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삼십 대 중반의 평범한 여성으로 결혼 3년 차에 임신 3개월 차입니다.
남편과 저는 아주 사이가 좋은 부부입니다.
저는 결혼 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고아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어요.
남편과 결혼을 하면서 남편은 저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혼자 계신 시어머니는 혼자된 제 사정을 누구보다 이해해 주셨습니다.

” 아유, 아직 어린데 부모님 두 분 다 잃고 얼마나 마음이 상했겠니, 걱정하지 마라.”
” 앞으로는 내가 부모님 대신 너를 잘 챙겨주마.“
시어머니는 자상하셨고 저를 딸처럼 대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결혼을 준비할 때도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처음부터 다 가르치며 결론 준비를 도와주셨고, 저희가 결혼을 하고서도 반찬이며 살림이며 정말 친정어머니처럼 저를 가르쳐 주셨어요.
그래서 감사한 만큼 저도 어머니에게 잘하려고 노력했고, 어머니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죠.
시어머니는 직설적이고 화통하신 성격 때문에 가끔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시어머니가 참 좋았습니다.
사실 시어머니가 결혼 전에 저희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남긴 유산 문제에 관심을 가지시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거든요.

어머니는 말씀하셨어요.
“엄마는 우리 며느리가 걱정이 돼서 하는 말아야.”
” 네가 어린 나이에 그렇게 큰돈을 쥐고 있으니 혹시나 나쁜 일이 휘말리거나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말이다.”
” 네가 아직 그런 나쁜 일들을 겪어 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나쁜 인간들이 아주 많아.”
유산 이야기 말고도 부부 사이에 돈 관리는 누가 하는지, 제 벌이는 어느 정도인지,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으시더라고요.
하지만 나중에는 어머니가 워낙 정이 많고 저를 걱정하셔서 그러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갑작스럽게 미국 출장을 가게 되었고 남편은 혼자 있는 저를 걱정했습니다. 저는 한 달 동안 시어머니 집에서 있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제게 시어머니와 한 달을 같이 있겠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안심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남편이 출장 가는 날 짐을 챙겨 시댁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좋기만 하던 저도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점들이 생기더라고요. 저는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니 집에 있어도 일을 해야 하는데 어머니는 그게 이해가 안 되시는지 제가 일을 하고 있는 동안 저를 자꾸 불러 일을 시키시더라고요.
” 아가야 이것 좀 같이 다듬자.”
” 어머니 죄송해요 제가 일을 해야 해서요”
” 그냥 두시면 이따가 제가 할게요.”

