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30대 남자입니다.
저는 아버지 얼굴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 혼자 아등바등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하시며 시장에서 나물을 팔아 우리는 겨우겨우 먹고는 살았습니다.
그런 어머니에게 더 이상 고생을 시켜고 싶지 않아 저는 대학을 포기하고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 공무원이 되었고 도시에 원룸을 얻어서 지내면서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시골집에서 살고 계셨습니다. 같이 살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으셔서 어쩔 수 없이 어머니 홀로 시골집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바쁘게 살다 보니 시간이 왜 그리 잘 가는지 벌써 공무원으로 근무한 지 10년이 넘었군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태어나서 연애라고는 단 한번도 해 보지 못한 숙맥인 젝 귀엽고 애교 많은 여자가 나타나게 되었어요.
어머니의 생신에 우연히 들른 옷 가게에서 일을 하던 여자였는데 이것저것 조언해 주며 옷을 골라주는 모습이 너무나 예뻐 보이더라고요.
“어머니 선물하시려나 보다 맞죠?”
” 어머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손님 보니까 어머니도 엄청 미인이실 것 같은데 피부 하얀 편이시죠?”
” 키도 꽤 크시고요?”
” 아 네 맞아요.어떻게 아셨어요?” 그 옷 가게 직원은 사냥하고 귀여운 여성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그 여성에게 홀딱 반해서 뻔질라게 그 가게를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옷을 사는 핑계로 말이죠.
” 어머나 또 오셨네요. 오늘도 커피 에요? 다음에는 커피 말고 레몬차 사다 주세요.”
” 제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 에이~ 남자가 무슨 그렇게 숫기가 없으세요?”
” 보고 싶어서 왔으면 왔다고 얘기하시면 되지 .”
그녀는 저에 대해서 궁금한지 사는 곳이랑 부모님에 계시는지 물어보았습니다.
” 아 그냥 근처 원룸에 살고 있어요. 근데 좀 좁고 불편하니 옮겨야죠. 대출 좀 받아서 마련해 둔 아파가 있어서 거기 들어가려고요.”
그녀는 저에게 저녁을 사달라고 했고 그렇게 처음 데이트가 시작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술도 한잔 마시게 되었어요. 술을 마시니 그녀에 대한 감정이 막 부풀어 올라 저도 모르게 주절주절 이야기를 잘도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저희는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돈을 벌어서 꼭 어머니를 편하게 모셔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연애라는 것은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제게도 설레는 가슴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도 저처럼 홀어머니 한 분만 계신다고 했으며 동병상련의 아픔이 있으니 서로를 잘 위로하며 어루만져 주자며 어른스러운 말을 하기도 했어요.
그때까지 저는 그 말만 철석 같이 믿었어요 그녀가 말을 하면 조금 억지스러울지라도 무조건 다 믿어 주었죠. 특히나 그녀는 명품을 좋아했는데 생일이나 만나지 100일 기념일 같은 때에 저는 작더라도 그녀를 향한 저 마음의 표현으로 명품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구두 한 켤레에 80만 원이, 아주 작은 지갑 하나에 100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을 그녀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제게 갖고 싶다고 말을 했었죠. 그때 왜 바보 같았는지 저도 정말 모르겠어요.
사랑이라는 것은 모드가 다 이렇게 시작하는 것 인 줄만 알고 행동을 했으니 말이죠. 그때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심장이 떨리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머님께 인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저의 어머니가 살고 계신 집을 보자 깜짝 놀라더군요.
” 아니 오빠 어머니 이런 집에 사셔?”
” 어머나 세상에나 이런 데서 어떻게 사신대?”
” 어머 이런 집 사라고 해도 사지도 않겠다. 이쩜 이 집만 덩그러니 이럴 수가 있어”
” 요 앞쪽으로는 엄청 발전되고 공사하고 막 그러던데?”
놀란 그녀에게 저는 주저리주저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 이 집이 그래도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손이 직접 묻은 곳이라서 엄마가 이사 안 가고 싶으시다네 편안하신 가 봐”
” 그러게 말이야 한편으로는 다행이지. 요 앞 쪽으로 개발이 되어서 그래도 어머니 살고 계신 곳의 땅값이 어머 어마하게 올랐거든 나중에라도 다시 집 짓고 사셔도 되고 그러니까 뭐.”
