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저는 다정하셨던 부모님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왔습니다. 외동딸로서 부모님은 제게 각별하셨고 넉넉하진 않아도 모자람 없는 가정 형편에 열심히 사시는 부모님 덕분에 저는 별 걱정 없는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행복은 한순간의 사고로 산산이 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없이 차를 타고 지방으로 다녀오시던 부모님께서 갑자기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시게 됐거든요.
차가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처참한 사고로 인해 부모님께서 겨우 목숨만 구하셨고 그렇게 하루아침에 두 분 모두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몇 차례 큰 수술을 받으셨지만 안타깝게도 아빠는 결국 몸을 회복하지 못하시고 돌아가시고 마셨어요. 다행히 엄마는 깨어나셨지만 후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시고 병원 생활을 하시며 병원에서만 지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빠를 가슴에 묻고 떠나보낼 마음의 여력도 없이 어린 나이부터 아프신 엄마를 간병하며 집안의 가장이 돼야 했습니다.
예전에는 꿈도 있었고, 대학에 진학해서 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는 제가 못하는 대학 생활을 하는 다른 친구들을 멀리서 부러워하는 것이 전부였어요.
그렇게 저는 제 삶을 포기하고 아픈 엄마를 돌보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가 계신 병원에 찾아온 자원봉사자들 중에 제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었어요. 저와 비슷해 보이는 나이였지만 저와 달리 대학생인 남자는 왜인지 모르게 제게 정성스럽고 적극적인 관심을 표현하더라고요.
오랜 간병 생활로 제대로 인간관계를 맺지 못했던 제게는 누군가의 관심이 낯설면서도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아픈 엄마를 돌보며 생계까지 꾸려야 했던 저에게는 연애가 사치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게 다가오는 사람을 애써 거절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현준 씨는 쉽게 물려서지 않더라고요.
부잣집 아들이었던 남자 친구는 엄마 간병 때문에 고생하는 저를 무심양면으로 도와줬습니다.
부모님이 그렇게 되시고 난 뒤로는 여행 한 번 가본 적 없다는 제 말에 대신 간병인까지 붙여주며 저를 여행에 데려가기도 했고 제가 생계로 어려워하는 것을 알고 대신 생활비를 보태주기도 하며 여러 가지 신경을 써줬어요.

그렇게 예쁜 만남을 이어오던 저희 사이에 어느 날 갑작스러운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아이가 찾아오게 됐거든요. 생각지도 못한 일에 저는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웠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혼자 고민만 하다가 겨우 어렵게 남자 친구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힘들게 꺼낸 이야기에 현준 씨가 갑자기 짜증을 내더라고요.
여태 연애하며 늘 좋은 모습만 봐왔던지라 처음 보게 된 모습에 저는 너무 놀라고 당황했지만, 다행히도 남자친구는 이내 제게 미안해하며 저를 달래줬고 저와 아이를 책임지겠다며 결혼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때는 나도 너무 당황하고 놀라서 그랬던 거야. 진심은 아니었어! 그렇다고 내가 자기를 너를 설마 모른 척하겠어. 내가 그동안 미애 너한테 얼마나 잘했는지 알잖아?”
“우리 결혼하자!” 저를 책임지겠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안심이 되면서도 양가 집안 형편이 너무 차이 나는 상황이 부담되고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런 저의 걱정처럼 처음 뵙게 된 시어머니께서는 저를 무척이나 못마땅해하시더라고요..
“학교는 고등학교까지밖에 못 나왔고 집에 돈은 없고 어머니는 아프다고? 그런데 와중에 혼전 임신해서 결혼하겠다니 너도 참 대단한 인물이구나.” 초면에 저를 보곤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순간 제가 결혼을 위해서 남자친구를 꼬신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 정도로 어머니께서는 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셨고 대놓고 무시하는 티가 팍팍 나셨지만 다행히도 뱃속의 아이와 현준 씨의 설득으로 저희는 반대 없는 결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신 중이었던 제 상황 탓에 결혼식은 올릴 수 없었죠. 비록 결혼식은 하진 못했지만, 드디어 남편과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저는 그 후로 시댁으로 들어가 신혼살림을 꾸리게 됐습니다.
