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보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던 그날, CCTV에 한 여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녀는 유모차를 밀고 분유 2개를 살금살금 넣었고, 계산대를 피해 출구로 향했습니다. 저는 얼른 그녀를 따라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계산서 좀 보여 주실까요?”
그 말에 그녀는 갑자기 무너져 내렸습니다. 무릎을 꿇고 울면서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분유 살 돈이 없어서 배고픈 아이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고가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분유라니… 아기가 얼마나 굶주려서 울었을까?
저는 윗 분에게 보고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제 알바비에서 분유값을 내고, 그녀에게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녀는 감사하다며 끊임없이 인사하고, 유모차를 밀며 사라졌습니다.
이 사건을 팀장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숨기면 더 문제가 될 것 같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팀장은 제 이야기를 듣고 화를 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제게 1010만 원 수표를 건네주면서 말했습니다.
“5만 원은 분유값이고, 5만 원은 잘 대처했다고 주는 위로금이다”

저는 놀라서 수표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시집을 안 가본 저에게 분유값은 상상도 못 했던 금액이었습니다. 이렇게 비싼 걸 훔치다 걸린 여자가 얼마나 절박했을까요?
그날 이후로 저는 그 여자와 아기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그리고 1년 후 저는 그 여자와 다시 만났습니다. 마트에서 아니라, 병원에서 말이죠. 저는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갔는데, 그 여자가 간호조무사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저를 보자마자 인사하고,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날 혹시 몰라서 아기 엄마의 전화번호를 받았었고 팀장님이 혹시 연락처 받은 게 있냐는 질문에 아기 엄마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는데 팀장님은 아기 엄마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남몰래 좋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신과 팀장님 덕분에 제가 이렇게 일할 수 있게 되었어요. 분유값을 대신 내준 것은 물론이고, 팀장님께서 제게 일자리를 소개해 주셨어요. 팀장님이 병원장님과 친하셔서요. 그래서 저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고, 이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저에게 자신의 아기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건강하고 예쁜 아기였습니다. 그녀는 아기를 키우면서도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다고 했습니다.
“제가 당신을 잊을 수 있겠어요? 당신은 제 인생의 구세주예요. 제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녀의 말에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저 작은 도움을 준 것뿐인데, 그녀는 그것을 계기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노력과 용기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와 그 여자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가끔씩 연락하고 만나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저는 그녀와 아기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제가 한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