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나서 집 나간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어릴 적 바람나 날 버린 엄마, 아빠와 할머니 손에 자란 내가 검사가 되어 엄마를 찾는데 골방에 사는 엄마를 본 순간 아버지를 체포하는데…

저는 평범한 30대 남자입니다. 제가 기억나는 저의 과거 중 가장 어릴 때의 기억은 제가 5살 때입니다. 저희 집에 가장 사건 사고가 많았던 때가 제가 대 6살 때였는데 그때 기억은 아직까지도 이상하리만큼 선명합니다.

그때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이혼 바람 남자 술 같은 단어들이었습니다. 저에겐 한없이 다정하고 너그러운 분들이셨는데 부모님들은 서로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거렸습니다. 그게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리조트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정확한 직책은 잘 모르지만 고위 직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여행을 좋아하는 소설가였습니다.

어머니도 지나가는 사람이 다시 돌아올 정도로 외모가 훌륭하셨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만남은 선남선녀의 만남이었죠. 어렸을 때의 기억 그리고 이후에 아버지와 할머니께 들은 말들을 조합해 보자면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정말 최악의 여자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만두지 못하겠다는 듯이 바람을 많이 피우셨습니다. 어머니는 늦은 시간에 아버지에게 끌려들어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바람 나서 집 나간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어릴 적 바람나 날 버린 엄마, 아빠와 할머니 손에 자란 내가 검사가 되어 엄마를 찾는데 골방에 사는 엄마를 본 순간 아버지를 체포하는데…

그저 아버지가 마련한 집에 살면서 아버지가 벌어온 돈으로 생활하고 남자를 만나러 다니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에겐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을 주는 어머니였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주 싸웠고 어느날은 어머니는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아버지도 이에 질세라 악을 지르셨습니다. 이런 날이 반복되다가 어느 날부터 어머니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게 되십니다. 저는 그날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7살 때였습니다.

“할머니 우리 엄마 왜 안 와요?”

” 아가 잘 들어라 네 어미 이제 안 온다 니 버리고 도망간겨.”

” 버려요? 엄마 가요?”

“그래 그 고약한 것이 아주 남자에 미쳐서 널 버린 거야. 어린것이 뭘 안다고  이 째깐한걸 어찌두고 떠난대 어휴~ 망할 것.”

이상하게도  저는 어머니를 떠올리면  항상 마음이 편안하고 따듯했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정말 사랑을 많이 주셨거든요. 하지만 어머니가 떠난 후  제 마음은 차갑게 식어갔습니다.

저는 그렇게 엄마 없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저 어머니가 보고 싶던 7살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떠난 지 석달쯤이 지난 무렵부터 집으로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전화벨이 울려서 받으면 상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제 목소리를 듣기만 했습니다.그런 일이 반복되다가 어느 날은 할머니가 제 손에 든 수화기를 배았아갔습니다.

” 이 망할 것아! 여기가 어디라고 자꾸 전화질이여! 남편이며 자식 쌔기며 다 버리고 떠났으면 그만인 거지 전화하지 말어.”

그 뒤로도 엄마는 몰래 전화를 해서  저희 목소리만 듣고 있다 울면서 전화를 끊으시곤 했습니다. 한 번은 학교에 찾아오신 엄마가  너무 미워서…

"바람 나서 집 나간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어릴 적 바람나 날 버린 엄마, 아빠와 할머니 손에 자란 내가 검사가 되어 엄마를 찾는데 골방에 사는 엄마를 본 순간 아버지를 체포하는데…

” 뭐야! 여긴 왜 왔어! 버리고 갈 때는 언제고! 꺼져버려 난 아빠랑 할머니랑 잘 살고 있는데 왜 찾아와? 날 어딜 데려가려고!”

” 바람피우고 도둑질한 주제에 왜 오냐고! 이 멍청한 엄마야!” 저는  삐틀어질대로 삐틀어져 악을 쓰고 핏줄이 터져라 엄마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머니는 충격을 받으신 듯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그 자리를 떠나시곤 했습니다.