저를 못마땅히 하시는 시어머니 밑에서 시댁살이를 하는 것이 내키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때 제 상황에선 다른 방법은 없었어요. 그나마 어머니께서 저를 받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었죠. 그래도 부잣집 며느리로 들어간 덕분에 엄마의 치료비며 경제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저는 대가로 시어머니의 혹독한 시집살이를 군말 없이 견뎌야만 했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싫으셨던 시어머니는 저희를 결혼시키신 이후로도 제게 마음을 열지 않으셨어요. 그래도 이제 제가 며느리고 저희 부모님이 사돈인데도 불구하고, 존중이나 배려 없이 악담을 하곤 하셨죠.

“난 너희 집 같은 일이 티브이 드라마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아버지라는 사람은 일찍 죽고 어머니는 아파서 드러누워 있는 게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 싶었거든.”
“너도 참 구질구질한 인생 잘 버텼구나 그래서 독끼가 있는 건가 남들은 넘보지 못할 나무를 넘봐서 기어이 우리 집에 들어온 걸 보면 그놈의 임신만 아니었다면 내가 너 같은 며느리를 들을 일은 없었을 텐데 어쩌다 우리 집에 너 같은 애가 들어왔나 모르겠다.’
“우리 아들이 네가 어디가 좋다고 그랬을까? 제대로 뭘 배우기나 했으면 또 몰라 겨우 고졸에 대왕 문턱도 안 밟아본 네가 우리 아들을 만나는 게 가당한 일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네 “
“죄송해요. 어머님 그래도 앞으로 제가 잘할 테니까. 조금만 지켜봐 주세요.”
“널 지켜보고 있으라고 뭐 그러면 내가 널 예뻐하기라도 할 것 같아? 너는 참 욕심도 많다. 이 집에 살게 해 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지 어디 인정을 받으려고 들어 ~내가 아무리 너를 예뻐해 보려고 이해해 보려고 노력해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지 집안 형편이며 학력이며 어디 내라도 부족한 너를 내가 대체 뭘 보고 예뻐하겠니? 내가 너를 받아주고 결혼시킨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는 거야. “
“나 정도 되니까. 그래도 결혼시켰지 다른 집이었다면 애 떼라고 하고 쫓겨났어.. 그러니까 너는 앞으로도 그냥 늘 내가 죄인입니다. 생각하고 납작 엎드려서 지내라는 말이야. 내 말 알아듣겠어?” 시모는 저를 보 때마다 그런 악담을 망설임 없이 하곤 했습니다.
시모에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죠. 내가 뭘 그리 잘못해서 사람만도 못한 축은 을 받아야 하나 하루에도 몇 번씩 속이 찢어지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남편과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시모의 시집살이와 모욕에 시달리며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남편이 곁에서 저를 다독여주고 위로해 줘서 제가 견딜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시모가 아무리 괴롭힌다고 해도 저희 아이와 남편만 있으면 다 괜찮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힘이 돼주던 남편마저 외도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쩐지 외도를 알아차리기 전부터 남편이 저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생각해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제 남편은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았어요.
휴대폰 비밀번호도 바꾸지 않았고 외도를 하고 있는 여자의 연락을 숨기지도 않았죠 남편은 제가 외도를 알아차렸다고 했을 때도 별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로 저에게 오히려 반문했습니다.
“당신 이 여자와 한 대화 내용에 대해서 해명 좀 해봐~ 당신 나 멀리 여자 만나고 있었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당신 옆에 나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우리 나은이까지 있는 상황에 어떻게 바람을 피울 생각을 해!”
“거기다 내가 의지할 사람이라곤 이 집 안에서 당신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아이 깜짝이야 너는 왜 남의 휴대폰을 네 마음대로 보고 있어 아무리 부부라고 하지만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는 시켜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아휴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건데 뭐 이혼이라도 하고, 싶어? 아니면 뭐 지금 만나고 있는 애랑 헤어지라고..”
