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의 털이 뒤엉켜 있는 유기견은 구석에서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은 적이 없어 보였습니다.그런데 녀석은 무엇 때문인지 한자리에서 떠나질 않고 있었습니다.
루마니아에 있는 어느 한 가정집 매일 아침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며 밥을 챙겨주는 주인이 있습니다. 주인은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이쁘다고 웃으면 친절하게 대해주었어요.
어릴적 부터 주인 곁에서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고, 같이 밥을 먹으며 함께 했습니다. 주인은 녀석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이었습니다.

녀석은 주인이 힘들 때 곁에서 위로가 되어주었고, 때로는 같이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주인과 강아지에게는 행복한 일상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이 밝았는데도 주인은 강아지에게 인사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무심하게 사료만 던져줄 뿐이었죠. 머리를 쓰다듬어 주지도 않았어요.
강아지는 주인에게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떨었지만 주인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주인은 언제부터인가 녀석을 귀찮다며 무심하게 행동했어요.
강아지는 그래도 주인은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주인은 여전히 녀석에게 냉정하게 행동했고 주인의 마음이 변한 걸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녀석을 남겨 둔 채 주인은 사라졌습니다. 자신이 버려진 사실을 강아지는 믿을 수 없었어요. 주인이 떠난 집에서 한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와도 녀석의 기다림은 계속되었고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같은 곳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느 덧 녀석의 털은 더럽혀져 엉망이 되었고 털은 엉켜 이제 예전의 품격 있는 강아지는 온데간데없이 그저 유기견의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강아지를 안쓰럽게 여긴 이웃 주민들은 매일 음식을 챙겨주었습니다. 그렇게 녀석은 5년 동안이나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녀석의 사연은 우연히 방송을 타게 되었고 구조하기 위해 취재를 하던 중 뜻밖의 사연에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녀석의 주인은 5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키우던 반려견에게 냉담하게 행동했던 것은 죽음을 앞둔 주인이 정을 떼기 위해서이지 않았을까요?

녀석은 버려진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을지 않았을까? 5년을 기다리던 강아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주인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 주인이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웃들이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가 보살피려 했지만 강아지는 늘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강아지의 건강 상태가 걱정된 보호소 직원들은 결국 구조에 성공했고 어렵게 새 가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전 주인이 자신을 버린 것으로 알고 있을 녀석이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요. 새 가족은 최선을 다해 보살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