그래도 저에 대한 지원은 아낌없이 해주셨던 아버지 덕에 주말에도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학원에 갔거든요. 평일엔 학교 끝나고 학원 가서 공부하고 주말엔 학원에서 또 하루종일 공부하다 보니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저는 꽤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전교 십 등 안에 들며 고등학교 입학을 했죠.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닌데 그냥 어릴 때부터 경찰이 하고 싶었습니다.

남자라면 한 번쯤 꿈꾸었을 경찰 소방관 과학자 이런 꿈이 돌고 돌다가 다큐 프로그램에 나오는 경찰을 보고 경찰을 할까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커서 보니 제가 체격이 다부지거나 싸움을 잘한다거나 오래달리기를 잘하지 않더라고요.. 경찰이나 소방관은 힘들겠다고 느끼고 다른 직업을 찾아봤습니다.

검사라는 직업이 있더라고요. 경찰처럼 나쁜 사람을 잡는데 뛰어다니거나 싸울 일도 없고 하루에 수천 장 수 만 장의 기록을 본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1학년 때 꿈이 검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저는 정말 검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전에 첫 사건을 맡았습니다. 그 사건이 저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죠 제가 맡았던 사건은 폭행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피해 대상이 어린 중학생이었습니다. 상대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고요. PC방에서 일어난 작은 다툼이 커져서 폭행까지 이르게 되었고 결국 피해 학생의 왼쪽 다리가 부러진 사건이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소리를 쳤습니다. 피해자의 어머니였습니다. 너희들이 내 아들 때렸잖아. 저기 CCTV에도 나와 있고 증인도 이렇게 많고 무엇보다 내 아들이 저렇게 다쳤잖아.

“이 천벌받을 것들 니들이 뭔데 내 아들을 때려 니들은 부모도 없니 그렇게 배웠어 니들보다 6살이 어려 니들보다 덩치도 훨씬 작고 이런 데 오지 않아도 될 만큼 착하고 어린애라고 이 못된 것들 어디서 감히 내 아들을 이 꼴로 만들 놔! 왜 내 아들한테 상처를 주냔 말이야.” 바로 판사님이 제지를 했지만, 덕분에 조금 어수선했던 재판의 분위기가 잡히기는 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의 말대로 CCTV에도 찍혔고 증인들도 있어서 재판은 더 미뤄지지 않고 그날 바로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피해자 어머니는 저에게 연신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은 이 사건으로 인해 아이가 받았을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어떻게 지워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날 밤 저는 할 일이 많았는데 단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거든요. 그 마음은 대체 무슨 마음일까? 어머니라는 건 뭘까? 모든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그런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나 이런 생각들이 계속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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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달하는 의문의 끝은 이것이었습니다. 나의 어머니도 저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까? 저는 어머니의 존재가 궁금했고 제 궁금증을 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를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가족관계 증명서에는 아직도 어머니의 이름이 제 어머니로 되어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아직 저의 아버지와 혼인 관계라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이것도 싫어하셨죠. 다른 여자랑 결혼 못 하게 발목을 잡는 것이라며 구청에 가니 너무 쉽게 저희 어머니의 주소를 알려주더군요.

저는 곧장 어머니를 찾으러 갔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계속 살던 곳은 서울이었는데. 어머니는 훨씬 먼 지방에 계셨습니다. 어머니의 고향이 그쪽이었나 생각해 봤지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을 왜 갔을까? 설마 할머니 말씀대로 남자 때문에 그랬나 하는 수많은 생각을 가지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가는 내내 어머니에게 뭐라고 하면, 좋을지 인사를 연습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들입니다. 저에 대한 애틋함이 있나요? 있었나요? 잘 지내셨나요? 왜 저를 버리셨어요.”너무나 많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가득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제 마음속엔 어머니에 대한 증오만이 가득하고 정이라는 건 아주 조금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만나서 할 인사를 연습하는 절 발견하자 그것이 미련 또는 원망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공동현관도 없는 층이 낮은 오래된 아파트였습니다. 어머니 집 현관 앞에서 한 시간을 서성이다가 벨을 눌렀습니다.