“뭐 ? 당신 갑자기 왜 이래 그런 말보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이런 말이 먼저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
“별로 안 미안하니까 그러지 난 솔직히 네가 내가 바람피우고 있는 걸 진작에 알고 있는 줄 알았어. 알고도 우리 집에서 받는 게 있으니까. 묵인한다고 생각했지.. 더 솔직하게 말하면 결혼하게 됐을 때부터 내가 무엇을 하든 넌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
“이 결혼해서 가장 이득 보는 사람이 누구야 바로 너잖아. 힘들게 돈 벌 필요 없어. 비싸고 좋은 거 먹고 놀고 누려 장모님 간병 걱정할 필요 없어진 게 나랑 결혼하면서 싹 다 없어진 거잖아.”
“그래서 난 내가 무슨 짓을 버려도 네가 입 다물고 지금 얻게 된 위치 지키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아니었나 봐?”
“그럼 나도 좀 곤란해지는데 내가 준 거에 비해서 받는 게 너무 없으니 내가 너무 손해 보는 결혼인 거잖아. 어떻게 이혼할까? 장모님 치료하는 데 드는 돈 너 다시 자리 잡는 시간과 비용 거기다 어린 나은이까지 데리고 나가서 혼자 키울 자신 있겠어?”
“그럴 자신 없잖아. 네가 무슨 능력이 있고 도와줄 집안이 어딨다고 그러니까 그냥 알면서 모른 척 넘어가 그렇다고 내가 365일 바람피우고 있겠냐! 다른 여자 지겨워지면 널 찾겠지 왜 조광지처가 제일이라는 말도 있잖아.”
남편이 매일 밤 다른 여자의 흔적을 묻혀 오는 모습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지낸다는 것도 참기 힘들었죠. 그래서 시모에게 이번 일을 전달하기로 했어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자존심과 사람들의 시선을 중요시하는 시호라면 아들의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런데 자식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더라도 팔은 안으로 굽게 되어 있는 건지 시모는 제가 하는 말을 듣고도 비웃었고 되려 저를 조롱하는 말을 해왔습니다.
“어머님 아무리 제가 못 마땅하다고 하셔도 남편이 하는 행동 가만히 놔둘 일은 아니잖아요. 잘못된 행동이잖아요.”
“그러게 네가 잘하지 그랬냐?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고 하던데 네가 얼마나 못났으면 결혼하고 몇 년이나 됐다고 걔가 다른 여자를 만나 네가 내 성의 반의 반이라도 찼으면 내가 내 며느리라고 생각하고 현준이한테 뭐라 하겠지만, 난 널 내 며느리로 생각하지 않아. “
“그래서 딱히 현준이에게 할 말이 없구나! 현준이한테 너 같은 애 버리고 이혼하라는 말은 해 줄 순 있겠지만, 어차피 선택권은 너에게 있지 않니? 현준이가 그랬다면서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하자고 정 못 견디겠으면 이혼을 해! 쥐뿔도 없는 너희 형편으로 네 엄마 죽어가는 모습 보고 싶으면.. 너한테 또 그럴 깜냥은 없지? 그러게 어디 오르지도 못할 나무에 오르려고 해 “ 모자지간에 입이라도 맞춘 건지 두 사람 모두 저의 집안 형편과 엄마의 치료비를 가지고 협박과 조롱을 일삼았어요.
두 사람에게 양심과 죄책감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제 앞날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시모는 평생 저를 며느리로서 인정하지 않을 테고 남편은 가정을 등한시한 채 저와 딸에게 절대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가 되지 않을 거란 미래가 말이죠. 그래서 자리에서 남편과 이혼하겠다는 결심을 시모에게 전달했습니다.
“아니요. 현준 씨와 이혼할 용기 있어요. 이혼할 겁니다. 이혼해서 어머님께도 현준 씨한테도 보여드릴게요. 두 분 없이도 얼마나 잘 먹고 잘 사는지 오히려 어머님께서 그런 식으로 말씀해 주셔서 제가 결단을 내릴 수 있었네요.”