” 근데 어머니는 이대로 사시는 걸 좋아하실 거야”
그녀의 눈동자는 궁금해 죽겠다는 얼굴로 변했고 저는 그냥 단순한 호기심이겠거니 했습니다.
” 재 개발이 돼? 그럼 땅값이 얼마나 오르는 건데?”
” 글쎄 꽤 많이 올랐을걸 나도 자세히는 몰라.”
” 부동산에 가서 안 물어봐서.”
처음에는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사느냐고 했던 여자친구가 재개발이 되어서 땅 값이 오른다는 소리를 들으니 그때부터는 눈이 휘둥그레지고 부쩍 관심이 많아지더군요.
무사히 저의 어머니께 인사까지 드리고 나서 그녀는 결혼을 빨리하고 싶다고 서둘렀습니다. 그전에는 결혼에 대해 한참 후에나 생각을 하고 있다더니 갑자기 결혼이 하고 싶어졌다는 말에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그때 저도 그녀와 함께 하는 것이 소원이었기에 아무런 의심 없이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었죠. 몹시도 화려하고 여자친구와 하나도 닮지 않은 예비 장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또 장모님께도 300만 원 정도 하는 명품 가방도 선물해 드렸어요.
어찌나 명품을 좋아하는지 하나 사면 평생을 사용하는 것이니까 지금 당장 큰돈이 아깝지 않다며 저를 설득하기에 어쩔 수 없이 사 주긴 했지만 솔직히 공무원의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여자친구는 하나부터 열까지 제게 의존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모아둔 돈이 없다며 단 한 푼도 쓰지 않으려 했어요. 자신은 원래 이곳에서 먼 지방에서 태어나서 이사를 온 것이기 때문에 친구들도 거의 없고 친척들도 거의 엇어 하객들도 없을 것 이라면서 결혼식도 최소화시키고 비용도 저보고 거의 부담을 해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신혼여행이나 자신의 예물에는 얼마나 욕심을 부리던지 솔직히 그때 이 여자가 제게 무언가 바라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 저기 예물이랑 신혼여행 꼭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야 돼?”
” 서로 어려운 형편이나 간소하게 하자! 내가 살면서 목걸이랑 팔지 귀금속은 계속해 줄게.”
” 이번에는 그냥 살림살이랑 전자제품만 사도록 하자.”
그녀는 쏘아보듯이 저를 째려보며 말했습니다.
” 오빠 당연하지 평생에 한 번뿐인 결혼인데 나한테 이 정도 못해줘?”
” 오빠 나 정말 서운해 우리 아빠가 살아계실 때 사업에 실패해서 집이 가난해지고 버는 돈이 다 그 빚으로 갚아지고 해서 내가 돈이 없는 건데 꼭 오빠는 내가 돈 많이 못 보태니까 그런 것처럼 말한다.”
” 흑흑 오빠 나 많이 사랑하는 거 맞지? 그럼 나 갖고 싶은 예물은 좀 해주라.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주고 뽀뽀도 훨씬 많이 해줄게 응? 아잉~”
” 뭐~ 아냐그런 말이 아니야! 절대 오해하지만 우리 집도 워낙 가난하고 힘들었었기에 나 누구보다 니 마음 잘 알아 그러니까 절대 그런 생각은 하지 마 응?”
결국 저는 신혼여행을 조금 포기하고 그녀가 갖고 싶어 하던 비싼 예물을 다 해주었었요. 저는 달랑 반지 하나만 받았는데도 말이죠.
차마 이런 내용을 저희 어머니께는 말씀드릴 수가 없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는 매우 검소하고 절약하는 신 분이셨거든요.
그녀의 애교는 저희 어머님도 녹여 버렸습니다. 어찌나 어머니에게 살갑게 굴고 애교를 부리는지 어머니가 좋아하셨습니다.
” 호호호 남들 며느리들은 시댁이라고 하면 치를 떤다는데 나는 무슨 복이 많아 이렇게 좋은 며느리가 들어왔나 몰라 “
” 너무 좋다 너무 좋아.”