어머니는 욱하셔서 화를 내며 말씀하셨어요.
” 뭐? 이거 별거 없는데 그냥 와서 금방 하고 가~” 이렇게 자주 시어머니와 붙딛히게 되었어요.
” 너 일을 하기는 하는 것 맞니?”:
” 꼭 내가 뭘 시킬 때만 일을 한다고 그러는 것 같은데, 너 설마 나한테 지금 시위하는 거냐?”
” 잠깐 와서 일손 좀 거들고 가면 될 것을, 아니 집에서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번다고 그렇게 유세냐?”
” 너 설마 내가 너 시집살이라도 시킬까 봐 그러니?”
당황스러운 일을 그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 며느리 양치할 때 물은 한 컵만 써라. 한 컵이면 충분한 걸 너는 대체 몇 번을 헹구는 거니?”
” 밥 먹을 때 반찬을 너무 많이 집네, 그렇게 먹으면 짜기만 하지 몸에도 안 좋아요. 조금씩 먹어라 조금씩.”
” 너 너무 오래 씻는 거 아니니? 무슨 샤워를 삼십 분 동안하고 있니?”
이렇게 어머니는 같이 지내는 동안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신경 쓰시며 잔소리를 하셨어요.
저는 어머니 눈치를 보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도 태도가 확 바뀌었습니다.
한 번은 같이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 너 나가 니들 결혼을 왜 허락했는지 아니?”
” 네가 고아라서 허락한 거야.”
” 고아 며느리 좋아할 사람 없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기댈 곳 하나 없을 거고, 우리 귀한 아들 처가살이 시킬 일도 없을 거 아니냐.”
” 고아인 거 하나 마음에 들어서 결혼시켰더니.. 네가 나를 우습게 봐!”
처음 듣게 된 시어머니의 속마음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고아라서 부모한테 배운 게 없다며 엄포를 놓으시더라고요.
” 아들 돌아오기 전까지 내가 니 버릇을 싹 고쳐놔야지 이게 내가 그동안 잘해줬더니 내가 진짜 니 친정엄마쯤 되는 줄 알았니?”
” 눈치가 없어도 정도껏 없어야지 그동안 내가 적당히 눈치를 줬는데, 지 혼내는 줄도 모르고 웃으면서 네네 수긍이나 하고 말아야.”
저는 섭섭한 마음에 어머니에게 말이 심하다고 따졌고 어머니는 더욱 화를 내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막말을 하셨습니다.
” 이것 봐라 너 지금 시어미한테 소리 지르냐?”
” 오 그래 이래서 부모 없는 것들은 표가 나는 법이야.”
” 유산이나 물려줘 놓고 그냥 뒤져 버렸으니 네가 뭘 보고 배웠겠니.”
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 어머니 저희 부모님 그런 말씀 들으실 분들 아니세요!”
” 왜 저희 부모님 욕보이세요?”
” 어른이시면 어른답게 말씀하세요.”
어머니는 더욱 화가 나섰고…

” 너 말로 안 되겠구나?”
” 말로 안 되면 매를 맞아야지.”
” 그래 어디 오늘 내가 니 버릇 제대로 고쳐주마.” 어머니는 순간 이성을 잃은 듯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말릴 새도 없이 어머니는 옆에 있던 물건을 들어 갑자기 제게 매 타작을 하셨습니다.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아무런 반항도 하지를 못했습니다. 저는 아픈 것보다 억을 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이렇게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 갑자기 뒤에서 불호령 같은 소리가 났습니다.
언제 들어와 있었는지 남편이었고 남편은 맞으며 울고 있는 저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였습니다.
남편이 시어머니를 밀치고 저를 먼저 챙기자 시어머니는 당황하셨어요.
” 아니 아들 네가 어떻게 벌써 왔어?”
남편은 말했어요.
“왜 내가 보면 안 될걸 봤나 봐?”
”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 엄마가 뭔데 이 사람을 때리고 있어! 미쳤어?”
시어머니는 변명을 늘어놓았어요.
“아들 그게 아니야 오해하지 말 그냥 엄마로서 혼 좀 낸 것뿐이다.
” 며느리 네가 설명 좀 해봐라. 니 신랑이 오해하잖니 응?”
남편의 그렇게나 화난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저를 집에 데려다 놓고 다시 어머니께로 가서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저도 알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다음 날 어머님이 남편이 출근하고 없을 때 저희 집으로 오셨고..

” 너! 니년 때문에 우리 아들이 저러는 거지!”
” 그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천륜을 끊어!”
” 내 아들이 그렇게 무정한 애가 아닌데.”
” 너 처음부터 너는 다 알고 있었지? 네가 수작 불린 거지?”
시어머니는 저에게 또다시 폭력을 쓰셨고 저는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
그 뒤로 남편은 어머님 하고 인연을 끊었고 시어머니에게 보내던 용돈과 지원을 모두 끊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이사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시어머니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하나뿐인 부모님인데 저는 남편이 걱정되어 여러 번 시어머니 얘기를 꺼냈지만, 남편은 절대로 다시 볼 생각이 없다며 단호했습니다.
그 일로 남편이 제 편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지만 나 때문에 끊긴 인연이라는 생각게 불편한 마음도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저를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일 때까지 저는 남편 뜻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어머니 부디 가족들을 생각하셔서 변화하시고 가족들과 행복한 노후를 보냈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