“이 집안이 얼마나 막돼먹은 집안인지 똑똑히 깨닫게 해 주셔서 더 큰 후회하기 전에 제가 살 길 찾게 된 것 같습니다.”
“다른 뜻으로 어머님께 참 감사해요.”
“네가 이제 별 수를 다 쓰는구나 그렇게 하면 누가 컵이라도 먹을 줄 알고 ” 넌 어차피 그런 결정 절대로 못 해 왜냐고 넌 혼자서 살아갈 용기가 있겠니?”
“맘 같아선 현준이와 헤어지고 싶겠지 근데 당장 눈앞에 네가 감당해야 되는 돈들이 보이지 그리고 앞으로 너와 나은이 인생이 어떻게 될지도 뻔히 보일 테고 그런데 네가 현준이와 이혼하겠다고? 아무리 화가 나서 하는 소리라고 해도 제발 나중 일도 생각하고 말해라. 말이란 건 한 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는 거야.”
“너처럼 순간 화를 못 참아서 말했다간 평생 후회할 일이 생긴다고 멍청한 년 그래 네 마음대로 해봐라 어차피 몇 시간도 안 돼서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있을 사람은 너일 텐데 이제 할 말 끝났으면 좀 나가라 바쁜 사람 잡아두지 말고 그리고 네가 화난 건 화난 거고. 집안일은 집안일이야?”
“혹여 니 자존심 세우겠다고 집안일에 소홀한 행동 하면 알아서 해라 너 알지 네 엄마 치료비 결국엔 내 주머니에서 나오고 있다는 거!” 시모는 제가 남편과 이혼하겠다는 말을 화가 나서 그냥 하는 아는 소리라고 생각하는 듯 보였습니다.
놀라거나 당황하는 모습 하나 없이 저를 비웃기만 했죠. 시호가 그런 모습을 보이든 말든 상관없었어요. 저에겐 더 중요한 일이 있어 일에 집중해야 됐으니까요. 이혼 소송을 할 때 필요한 증거를 모아야 했습니다. 남편의 외도 증거를 말이죠. 남편의 외도 증거를 모으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어요.
뭐 대놓고 외도를 하는데 증거를 못 모으면 그게 바보였죠 다른 사람들은 남편의 외도 증거를 모으려고 하루 종일 남편 뒤를 쫓고 잠복까지 하면서 겨우겨우 증거를 모은다고 하던데 저는 남편이 샤워할 때나 티브이를 보고 있을 때 남편의 휴대폰을 열어 외도하는 여자와 나눈 대화 내용과 같이 찍은 사진들을 제 휴대폰으로 기록하기만 하면 됐죠 그것 외에도 당당히 여러 여자와 만남을 가지고 있는 증거를 충분히 모으게 된 저는 남편에게 이혼 소송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소송을 시작하고 바로 친정엄마 집으로 딸과 함께 몸을 피하게 됐죠 그런데 소짱이 날아가고 나서 보인 시어머니와 남편의 태도가 참 웃겼습니다. 정말 제가 이혼 소송을 청구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봐요. 깜짝 놀랐는지 휴대폰에 불이 나도록 전화를 하고 문자와 톡도 수십 통을 보냈죠.

그런데 처음 화를 내던 시모와 남편의 태도가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혼하는 건 문제가 없는데 방법이 문제가 된다는 거였죠. 이혼 소송을 취하하고 합의 이혼을 해달라고 부탁을 해 왔어요.
“짐승 새끼들도 은혜를 갚을 줄 안다고 하던데 너는 어떻게 우리한테 일절 설명도 없이 네 마음대로 이혼 소송을 하니? 지금까지 네 엄마가 치료받고 네가 편히 지낼 수 있었던 게 누구 덕분인데~ 용건이 치료비 때문이라면 제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해서 갚도록 할게요 된 거죠.?”
“그리고 전 분명히 이혼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것도 어머님 앞에서 말이죠.