“저기 여기가 이명자 씨 댁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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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신데요..?”

“ 아닌가요? 맞는데 누구세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 저기요 이명자 씨를 만나려고 왔는데…”

“그러니까 누구신데요.”

“저는 그러니까.”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어떤 대답이 적절할까 수만 번을 고민하다가 결국 내뱉은 건 제 이름이었습니다.

“ 김태훈이요.” 그리고 곧바로 문이 벌컥 열렸습니다.

엄마였습니다. 제 머릿속에 엄마의 기억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분명히 그랬는데 그냥 제 앞에 있는 사람은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고, 문 손잡이를 잡은 손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태훈아 여길 어떡해~ 이 일단 들어와서 얘기하자.”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따라 저도 울 뻔했습니다.

저는 울음을 꾹 참고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 들어갔습니다. 집안은 생각보다 더 허름했습니다. 깔끔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었지만 건물 자체가 오래되어서 그런지 창틀의 색도 바랬고 여기저기 곰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급히 물 두 잔을 식탁으로 가져오셨습니다.

“어떻게 여기 온 거야. 어떻게 왔어 엄마는 어떻게 찾았어?”

“구청에 가니까 알려주던데요.”

“ 그래 그랬구나 그래 왜 무슨 일 있니? 왜 갑자기 무슨 일 생겼어?”

“ 아니요. 그냥 그게~”

“ 괜찮아 천천히 말해봐 눈물을 흘리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 궁금했던 질문을 끝내 내뱉었습니다.

"바람 나서 집 나간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어릴 적 바람나 날 버린 엄마, 아빠와 할머니 손에 자란 내가 검사가 되어 엄마를 찾는데 골방에 사는 엄마를 본 순간 아버지를 체포하는데…

“왜 저를 버리셨어요?”

“무서워서.”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지금 어머니의 말은 더욱 예상 바뀌었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대답은 미안하다 어쩔 수가 없었다 새 남자를 만났다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대체 뭐가 무서웠다는 건지 저는 어머니의 뒷말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이어 말해 주신 내용은 지금까지의 제 모든 기억을 송두리째 뒤흔들 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머니는 22살의 어린 나이에 10살 많은 아버지와 결혼하셨다고 했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어머니의 집에서는 반대가 심했지만, 어머니는 친정과의 연을 끊으면서까지 아버지를 택했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정말 잘해주었고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살게 해 주겠다는 믿음까지 주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랑도 도가 지나치면 병이 되는 건지 아버지는 날이 갈수록 집착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마트에 장만 보러 가도 누굴 만났냐며 집착을 했더랍니다.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 임산부한테요 같이 다닐 때 남자 눈만 마주쳐도 아는 사이냐고 추궁했고 심지어는 뱃속에 있던 제가 정말 자신의 아이인지까지도 의심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단언컨대 아버지와 연애할 때부터 결혼 생활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운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럴 리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허구한 날 바람을 펴서 아버지에게 붙잡혀 들어오던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유흥비를 목적으로 집안의 물건을 팔아버리던 파렴치한 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이 모든 사실을 부정했습니다. 아버지는 어느 날부터 생활비를 지원해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의처증이 심한 아버지는 어머니가 돈이 있으면 다른 남자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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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분유 값이며 기저귀 값을 벌어야 했던 어머니는 결국 나가서 일을 했다고 했습니다. 흐릿한 제 기억엔 없지만, 어머니는 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바로 일을 하러 가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그걸 바람피운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나중에는 집에 있는 물건이라도 팔아서 제 옷을 사고 마트에서 장을 봤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더 어이없는 것은 이러한 집착을 하던 아버지가 너도 바람피우니 나도 피겠다며 어느 순간부터 바람도 피우기 시작했답니다. 그 여자가 한둘이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순간 제 머릿속에 그간 아버지의 모습이 빠르게 스쳤습니다. 쉬는 날에도 바삐 나가시는 모습 항상 단장하고 꾸미며 나가는 모습들이 여자를 만나러 가는 거였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역겨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버지의 집착에 어머니는 굴복하지 않았답니다. 계속해서 살 궁리를 하셨고 압박에서 벗어날 궁리를 하신 거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오히려 아버지는 더 화가 나셨고 결국에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손찌검까지 하셨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혼란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으니 어머니께서 기다려보라며 안방에 들어가시더니, 사진 몇 장을 가져오셨습니다. 등이며 어깨며 허벅지며 멍이 들고 상처가 난 여러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모두 어머니였습니다.

