
교회에서 만나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녀의 눈이 안 보인다는 걸 알게 된 건! 그녀의 우수한 피아노 실력에 감동한 후였다.
나는 굉장히 놀랐다. 그리고 동시에 슬픔을 느꼈다. 그래서 도와주고 싶었다.
절대 동정심이 아니었다. 그냥 뭐라도 도와주면 내 마음이 편할 것만 같았다.
뭐든 좋으니깐 나는 그녀에게 힘이 돼주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배려가 아니었다.
그녀는 맹인이라고 신경 써주는 걸 싫어하는 듯했다.
내게 할 수 있는 일은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들어주는 것과 일상 이야기, 고민들을 들어주는 평범한 것이었다.
그러는 와중 그녀의 다정함과 깊은 배려심에 끌렸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돌아가는 길 차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에게 고백을 했다.
많이 좋아한다고 .. 그랬더니 그녀가 좀 더 가까이 와달라고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이 내 얼굴을 만지며 생김새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 이런 나라도 괜찮겠어?”
나는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고 갑자기 눈물이 났다. 그녀는 항상 울면 바보라고 말했는데…
틀림없이 목소리에서 티 났을 텐데 그녀는 모르는척 해주었다.
우리는 서로 의지하고 사랑했다. 난 그녀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아꼈다 그리고 항상 소중히 여겼다.
이후 그녀는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 수술을 하게 되었고 우리는 잠시 떨어져 있게 되었다.
나는 불안해 미칠 것만 같았다. 그녀의 수술이 성공하길 바라고 바랬다.
그녀의 수술이 끝났지만 나는 수술이 성공했는지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했다. 그녀의 눈에 빛이 돌아왔다.
수술 후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녀는 놓지 않을 것처럼 나를 꽉 안았다.
불안할 때마다 내가 격려해 준 말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나는 또 울어버렸다. 우는 나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녀는 말했다.
” 고마워 네가 있어서 무섭지 않았어.”
” 이젠 모르는 척 못해~ “
나는 사실 그녀가 혼자서 나간다고 하면 그녀의 뒤를 몰래 따라나섰고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뒤에서 지켜주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눈이 보이지 않아도 다 알고 있었다. 내가 그녀의 근처에 항상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녀를 꽉 껴안았다. 앞으로도 소중히 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