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시댁에 내려갔는데 시어머님이 시누이까지 앉혀놓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했어요.
양성이 넌 앞으로 네 동생한테 돈 주고 그러면 안 되는 거다 결혼했으니 이제부터는 네가 집안에 가장이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
아가씨가 버럭 한 채 끼어들었지만 시어머님이 시누이를 노려보며 다시 말했어요.
“지금네 입으로 그런 말이 나와 너 지금 나이가 몇이야? 나이가 몇인데 지금까지 일도 안 하고 오빠 등이나 처먹을 생각을 하고 있어?”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앞으로 네 오빠랑 새언니 힘들게 하면 그때는 더 호적에서 파 버리려니까 그런 줄 알아 앞으로 나도 용돈 싹 다 끊을 거니까 얼른 일자리나 알아봐.”

“엄마 갑자기 그러는 게 어딨어 내가 대학을 한 것도 아니고 취업 자리가 없는걸 어떡하란 말이야.”
“누가 너한테 대학까지 말라고 했어 네가 공부 안에서 못 간 거 아니야 거기다 재수한다고 해서 그렇게 뒷바라지까지 했는데 떨어졌잖아.”
“엄마 새언니도 있는데 꼭 그런 말을 해야 해.” 순간 시누이가 시뻘게진 얼굴로 쾅 하고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는데요.
” 네 동생 민서는 취업도 안 하고 저러고 있어서 보통 걱정이 아니야. 내가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니고 저거 인간 만들어 놓고 가야 할 텐데 큰일이다.”
그 뒤에도 시어머님이 우리 부부에게 많은 당부를 했습니다.
“아버지 제사도 내가 알아서 지내면 그만이야. 그러니까 행복하게 잘만 살아주면 되는 거야.” 시어머님이 다시 한번 당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어머님은 홀로 남편과 시누이를 키웠는데요. 당신만 조금 힘들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으로 사시는 분이었어요. 그 뒤에 우리는 식사를 하고 시댁에서 하룻밤을 잔 뒤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누이에게 전화가 걸려 왔어요.
“언니 저 지금 서울 올라가고 있거든요.”
“서울이요 무슨 일 있는 거예요?”
“오빠가 결혼하고 난 뒤 엄마랑 오빠가 용돈을 한 푼도 안 주니까 내가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미용기술이나 배워볼까 해서 서울로 올라가고 있어요 서울에서 미용학원 다녀볼까 하고요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 오빠 집에서 다녀야 할 것 같아요.”
” 괜찮죠?”
“혹시 어머님이랑은 상의하고 올라오는 거죠.” 이상한 예감이 들어 제가 급히 물었는데요. 시어머님 성격의 시누이를 그냥 올려 보낼 뿐이 아니었으니까요. 제가 시어머님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시누이가 버럭 했습니다.

