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어미에게 버림받고 길거리를 위태롭게 배회하던 아기고양이는 마음 따뜻한 한 가정에 입양되었습니다.
이 가정에는 오래전부터 함께 살고 있던 반려견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이미 나이가 많은 이 개의 이름은 루비였고 루비는 주인을 닮아서인지 유난히 느긋하고 온순했는데요.
불쌍한 새끼 고양이를 주인이 데려오자 아무런 거부감 없이 마치 자기 새끼인것처럼 돌봐 주었다고 합니다.

어미의 온정이 그리운 고양이도 금세 마음을 열고 루비를 자신은 엄마로 착각이라도 하듯 졸졸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루비는 성장하며 호기심이 왕성해진 새끼고양이가 자신에게 끊임없이 장난치며 귀찮게 해도 그저 받아주며 놀아주었고 먹이를 먹을 때 심한 방해를 해도 고양이가 먹고 싶어서 그러는 것으로 착각해 자리까지 비켜 주었다고 합니다.

새끼 고양이는 성장해가면서 제법 몸집도 커지고 장난기도 줄어들어 의젓해졌지만 아기 때부터 변하니 않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요. 항상 자신의 엄마 같은 친구 루비의 곁에서만 잠을 자는 것입니다.
친구인 루비가 산책으로 자리를 비우면 항상 목이 빠지게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돌아온 루비를 반겨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자신과 떨어지지 말라는 식으로 루비의 옆에만 붙어 지냈다고 하네요.
세월이 흘렀고 나이가 많은 루비는 이제 산책도 힘들어졌고 가만히 누워 있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아직 한창 젊은 나이의 고양이는 세월을 흐름을 인지하니 못하는지 가쁜 숨을 내쉬며 자고 있는 루비옆으로 다가와 놀아달라며 안기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발 집안 한 구석에서 루비는 조용히 하늘나라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는 자신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고 루비의 곁에서 울고 있는 주인가족을 어리 둥절한 눈으로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루비를 묻어주려 나가는 가족들 뒤에서 언제나처럼 루비가 산책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린 자세로 앉아 있었습니다.
루비를 땅에 묻고 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들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는 탁자 위에 두 발로 서서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무엇이 있는 것처럼 손짓을 하며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평소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은 이상한 행동이었습니다.
이 이상한 행동이 계속되어 얼떨결에 촬영하게 된 주인은 이때만 해도 자신의 고양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다 죽은 루비와 함께 놀던 고양이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고양이의 행동이 루비가 살아있을 시절 함께 놀던 모습과 유사함을 깨달았고 주인은 촬영을 멈추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후에 짧은 영상을 제작해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서양에서는 고양이를 한 발을 현세에 담그고 다른 한 발은 내세에 담드고 있는 영적인 동물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못 보는 영적 존재나 영혼을 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 고양이가 정말로 사망 후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친구 루비의 영혼을 보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영상이 공개되고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고 비슷한 경험을 한 반려 고양이 가정이 있음이 확인되면서 사람들은 죽어서 까지도 우정의 끈을 놓지 않은 이 개와 고양이 이야기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