친구가 소개해 준 변호사가 혹시 모르니 사진이라도 남겨 두라고 해서, 찍어뒀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또 한 번 제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상처 중 일부는 할머니가 내신 거라고 했습니다. 3대 독자인 아버지를 애지중지하며 키운 할머니는 아버지의 말이라면 뭐든 믿었고 뭐든 해줬습니다. 하지만 그게 폭력에도 해당될 줄은 몰랐던 거죠.

어느 날 어머니를 때리고 있는 아버지를 본 할머니는 처음엔 말리다가 아버지의 말도 안 되는 상상을 전해 듣고는 폭력에 기꺼이 가담한 거죠. 그렇게 어머니는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맞는 여자가 된 것입니다. 이게 바로 집을 나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결정적인 사건이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의 가출은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어머니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아버지는  요구를 했다고 하는데요  엄마 없는 아이 티 내기 싫으면 양육비 목적으로 매달 돈을 보내라고 했다는군요. 안 그러면 제게 굶어 죽든 말든 신경 안 쓰겠다고 했답니다.

저를 빌미로 돈을 뜯어낸 거죠. 어머니 형편에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지만  어머니는 혹여나 저도 어머니처럼 당하고 살까 무서워서 매달 돈을 보냈다고 합니다. 

불과 얼마 전에도 돈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이 일 저 일하시다가 지금은 건물 청소 일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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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현실을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아버지에게 사과를 받던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던 소송을 걸던 평생 도망만 다니는 어머니의 인생을 다시 고쳐주고 싶었습니다. 엄마 아버지한테 가요 가서 제대로 이혼 요구하고 사과도 받고 할머니 한 테도요. 어머니의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아마 생각만으로도 무서우신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와 할머니가 밖에 못 나가도록 했죠. 어머니와 약속한 시간이 되자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인터폰을 본 아버지의 몸이 그대로 굳었습니다. 저는 먼저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열었습니다. 어머니가 쭈삣거리며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이혼서류 같은 봉투를 꼭 쥐고 계셨습니다.

“너 뭐야? 너 뭐야?” 아버지는 저와 어머니를 번갈아 가며 말했습니다. 당황과 분노가 섞여 보였습니다. 할머니도 놀라셨는지 아무 말씀 안 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 엄마한테 다 들었어요. 아버지가. 그동안 했던 짓 다 들었다고요.”.”

“뭐 듣긴 뭘 들어 태훈이 너 설마 저 미친 여자가 하는 말 믿은 거야? 참나. 똑똑한 녀석인 줄 알았는데 그런 거짓말에 휘둘려..”

“아버지랑 할머니가 폭행했던 증거들도 다 있어요. 잡아뗄 생각하지 마시고, 이제 그만 엄마 놓아주세요.”

“ 제대로 사과하시고 이혼 서류에 도장 찍어 주세요. 더 이상 돈 뜯어내지 마시고요.”

 폭행? 참나.. 지 혼자 쇼 하는 거라고 그리고 뭐 돈 우리 집에 있는 거 팔아먹은 게 얼만데 내가 정도도 못 봤냐?”아버지는 당황한 것도 잠시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더라고요. 그러자 어머니께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 당신이 나 때렸잖아. ”

"바람 나서 집 나간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어릴 적 바람나 날 버린 엄마, 아빠와 할머니 손에 자란 내가 검사가 되어 엄마를 찾는데 골방에 사는 엄마를 본 순간 아버지를 체포하는데…

“그리고 당신이 생활비 안 주니까 어쩔 수 없이..”라고 엄마는 말했고…

“ 안 닥쳐 여기가 어디라고 와서는 남편이 얘기하는데 따박 따박 대들어 처음 보는 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흰자가 잔뜩 충혈되어서 목에 핏줄까지 세우며 화를 내시더라고요. 모습이 저조차도 두려워서 심장이 쿵쿵 쿵쿵 뛰었습니다.