“혹시 제가 집에서 지내는 게 싫은 거예요 아무리 싫어도 그렇지 실란트를 너무 내는 거 아니에요.”
” 아가씨 싫은 게 아니라 어머님께 말은 하고 올라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렇죠 말도 없이 올라오면 어머니께서 걱정하시잖아요.”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도착하면 내가 엄마한테 전화할 거니까요.”
“암튼 한두 시간 뒤면 도착하니까. 집 주소 좀 문자로 찍어 주세요. 그리고 엄마한테는 내가 말할 테니까!”
” 입도 펑크도 하지 말고요.” 라며 시누이가 전화를 끊어버렸어요
퇴근하고 집에 도착을 했더니 시누이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니 왜 이렇게 늦게 와요 제가 온다고 했으면 빨리 왔어야죠.”
“아가씨 저 지금 막 퇴근하고 온 거예요.”
“암튼 엄마한테 연락은 안 한 거죠.”
” 연락은 안 했어요.”
” 우선 들어가서 어머니께 연락 먼저 드리세요. 아가씨가 갑자기 사라진 거 알면 어머님이 얼마나 놀라시겠어요.”
” 근데 올라올 거면 말씀드리고 올라오지 왜 그냥 온 거예요.”
” 언니 지금 사람 약 올리는 거예요.”
” 약을 올리다니요.”
“생각해 봐요. 내가 오빠 집에 간다고 하면 엄마가 그냥 가라고 할 사람이에요.”
” 평소에도 며느리 무서워서 엄청 눈치 보는데 분명 못 가게 할게 뻔하잖아요.”
“그러니까 우선은 올라와서 말을 하려고 했던 거죠.”
“그래도 어머님 걱정하실 텐데 이러면 안 되죠.”
“그러게 오빠가 매달 주던 용돈 줬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 아니에요.”
” 언니랑 결혼한 뒤로 나 정말 망했어요.”
“오빠도 오빠인데 엄마까지도 용돈도 안 주고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알긴 하는 거예요.”
시누이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쏘아붙이고 있었기에 제가 대답을 회피한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습니다
시누이가 뒤를 따라 들어왔고요 잠시 후 집에 들어가자마자. 시누이에게 다시 말을 했어요.
“아가씨 빨리 어머니께 연락드리세요.”
“알았어요 저녁만 먹고 할게요.”
“아가씨가 안 하면 제가 전화드릴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아가씨 옆에 있는 거 말씀 안 드리면 나중에 저까지 곤란해진단 말이에요.”
“알았어요 지금 전화하면 될 거 아니에요!” 시누이가 짜증스레 말을 하고는 소파에 앉아서 시어머니께 전화를 하고 있었어요.
” 엄마 나 오늘부터 집에 못 들어가니까. 그런 줄 알고 있어 엄마가 취업하라며 취업을 뭐 그냥 하는 줄 알아 그래서 당분간 오빠네 집에서 자격증 공부하면서 지낼 거니까 그런 줄 알고 있어.”있어.”
“그러게 용돈도 다 끊고 그러니까 내가 이럴 수밖에 없는 거잖아 그 촌구석에 일자리가 어딨 다고 그래 암튼 난 여기서 미용학원 다니다 취업할 거니까 그런 줄 알아!”
“싫어 안 내려가 나 절대 못 내려가!” 아무래도 시어머님이 쓴소리를 한 모양으로 시누이가 막무가내로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 이게 다 언니 때문이에요!”
” 아가씨 말이 좀 심한 것 같네요”
” 그게 왜 저 때문이에요.”
“그렇잖아요 오빠가 결혼하기 전에는 평화롭게 잘 살았는데 언니가 들어오고 난 뒤부터 집안이 시끌 시끌 하잖아요.”
” 내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혹시 언니가 엄마랑 오빠한테 뭐라고 한 거 아니에요.”
” 뭐라고 하다니요?”
” 그러니까 오빠가 나한테 용돈 주는 거에 대해 불만 있다고 말한 거 아니냐 그 말이잖아요.”
” 아가씨 말이 되는 소리를 해요.”
” 우리 엄마가 시어머니인데 며느리 눈치를 너무 보고 있잖아요.”
” 혹시 언니가 우리 엄마한테 협박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해서 그렇죠.”
아가씨 자꾸 그렇게 억지 부리면 저도 더 이상 참고만 있지는 않을 거예요. 라며 제가 시누이를 나무라고 있었는데요.
잠시후 남편이 집에 들어왔는데 이미 시어머님 전화를 받은 모양으로 잔뜩 성인 한 표정이었습니다.
” 넌 엄마한테 연락도 안 하고 그냥 올라오면 어떡해 그리고 미용학원을 다닐 거면 거기서 다니 던져야지 연락도 없이 무조건 올라오면 어떡해?”
“그런 촌구석에 미용학원이 어딨어 그리고 내가 올라온다고 하면 다들 그러라고 했을 것 같아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데 말했잖아.”
” 여기 미용학원 다니면서 취업할 생각이라고 우리 집에 있어도 될지는 네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네 새언니랑 내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인데 네가 왜 통보를 하고 있어!”
그럼 내일 어머님 올라오시면 같이 상의해 보면 되겠네라며 일단은 그쯤에서 대화를 중지시켰습니다.
다 같이 식사를 하는 내내 모두들 입을 꼭 담은 채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었고요. 그렇게 다음 날이 되었고 터미널에서 시어머님을 모시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시어머님이 시누이 등짝을 있는 대로 날리고 있었어요.
결국 아가씨의 고집에 당분간만 저희 집에서 있기로 가족회의 끝에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어느 날은 퇴근을 했더니 시누이가 음식을 해서 밥상까지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이걸 다 아가씨가 만든 거예요 제가 하긴 했는데 맛은 보장 못 해요.”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 봤어요
” 오빠는 회사에서 저녁 먹고 와서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요.”
” 아가씨 미용 공부도 해야 하는데 괜찮아요. 저도 저녁은 간단하게 샐러드 먹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제가 언니한테 점수 따려고 정성껏 만들었는데 그냥 먹어주면 안 돼요? 저 혼자 밥 먹기도 좀 그래서요.”
시누이가 풀 죽은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제가 다시 말했습니다.
” 아가씨 오해는 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그냥 아가씨 힘들까 봐 그런 것뿐이에요.”..

” 저는 괜찮으니까 같이 밥 먹어요!”
아가씨가 제 손을 잡아끌고 식탁에 앉았습니다. 마침 배가 고프긴 했던지라 음식을 입에 넣었는데요. 시어머님 음식 솜씨를 닮은 모양으로 맛이 아주 훌륭했어요
” 이걸 진짜로 아가씨가 한 거예요?”
” 그럼요 예전부터 엄마 등 뒤에서 나름 배운 게 있다 보니까 흉내만 내본 건데 괜찮아요?”
” 이건 괜찮은 정도가 아닌데요!”
” 진짜 맛있어요!”
” 다행이네요 맛있게 드세요!”
시누이가 환하게 웃으며 좋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날 퇴근한 남편에게 신이 나서 말을 했어요.
“여보 오늘 퇴근했더니 아가씨가 저녁을 준비해 놓은 거 있지 ~”
‘ 뭐~ 음식을 준비했다고?”
” 엄청 맛있더라고 나 완전 많이 먹었잖아! 아가씨도 느낀 게 많은지 노력하는 거 같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
“그럼 다행이긴 한데 내 동생이 하루아침에 그렇게 변할 사람이 아닌데..?” 남편이 여전히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가씨가 해준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다 보니까 배탈이 난 모양이에요. 시누이가 너무나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더욱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제가 시누이를 달랬어요.
하지만 그 뒤에도 며칠에 한 번씩 시누이가 저녁을 준비한 채 기다리고 있었고 항상 저녁을 먹고 난 뒤 배탈이 나곤 했습니다.