‘그거야. 난 네가 홧김에 뱉은 소리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이혼을 하겠다고 했지 소송하겠다고는 안 했잖아. 조용한 집구석을 사방팔방 쑤시려고 하는 거야. 당장 이혼 소송 취하해라 ~네가 원하는 게 이혼이라면 합의 이혼으로 해 줄 테니..”
‘그 사람이 무슨 잘못을 저질러 이혼하게 됐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고 싶어요.”
“어머님과 그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시는 것 같아서 법원의 판단으로 대신 알려드리려고요. “
‘합의 이혼하자.” 남편은 합의 이혼을 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수 없었죠.
“이제 와서 여러 여자들과 문란하게 외도를 한 이유로 이혼 소송하게 됐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문제가 되나 보지~ 난 당신 태도 때문이라도 그렇게 안 되겠어!”
“이제 와서 억지로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당신 태도가 같잖아서 이혼 소송 취하 못 해 주겠다고.”
“내 아들이 한 행동에 대해서 사과하마 미안하다 .” 짧은 사과를 하는 시모의 말 한마디에 악이 서려 있었습니다. 이빨을 꽉 깨물고 힘을 주며 말하고 있었죠. 분명 사과를 받고 있었는데, 마치 협박을 당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뭐 어쨌거나 저는 남편과 합의 이혼을 하기로 했고 소송을 취해야 한 뒤 서로의 조건을 확인하고 합의 이혼으로 갈라서게 됐죠 이후 남편과 이혼한 뒤 시댁에서 나오게 된 저는 딸아이와 함께 생활하게 됐어요.
남편과 조용히 이혼하는 조건으로 받은 돈 덕분에 보금자리로 자리를 잡게 된 근처에서 편의점과 작은 카페를 차릴 수 있었고, 경제적으로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죠. 그렇다고 해도 삶의 여유가 많았던 건 아닙니다.
아픈 엄마를 돌보면서 어린 딸까지 키워야 했으니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너무 많았죠 그래도 행복했어요. 스스로 엄마를 돌보며 아이까지 키울 수 있는 여력이 됐으니까요? 시간이 흘러 딸이 자라면서 점점 더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요. 전 남편과 이혼을 한 선택을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던 도중 시모가 어쩐 일인지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이혼하고 시댁을 떠난 이후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연락 없던 시모였는데 말이죠. 3년 만에 나타난 갑작스러운 시어머니의 등장으로 인해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습니다. 짧지만 결혼 생활 동안 직접 몸으로 겪으며 남편과 시모가 어떤 사람들인지 충분히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무시하고 싶었지만 왠지 내가 도망간다는 느낌이 들어 피하기가 싫었어요. 두 사람들에게 당당해야 하는 건 오히려 저였기 때문에 절 만나러 왔다는 심호를 마주하게 됐죠.
“오랜만이다. 어째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얼굴이 좋구나. 난 예상하기로 네가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우리들 앞에서 설설 길 줄 알았는데 그래 지금 사는 삶은 만족스럽니?”
“제 삶의 만족도를 물어보시려고 찾아오신 건 아닐 텐데 찾아오신 이유 먼저 말씀하시죠? 어머님 같은 사람 상대하실 만큼 여유로운 분 아니잖아요. “
“그래도 한때는 우리 집안사람이었는데.. 밖에 나가서 생활하더라도 교양은 좀 갖추고 살아라 사람이 오랜만에 만났으면 근황도 묻고 그러는 거지.. 어떻게 넌 우리 집에서 지내는 동안 배운 게 하나도 없니?”
“아닌가 뭐 열등한 것들은 직접 눈으로 보고 배워도 머리에 씌워지지가 않는 건가?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잘 사는지 좋은 선택인지 모르고 그러고 사는 거겠지..”
“내가 이해하마 머리가 못 따라간다는데 내가 이해해 줘야지 뇌 용량 부족한 너에게 본론만 말하마 현준이 결혼한다.”
