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사고로 불구가 되셨고” 처음 우리 집에 인사 온 신랑이 찍어 간 친정집 가족사진을 본 시어머니가 폭우를 뚫고 우리 집에 와 대성통곡을 하는데..

결혼 1년 차  달콤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20대 여자입니다. 어제 결혼 1주년을 맞이해서 남편과 오랜만에 데이트를 했는데  문득 저희의 특별한 인연이 떠올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외동딸이었던 저는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아며 살았습니다. 어느 날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는 훈련 중 사고로 다리를 잃었습니다. 퇴원 후 바로 의병제대를 하셨고  우리는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사고로 불구가 되셨고" 처음 우리 집에 인사 온 신랑이 찍어 간 친정집 가족사진을 본 시어머니가 폭우를 뚫고 우리 집에 와 대성통곡을 하는데..

일을 할 수 없었던 아버지를 대신해서 엄마는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고   전직 무용수 출신의 엄마가 당장 생활비를 벌 수 있는 길은 학력이고 스펙이고 아무것도 필요 없는 식당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집에서만 있는 아버지가 너무 싫었고 맨날 술만 마시고 있는 아버지가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아버지의 사고가 복무 중 일어난 것이 아닌 퇴근길에 일어났으므로 군대에선 단 한 푼의 치료비도 주지 않았고  수술비며 재활비 등을 전부  아버지가 부담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급히 보증금을 빼서  아빠의 치료비로 쓰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치료비는 점점 불어났고 결국 빚을 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아빠는 제가 커가는 동안 술로  괴로움을 잊어야 했고  자신을 탓하면서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빠가 언제부터인가  제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달라지셨어요. 동네 미싱 공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하더니 그곳에 미싱을 배우셨어요. 이렇게 아빠는 이제 미싱사로 돈도 벌고  성격도 밝아지셨습니다.

저는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의상 디자인과에 지원했고  대학 4년을 마치고  대기업 브랜드 막내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어요. 그곳에서 일하면서 지금의 남편도 만나게 되었고요. 그는 우리 브랜드를 바탕으로 다큐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될 피디라고 했습니다.

어느 날  그 남자가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 어디 가세요? 여기 막내 디자이너 이시죠?”

” 시장이요.   네 막내 디자이너입니다.”

” 역시 제 눈이 맞았군요. 저도 따라가도 되나요?”

” 그러시던지 “

” 선배들한테 어디를 가든 막내 디자이너를 쫓아다니라고 배웠거든요.”

” 아~ 그쪽도 막내 아니에요?”

”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사실 입사 3개월 차입니다.”

그렇게 붙어 다니다 보니 정이 들었고 결국 우리는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 허락을 받으러 집에 오게 되었고 저희 엄마를 보며 커다란 꽃바구니를 수줍게 건넸습니다. 그가 우리 집에서 가장 먼저 한말은 ‘우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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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면에 가득 채운 가족사진을 보고 한 말이었어요. 남자친구는 우리 집 가족사진을 보고 신기한 듯 말했어요.

” 사진 찍어도 돼?” 평소 직업상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남자친구는 신이 나서 사진을 찍었어요,

” 우리 집에는 사진이 이렇게 많지 않거든.”  남자친구의 우리 집 방문은 성공적이었어요. 엄마는 순수한 그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엄마가 아주 귀엽다고 좋아하셨어요.

그날 밤 그가 집으로 돌아간 후  엄마와 나란히 않아  수다를 떨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로 초인종 너머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웬 아주머니가 서있는 듯했고  비를 많이 맞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엄마와 저는  그 아주머니가 왜 우리 집 앞에 서서 있는지  알 수 없었죠. 그런데 남자친구가 아주머니 뒤에 서있더라고요. 엄마는 허겁지겁 문을 열었고  그분은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아버지는 사고로 불구가 되셨고" 처음 우리 집에 인사 온 신랑이 찍어 간 친정집 가족사진을 본 시어머니가 폭우를 뚫고 우리 집에 와 대성통곡을 하는데..