패턴은 항상 같았어요 저녁을 먹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화장실로 직행해야만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순간에도 저는 시누이를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많이 노력하고 있는 시누이를 절대로 의심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은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고 고맙게도 시누이가 자리를 피해 줬습니다.친구들과 한참을 이야기하던 중 한 친구가 제게 결혼식 사진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때 우리 사진 잘 나왔어~ 앨범 좀 가지고 와봐 궁금하단 말이야~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봐 제가 앨범을 가지고 와서 친구들 앞에서 펼쳤는데요.
앨범을 펼치자마자 친구들뿐만 아니라 같이 있던 남편의 표정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나 앨범 사진 속에 있던 제 얼굴마다 누군가 검은색 볼펜으로 새카맣게 마구마구 낙서를 해놨더라고요.
한마디로 제 얼굴이 제대로 보이는 사진은 단 한 장도 없었습니다. 그 모습에 친구들은 약간은 겁에 질린 듯해 보였고 남편의 표정은 무섭게 일그러져 있었어요.
남편이 아가씨 방을 구석구석 뒤지다가는 어느 순간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뭔가를 손에 쥐고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저도 남편 손에 들려 있던 곳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남편이 들고 있던 건 시럽으로 된 변비약이었습니다.

그제야 그동안의 이상했던 것들이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 실마리가 풀려가기 시작했는데요. 아마도 저녁마다 음식을 했던 시누이가 제 음식의 변비약을 넣었다는 걸 어림짐작으로나마 알 수가 있었어요.
남편이 결혼식 앨범과 변비약을 거실 탁주 위에 올려두고 아무 말 없이 시누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시누이가 해맑은 표정으로 들어오다가는 거실 탁자였던 것을 발견하고는 놀라서 뒷걸음질을 치는 듯하더니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치미를 떼며 열었어요.
“이게 뭐야?”
“누가 사진에 이래놓은 거야?”
“사진관에서 잘못한 거야?”
” 몰라서 묻는 거야” 내가 모르긴 뭘 몰라? 대체 네 방에 변비약이 왜 이렇게 많이 있는 거고 사진은 대체 누가 이래 났을까?”
” 그걸 왜 나한테 물어?”
” 너 진짜 모른다는 거지? 너 바른대로 말 안 하면 이제부터 너랑 영 끊고 살 테니까!”
” 바른대로 말해 네가 하나뿐인데 동생이라고 해도 지금부터 거짓말하면 난 두 번 다시 네 얼굴 볼 생각 없으니까!”

” 진짜 제정신이 아니구나 너 당장 짐 싸! 지금 집에 데려다줄 테니까~ 그리고 앞으로 네 얼굴 볼 생각 없으니까! 그런 줄 알고 있고 넌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어.” 남편이 여전히 싸늘한 표정으로 시누이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시누이가 뭐라고 입을 떼려고 했지만 남편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던 것인지 조용히 짐을 싸는 모습이었어요. 그 뒤 시누이는 억지로 짐을 싸고는 시댁으로 내려갔습니다.
물론 시어머님도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시누이 앞날은 불을 보듯 뻔해 보였는데요. 시어머님 또한 시누이에게 말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네요.
그동안 살면서 남편과 시어머님이 그토록 화를 낸 적이 처음이었기에 잔뜩 겁을 먹은 채 시누이가 덜덜 떨고 있었답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어느 날 남편이 제게 조용히 말을 했어요.
“자기야~ 있잖아 민서 말이야.. 엄마 친구가 하는 미용실에 취직을 했다고 하더니만 돈을 보내왔더라고 사람들이 머리하면 머리 감겨주는 일 그런 거 하고 있다나 봐.”
” 진짜? 근데 무슨 돈을 보내와?”
” 우리 앨범 값 물어내라고 했거든.”
” 그럼 그 돈을 보내왔단 말이야. “
” 미용실에서 일해서 보내온 모양이야. 근데 정신 차리려면 아직 한참 멀었으니까.”
“당신은 민서한테 절대 연락하지도 마! 엄마도 여전히 수진이랑 말도 안 하는 모양이더라고..”
가족들의 눈치를 보며 나름 열심히 미용실을 다니고 있는데요. 예전과는 다른 가족들의 냉랭한 모습에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이었어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남편과 시어머니는 냉랭한 모습이랍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디 시누이가 바른 모습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