“그것도 아주 좋은 여자와 너랑은 비교조차 될 수 없는 아이지.. 밑바닥 인승인 네가 우연히라도 우리 며느리들 아이와 스쳤을 일도 없었을 거야.’
“그만큼 너랑은 근본 자체가 다른 아이야. 집안이든 학벌이든 또 능력이든 밑과 것과 비교가 될 수 없는 아이니까. 그래서 네가 내 아들 결혼식에 꼭 와줘야 해. 너같이 집안 학벌 또 능력 거기다 성격까지 모자란 거 투성이인 년이 내 아들과 결혼했었다는 게 얼마나 감개무량한 일이고 너에게 기 좋은 기회였는지 네 눈으로 똑바로 봤으면 좋겠다. “
“우리 집안과 너희 집안 그리고 현준이와 너의 수준 차이를 직접 봤으면 싶거든. 잠깐이지만 우리 같은 사람 집안에서 살았던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지금의 인생을 선택한 걸 후회하라고 너에게 보여주고 싶어”
“축의금 때문이라면 부담스러워하지 마라 우리 같은 사람들이 설마 벼룩에 칸을 빼먹을까? 봐 아니지 오랜만에 만났는데 도움이나 쳐야 되겠다.”
“안 그래도 너 다 죽어가는 너희 엄마 보살필 돈 떨어져 가지 않니? 우리 집에 나갈 때도 푼돈 받아 갔는데..”전 남편이 재혼하게 됐다며 청첩장을 내미는 시어머니는 저에게 수치심을 줄였는 듯 보였어요. 왜 그러는지도 알 것 같았습니다.
과거 전남편과 제가 이혼하게 됐을 때 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굉장히 굴욕적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아마 그날 일을 원한으로 삼고 돼 갚아줘야 되겠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시모에게는 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조차 몇 년이 지나서도 복수를 해야 되는 일이었나 봅니다. 솔직히 어이가 없었어요. 미취학 아동을 상대하는 느낌을 받기까지 했죠.
이런 사람들과 인연이 더 길어져 봤자 저에게 득이 될 게 없다고 생각한 저는 적당히 대화를 마치고 시모와 헤어지려고 했는데, 세모가 적당히라는 걸 모르는 겁니다. 계속 아픈 저희 엄마를 걸고넘어지며 수준을 운운하고 있었으니 도저히 가만히 있지 못하겠더라고요.

“청첩장 잘 받았고 그날 뵙기로 하죠.”
“그리고 도움은 필요 없어요. 남편이 잘못해서 받은 푼돈으로 잘 꾸려가고 있거든요. 보시다시피 아주 잘 살고 있답니다. “
“제가 워낙 바쁘게 살고 있어서 이만 가보도록 할게요 청첩장 감사해요.” 자리를 일어선 저는 다음 날부터 남편과 결혼한다는 여자에 대해서 알아보게 됐습니다. 자세히 알아볼 순 없었지만 대충 알아본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여자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변호사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양력을 보니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사람이더라고요. 거기다 이것저것 뒤져보며 확인을 하게 됐는데 여자의 집안 자체도 굉장히 뼈대 있는 집안처럼 보였습니다.
시모가 말했던 것처럼 저와는 비교가 될 수도 없을 만큼 대단한 여자였죠 남편과 결혼한다는 여자에 대해서 알게 될수록 스스로 위축되기보단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엘리트 여성과 여성의 집안이 과연 남편의 과거를 알고도 결혼을 시키려고 할까 싶었죠.