폭우로 초인종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한참을 밖에 서있었는지  몹시 떨고 있었습니다. 저는 따뜻한 차를 준비했고 예비 시어머님께  담요를 드렸어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치를  남자친구에게 보냈고 남자친구도 자기도 모른다고 말했어요. 시어머님은 조금 진정된 듯했고 그제야 말을 했어요.

” 죄송해요 실례인지 알지만 너무 급해서..”

시어머니는 이야기를 시작했고 이야기는 20년 전 남자친구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남자친구는 그 당시  경기도 변두리에 살았다고 했고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를 잠시 모셔야 해서  요양차 시골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자친구와 부모님은 감기 기운이 있으신 할머니에게 약을 사다 드리려 근처 약국에 갈 겸 산책을 나왔고 남자친구는 탱탱볼 하나를 튕기며 부모님 뒤를 따랐고 점점 부모님과 가까워지더니 나중에 혼자서 앞서가며 탱탱볼을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기찻길을 마주하게 되었고 남자친구는 선로 안쪽에 떨어진 탱탱볼을 주우려다 그만  발이 선로에 끼이고 말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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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놀란 부모들은 팔을 당기고 다리를 당겼지만  저 멀리서부터 기차는 달려오고 있었고 마음이 급할수록 발은 빠질 생각이 없고 어린 시절 남자친구는 울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수풀 사이를 헤집으며 오더니 남자친구의 꽉 묶인 운동화 끈을 풀고  부모 쪽으로  아이를  던졌는데

그 순간 귀가 터질듯한 소리를 내며 코앞으로 기차가 지나갔다고 했어요. 아이를 구한 군인은 다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아이 부모는 군인을 업고  근처 국군 병원으로 뛰었다고 했습니다. 군인을 침대에 내려놓기 무섭게 군인은 수술실로 들어갔다고 설명했어요.

그 당시에는  정신도 없었고 어린 시절 남자친구도 너무 놀라 충격을 받아 일반 병원으로 가게 되어 군인에게 감사 인사 한 마디를 못 전했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아들 생명을 구해준 군인의 명찰을 보고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고 수소문해서 근처 부대를 돌아다니며 찾아다녔지만 이상하게  자취를 감추고 없어졌다고 했어요.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만날 수가 없었고  우연히 아들이 찍어온 사진을 보고 너무 놀라서 무작정 달려왔다고 하셨습니다.

시어머니는 계속 눈물을 흘리시며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울고 계셨습니다. 엄마도 같이 울고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아빠는 한 한 번도 그날의 상황을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거든요. 시어머니는 저희 아빠를 한 번만 만날 수 있냐고 물어보셨고 돌아가신 시아버지 몫까지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엄마와 저는 눈이 마주쳤습니다. 엄마는 다시 눈을 꼭 감고 손수건으로 눈을 꾹 꾹 누리셨습니다.

"아버지는 사고로 불구가 되셨고" 처음 우리 집에 인사 온 신랑이 찍어 간 친정집 가족사진을 본 시어머니가 폭우를 뚫고 우리 집에 와 대성통곡을 하는데..

” 아버지 없어요..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그 말에 시어머님은 벽에 걸린 가족사진을 천천히 보셨습니다.

” 이렇게 생기셨구나. 이런 분이셨구나.”  사진 속에 군복하고 명찰만 기억에 남아있었던 시어머니는 한참을 쳐다보시다가..

” 사진  속 군복에 적힌 이름만 보고 알아챘는데..:”

”  제 아들을 살려주신 은인에게 감사 인사 한번 못 드리고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시어머니와 우리는 사진 앞에서 아빠를 바라보며  엉엉 울었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군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셨습니다. 군인이었다는 명예가 있어서였을까요? 아니면 딸에게 작고 초라한 아빠의 모습으로 기억되기 싫어서 그러셨을까요?

저에게 아빠는 언제나 가장 커다란 존재이고 가장 든든한 존재이며 사진 속 다리가 없이 몸통만 있는 아버지가 아닌  군복을 입은 멋진 아빠이기 때문입니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찍지 않았던 가족사진을  다시 찍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엄마, 그리고 남편 시어머니까지 이제는 4명이서 되어서 말이죠.

아빠는 언제나 네게 세상에서 제일 키가 큰 인생 최고의 남자야.  항상 멋진 우리 아빠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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