그런데 그녀와 예비 장모는 온 동네 부동산을 쏘다니며 저희 어머니가 살고 계신 땅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러 다니더군요.
저도 나중에야 알게 된 일이지만 직장 상사를 통해 들었는데요. 이사 때문에 부산동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그녀를 보았다고 말을 하더군요 엄청 관심이 많은 말투로 부동산 사장님께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하면서 말이죠.
결혼식을 한 이후에서 자주 저희 집에 오셔서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아내는 결혼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더니 장모님과 쇼핑도 다니고 마사지도 다니면서 제 카드만 엄청나게 쓰고 있었습니다.
저도 워낙 알뜰한 지라 모아둔 돈이 꽤 있긴 했지만 공무원 월급이 그리 많지는 않았기에 아내가 쓴 카드값을 막는 것조차 버거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는 집으로 어머니를 초대하자고 했고 뜬금없이 어머니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가 오셔서 식사를 하셨고 저는 장모님까지 계신 자리에 온 가족이 다 모여서 식사를 하는 게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차려준 밥을 드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스르르 쓰러져 버리시는 거예요.
눈을 떠 보려고 애를 쓰셔도 떠지지 않는 눈꺼풀이 감기면서 그대로 앉아 있었고 조금 뒤 옆으로 쓰러지셨습니다.
” 어머니 어머니! 왜 그러세요.”
” 어머니 정신 좀 차려보세요!”
아내는 언론 밖에 나가 서 차 시동 걸라고 소리쳤고 저는 쓰러진 어머니를 보고 안절부절못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너무나 태연한 모습으로 어머니의 옷을 챙기면서 저 보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려고 밖으로 나가는 순간 뭔가 아내와 장모님의 수상한 행동에 현관을 나가다 말고 고개를 돌려 보니 쓰리 전 어머니의 엄지손가락에 인주를 찍고 있었고 흰색 종이 같은 것에 어머니 손을 대는 것입니다.
” 아니 당신 뭐 하는 거야 지금? 어? 그 종이는 뭐냐고 도대체!”
“차에 시동 걸라니까 왜 아직도 안 갔어? 얼른 자동차에 시동 걸어요.”
” 이거 아무것도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고..”
그 흰 종이는 어머니의 집문서였습니다. 어머니의 집 주변이 재개발되면서 땅 값이 어머어마하게 올랐었는데 그걸 노리고 장모와 짠 후 집문서의 명의를 돌리려는 지장을 찍으려는 수법이었던 것이죠.
저는 집문서를 빼앗아 어머니를 모시고 응급실로 갔고 그곳에서 다량의 수면제를 섭취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내가 입을 열더군요.
” 그러게 자기야 저번에 우리가 어머님 집에 가서 살자고 했을 때 그랬으면 좀 좋아 아니면 명의라도 빨리 바꿔 주셨으면 좋았잖아. 안 해주시니까. 뭐 ~ 어쩔 수가 있나?”
” 뭐 너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터진 입이라고 그런 말 함부로 해도 되는 거야? 어? 어쩜 너라는 인간은 그저 돈돈..”
다음날 저는 경찰서로 갔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아내와 장모의 신원 조회를 한 끝에 둘 사이가 모녀지간이 아닌 생판 남남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애초부터 저한테 사귀를 치려고 접근한 거였습니다.
아내는 사기 전과도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남자들에게 위장결혼으로 사기를 치고 살았더라고요. 말하자면 꽃뱀이었던 겁니다.
그동안 제게 갖다 바친 돈과 명품들 그릭 저의 순수한 사랑과 진심이 무참히 짖 밝히는 순간이었죠.
여러 번의 사기로 결국 그녀는 직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는지 지금도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특히 어머니가 최고의 며느리로 생각했던 며느리가 자신에게 수면제까지 먹여가며 재산을 빼앗으려 했던 것에 대한 충격은 한동안 어머님이 실어증을 앓을 정도로 충격이 크셨고 아들의 인생이 망가진 것에 대한 충격에 한동안 벗어나기 힘드셨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에 저는 그저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저 저는 앞으로 어머니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며 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