솔직히 돈 빼고는 내세울 게 없는 남편과 시댁인데 겨우 돈 때문에 그런 집안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을 사위로 또 사돈으로 맺으려고 하는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또 여성분 직업이 변호사잖아요. 그러면 누구보다 법적으로 예민한 사람일 텐데 남편이 여러 여성들과 바람피운 걸 알고도 결혼을 할 거라 생각되지 않았죠. 분명 남편과 시모가 사실을 숨긴 채 입을 닫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을 말했는지 안 했는지는 제가 직접 여성분을 찾아가 확인해 보면 됐죠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 될까 싶었어요. 이왕 본때를 보여주기로 한 거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결혼식 당일 해방을 놓자고 생각했죠. 설령 신부 쪽 집안에서 사실을 알고 있고 그럼에도 결혼을 진행하려고 한다면, 결혼식장에서 해방을 놓는 게 두 집안 사이를 전 남편과 여자 사이를 깨버릴 수 있는 일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모가 준 청첩장에 적혀있는 시간에 맞춰 결혼식장을 찾아갔어요. 이왕 하게 된 이벤트 제대로 해보려고 드레스까지 입고 나갔죠. 그래야 저에게 쏠리는 시선이 많을 테니까요? 따뜻한 봄 날씨 드레스가 보이지 않게 긴 코트까지 입고 기다렸던 저는 신부가 입장하는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전 남편이 오늘의 결혼식 주인공으로서 당당히 먼저 식장 한가운데를 걸어 나왔죠 이후 사회자가 신부 입장이 있겠다는 말에 맞춰 제가 식장 한가운데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예식장 직원들은 저의 갑작스러운 행동의 당황한 모습이었어요. 뛰어들어온 제가 드레스를 입고 있으니 신부인지 아닌지 헷갈려하면서 말이죠.
곧 있으면 저를 알아볼 사람들로 인해 끌려나가게 될 테니 그전의 모든 사실을 말해야 했어요. 그래서 저는 식장 한가운데로 올라가자마자 그곳에 자리한 하객들이 다 들을 수 있게 목청껏 소리를 지르게 됐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 저를 아시는 분도 있겠고 모르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우선 저는 오늘 이 결혼식의 신랑인 김현중과 결혼했었던 사람입니다.”

“저 인간과 결혼하면서 입지도 못한 드레스를 오늘 여기서 입게 됐네요. 제가 올라온 이유는 다름 아니라 한때 제 남편이었던 인간과 그의 어머니라는 사람에 대해 할 말이 있어 이렇게 올라와 소란을 피우게 됐습니다.”
“신부 측 가족분들께서는 지금 속고 계신 거예요. 인간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아마 모르고 계실 거라고요. 김현준 인간이 어떤 짓을 했…” 제 소개가 너무 길었던 건지 예식장 직원들이 올라와 소리를 지르고 있는 저을 사방에서 포위하고 빠르게 제압을 했고 저는 그들에게 붙잡힌 식장 바깥으로 쫓겨날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때 신부 입장에 맞춰 버진로드 앞에서 준비를 하고 있던 신부 측 아버님께서 직원들을 잡고 저를 놓아주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앞으로 하는 말에 있어 책임질 수 있겠냐며 물어보셨죠.
“잠깐만요 손 놓읍시다. 내가 들어봐야 할 일인 것 같으니 방금 우리 사위 될 사람에 대해 밝히겠다는 말 전부 사실입니까?” “앞으로 나오는 말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겠어요. 만약 내 사위 될 사람한테 억하심 정이 있어서 내 아이 결혼식 망치는 거라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만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고요. “
“네 책임질 수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격고 당한 일입니다. 증거가 필요할 것 같아서 이렇게 휴대폰에 다 찍어왔어요. 제가 인간과 결혼을 한 사이고 아이도 있고 이혼까지 했다는 증거들이요.’
“신부님과 신부님 측 가족분들께서 이미 인간에 대해 알고 계시면서 넘어가시는 게 아니라면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 꼭 들으셔야 돼요.”
“그럼 말해 보세요. 들어보고 판단해야 될 것 같으니 그런데 내 딸이 위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상 밖으로 나올 수가 없으니 내 딸이 들을 수 있게 말해줬으면 좋겠네요.” 다행이었습니다. 쫓겨나지 않고 남편과 시어머니의 정체를 밝힐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새 남편이 제 앞에 다가와 있었어요. 그리고 사실을 밝히려는 절을 막으려고 했죠.
