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댁은 시부모님과 형님 부부 그리고 우리 부부가 있습니다. 시부모님들은 평범한 분들이세요.
그런데 형님 부부가 조금 특이하다면 특이한테 형님과 아주버님 두 분 다 경찰이세요. 두 분은 성격이 어찌나 비슷한지 놀라울 정도인데요.
좀 예민하다고 해야 할까요? 직업정신이 투철하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형님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그런 성격입니다.
남편은 말했습니다.

” 자기야 정말 미안해 형수님은 경찰이라 정말 바쁜가 봐 그네 제사 때 가기까지 안 가면 큰어머니가 우리 엄마를 엄청 무시할 거야.”
” 사실 말이야 할아버지 재산을 큰아버지가 다 물려받아서 큰집이 우리 집보다 훨씬 잘 살거든.”
” 우리 집은 딱히 뭐 볼 것도 없잖아.”
” 그래서 큰 어머니가 우리 집을 대놓고 무시하거든.”
” 엄마 말로는 자기가 옆에 있으면 힘이 난다고 하셨거든.”
형님은 명절 때 바빠서 못 온다고 말을 했고…
” 어머님! 저 그날 바빠서 못 갈 거 같아요.”
”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명 절 음식 잘하는 곳 알고 있거든요.”
” 그곳에 주문해 놓을게요.”
형님 말에 화가 나신 시어머님은..
” 그래 됐다! 네 맘대로 하거라 그냥 오지 마라.”
” 나 혼자 하마.”
그 뒤로 형님은 명절날 음식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시아버지 생신 때 외식을 하기로 했었거든요. 시어머니는 다른 사람들처럼 길가에 차를 세우셨고 올라오셨습니다.
그런데 형님이 오시자 마자 시어머님께 물었어요?

“어머님! 차 어디다 세우셨어요?” 시어머님은 이 앞에 도로가에 세웠다고 하셨는데요. 아마도 형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던 시어머니는 미리 짐작은 하셨던 거 같아요.
” 어머님! 지하에 주차장이 있는데 왜 도로가에 차를 주차하세요?”
” 아니 나만 세운 것도 아니고 다들 주차했잖니? 그걸 가지고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 오늘 시 시아버지 생신이니까 그만하자꾸나.”
하지만 형님은 어머님께 따져 물었습니다.
” 어머님 ! 바로 그런 생각이 문제란 말이에요.”
” 주차장이 분명히 있는데 왜 길가에 차를 세우시는 거예요?” 형님은 연설을 시작했고 결국 차 키를 가지고 가서 지하에 다시 세우고 왔습니다.
화가 나신 시어머니는..
” 아 휴~ 싸가지 업는 것 내가 언제 한번 저거 꼬투리 잡아서 가만 안 둘 거야.”
” 며느리가 돼서 따라다니면서 잔소리야 잔소리가!”
어머니는 식사를 마치고 나와 주차된 차를 보고 발로 차며…

” 너 잘났다 잘났어! “
” 경찰대까지 나왔으니 얼마나 잘났어 그래.” 라며 자동차 바퀴를 발로 마구마구 차버렸어요.
그런데 어느 날 집안이 발칵 뒤집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해도 제사를 지내기 위해 시어머님과 제가 이것저것 준비를 한 채 큰댁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려고 했는데 단 한 번도 제사를 챙긴 적이 없던 형님이 문 앞에 서있었어요.
형님은 시간이 되어서 왔다고 했고 그렇게 같이 큰댁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우리 시어머니를 무시하던 큰 어머님이..
” 이거 내가 선물 받은 건데 몸에 아주 좋은 거래. 자 하나식 받아.” 라며 홍삼을 한 상자씩 나눠 주셨어요. 그런데 어이없게도 우리 시어머님만 쏙 빼고 시아버님 다른 형제들에게만 주신 거죠.
” 아니 형님 저는 왜 안 주시는 거예요.” 시어머니가 큰 어머님에게 따지 듯이 물었어요.

” 뭘? 홍삼 홍삼 개수가 부족하니까 안 줬지. 그리고 선물은 주는 사람 맘 아닌가?”
” 아니 자네가 무슨 상관이냐고? 그리고 자네야 워낙 튼튼하니까. 홍삼 안 먹어도 되잖아. 자네 거울 좀 한번 보게
이건 뭐! 무슨 곰도 아니고 몸이 그게 뭐야?”
” 사람이 늙을수록 관리를 해야지.. 하긴 돈이 없으니까 관리하기도 어렵긴 하겠네.”
큰 어머니 얼굴에는 비웃음이 가득했어요.
시어머니는…
” 뭐예요? 지금 말 다 했어요?”
” 진짜 너무 하네요 그까짓 돈 좀 있다고 유세란 유세는 다부리고 사실 그동안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제가 일도 제일 많이 했잖아요.”
” 형님 그러는 거 아니에요. 며느리들 앞에서 창피하지도 않아요?”
흥분하신 큰 어머님이 시어머님께 달려들었고 그 모습을 보며 형님이 말했어요.

” 저기 우리 어머님 허리가 안 좋으셔서 막 밀치거나 그러시면 안 됩니다.” 라며 큰 어머님의 앞을 가로막아 버렸는데요.
더 화가 난 큰 어머님은 형님을 있는 힘껏 밀어 버리고 말았고 형님은 뒤로 나가떨어졌어요.
그런 형님을 보며 우리 시어머님의 눈이 더 뒤집어지셨는데요.
” 야! 어디서 감히 우리 며느리한테 손을 대?” 두 분은 순식간에 뒤엉켜서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들어 댔어요.
말리던 저까지 같이 내동댕이 쳐지고 아수라장이 되었는데요. 큰집 며느리들은 4명이나 되지만 아무도 말리지도 않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던 우리 형님이 다시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큰 어머님의 허리를 감싸 안고는..

” 우리 어머님한테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우리 어머님 허리 안 좋으신데 잘못되면 책임 지실 거예요?”
그 순간 우리 시어머님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가득했는데요.
” 형님이 그렇게 자랑하던 형님 며느리들은 이 와중에 구경만 하고 있네요.”
” 우리 며느리들처럼 의리가 있어야지.”
” 얘들아! 그만 가지는구나.”라고 말씀하셨고 우리가 그런 시어머님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나섰는데요.
어머니는 밖으로 나오셔서..
” 아이고 속 시원해, 아이고 속 시원해” 라며 좋아서 깡충깡충 뛰시다가는..
” 근데 니들은 괜찮은 거냐?” 하시며 사랑스러운 눈길로 우리를 쳐다보셨어요.
다음날 시어머니는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 놓으시고 함께 식사하는 동안 말씀하셨어요.
” 우리 며느리가 최고다 최고!”
” 어제 보니까 아들도 남편도 다 필요 없더라.”
” 우리 며느리들 많이 먹거라.”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와 아들을 노려 보며 말씀하셨어요.
” 니들은 니들이 알아서 처먹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
” 어제 우리 며느리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나 해?”
” 우리 며느리 최고다! 우리 며느리 최고야! 라고 웃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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