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얼굴이나 용모가 어느 모로 보나 남부러울 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자에게 하나의 단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눈썹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항상 짙은 화장으로 눈썹을 그려 넣었고 눈썹이 지워질까 늘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남자도 여자에게 다정스럽게 대해 주었고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자신의 눈썹 때문에 늘 불안했습니다.
일 년이 지나고 이 년이 지나도 여자는 자기만의 비밀을 간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세수와 화장을 했고 눈썹을 그리고 남편이 잠이 들어서야 비로소 자신도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행여 들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늘 앞섰습니다.
남편이 어쩌다 눈썹이 없는 자신을 보게 되어 싫어하면 어쩌나 하고.. 혹여 남편의 사랑이 식어질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삼 년의 세월이 지났을 때 부부에게 예상치 못한 불행이 찾아옵니다.

남편의 사업이 일순간 망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길거리로 내몰리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결국 부부는 연탄배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탄을 실은 리어카를 남편은 앞에서 끌고 아내는 뒤에서 밀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연탄배달을 하면 힘들게 살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람이 불어 수레를 뒤에서 밀던 아내의 얼굴에 연탄가루가 덮쳤습니다.
땀에 젖어 있던 아내의 얼굴에 온통 연탄가루가 덮었습니다. 아내는 눈물이 나고 견딜 수 없이 답답했습니다.

그러나 눈썹 때문에 도저히 닦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남편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수건으로 아내의 얼굴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조심스레 아내의 눈썹만은 걸 드리지 않고 다른 부분을 모두 닦아주었습니다.
그리고 흐르는 아내의 눈물까지 닦았습니다.
남편은 미소를 지으며 다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내의 얼굴을 살핀 후 다시 수레를 끌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