“나 당신한테 더 이상 돈 못 줘!”

“이제 태훈이 잘 사는 거 보게 되었는데 더 줄 이유 없어 돈 돌려달라고 안 할 테니까. 서류에 도장만 찍어줘”

“ 뭐~ 돈 못 줘 참나. 야 내가 너 입히고 먹이고 살게 해 줬는데 그것도 못 줘?”

“ 넌 너네 시어머니 생각도 안 하냐? 노인네 다 늙어서 니 새끼 키워줬는데 노후자금도 못 줘~”

“ 태훈이는 당신이 키웠어야지 당신이 아빠잖아 나는 어머니가 키우는 것도 몰랐고 바라지도 않았어.”

"바람 나서 집 나간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어릴 적 바람나 날 버린 엄마, 아빠와 할머니 손에 자란 내가 검사가 되어 엄마를 찾는데 골방에 사는 엄마를 본 순간 아버지를 체포하는데…

“ 뭐 이 미친년이 보자 보자 하니까.” 아버지를 말릴 새도 없이 갑자기 아버지의 손은 어머니의 빰을 내리쳤고 아버지에 비해 한없이 약한 어머니는 그대로 쓰러지셨습니다.

어머니를 때리고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어머니의 다리를 밟았습니다.

저는 제가 몰랐던 아니 철저히 숨겨왔던 아버지의 악마 같은 모습을 보자 더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를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아버지를 저는 강하게 밀어냈습니다.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었습니다. 저는 거실 한쪽에 숨겨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혹시 증거가 필요한 순간이 있을까 싶어 동영상 녹화를 했는데 이게 유용하게 쓰일차례였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켜둔 건데 다행이네요.

“ 아버지 항상 똑똑하다고 자랑스러워하시고 좋아하셨죠. 네 똑똑합니다. 아주 똑똑하게 이번 사건 맡을 거예요 법정에서 뵐게요!”

“엄마 가요.” 저는 그대로 어머니를 모시고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혼소송과 동시에 폭행까지 얹어 아버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머니께서 아버지에게 돈을 보냈네요. 아주 오래전이지만 아버지와 나누었던 문자 결정적으로 폭행 동영상까지 모두 모았습니다.

몇 달간의 싸움 끝에 어머니는 승소할 수 있었고, 어머니는 위자료와 재산 분할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재판을 준비하다가 알게 된 건데 아버지께서 리조트 법인 카드로 유흥을 즐긴 사실이 있더라고요..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아주 많이요. 그래서 현재 저는 아버지를 상대로 배임죄를 물으려 재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판례를 살펴본다면 몇 년간 징역을 살 것 같습니다. 한때 저를 사랑했던 아버지지만 이제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도망 다니고 숨어지는 어머니의 그간 인생에 비하면 그깟 몇 년 징역살이쯤은 너무나 더 약한 것이니까요?

"바람 나서 집 나간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어릴 적 바람나 날 버린 엄마, 아빠와 할머니 손에 자란 내가 검사가 되어 엄마를 찾는데 골방에 사는 엄마를 본 순간 아버지를 체포하는데…

현재 저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 전셋집을 구해서 살고 있는 중입니다. 어머니는 오래전 아버지에게 맞은 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허리를 치료하러 병원에 다니고 계십니다. 

저는 어머니께서 다 나으실 때까지 그리고 후에도 쭉 어머니를 보살필 생각입니다.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니까요? 지금까지 못했던 효도 어머니가 질리실 정도로 할 생각입니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진실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고 이 또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 우리 더 이상 속지 말고 숨지 말고 떳떳하게 살아요. 그리고 이제 행복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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