“장인어른 이 여자 제 스토커입니다. 몇 년 전에 콩밥 먹게 만들어서 한동안 뜸했는데 제가 결혼한다고 하니까 다시 찾아온 것 같아요. 정신이 이상한 여자예요. 그러니 이 여자가 하는 말 헛소리로 치부하시면 됩니다. “
“당신 또 콩밥 먹고 싶어? 이 사람이 어디서 남의 결혼식에 찾아와서 행패야 여기요 이 여자 끌고 나가세요. 이런 미친 여자 하나 못 막아서 이게 뭡니까? 내가 이러려고 여기 예식장을 잡은 것 같아요.”
“내가 이 일에 대해서는 반드시 문제 삼을 겁니다. 우선 이 여자 철이나 똑바로 하세요. 앞으로 예식 진행하는 동안 얼씬도 못하게 하라고요.”

“이상한 여자 나 여기 초대받고 온 사람이야! 그것도 당신 어머니가 초대해서 왔다고 물어봐. 내가 누구 초대받고 찾아온 건지 여기 내가 받은 청첩장도 있으니 잘 보라고?”
저와 남편은 실랑이를 벌이게 됐고 직원들은 저희 두 사람의 실랑이로 인해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했습니다.. 결국 남편이 직접 저를 데리고 나가려고 했는데, 그때 신부 측 아버님께서 남편을 말리고 저에게 모든 걸 말하라고 하셨죠. 신부 측 아버님 덕분에 저는 모든 사실을 자리에서 전하게 됐어요.
“이 사람은 아버지 여의고 아픈 어머니 간병하고 있는 저에게 다가왔고 전 그런 이 사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혼전 임신하게 돼서 결혼하게 됐어요. 시어머니 되는 사람이 저희 집 형편과 저의 존재가 창피하다면서 식은 올리지 않았지만요 시댁에 들어가서 신혼생활 하게 된 전엔 그곳에서 생활하는 내내 시어머니 되는 사람에게 인격 모독과 괴롭힘을 당해야 됐습니다. “
“아픈 저희 엄마는 때문에 잘못도 없이 여자 입에 오르락내리락했고 일찍이 아버지 여의고 어머니 간병과 치료비를 책임지기 위해서 이어가지 못 단 제 학업을 가지고 무시했습니다. 그래도 그런 시댁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남편과 제 소중한 딸 덕분이었죠. 그런데 남편마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자를 만난다는 사실보다 남편의 입에서 되돌아온 대답이 더 황당했습니다. 자신들이 저의 아픈 어머니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으니 여자를 몇 명이나 만나듯 신경 쓰지 말라는 거였죠. 애초에 저와 결혼을 결심한 것도 저희 집에 금전적인 도움 주고 즐길 것 다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습니다. “
“그래서 그냥 모른 척하고 돈이나 받아 가면서 살라고 했어요. 여자는 계속 만나겠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그러고 만난 여자가 제가 알기로 여러 명입니다. 당연히 시어머니라는 여자에게 말을 했죠. 그런데 돌아오는 건 남편 입에서 나온 말과 똑같은 말들이었어요. 거기다 또 저희 아픈 어머니를 가지고 협박하고 조롱했죠. 그러다 이혼하게 됐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저의 존재를 모르시는 건 제가 제 딸을 데리고 나오기 위해 또 아픈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필요한 돈을 받기로 하고 조용히 합의 이혼을 했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며칠 전 시어머니였던 여자가 찾아와서 이 자리에 참석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보고 잠깐이라도 자신의 아들과 결혼 생활했던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느끼라고 말이죠. 저와 비교할 수 없는 여자와 결혼한다고 말했습니다. ‘
‘그런데 여성분은 과연 남편 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을까 싶어서 이렇게 찾아오게 됐어요. 또 이렇게 소동을 벌이게 됐고요. 제 말을 증명할 증거들 다 가지고 있습니다.”
“전 진실만을 말하고 있어요.” 이미 남편과 시모는 고개를 숙인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 알게 된 사실에 웅성거리고 있었죠.
신부 측 가족들은 남편에게 결혼은 없었던 이야기로 하자며 파혼을 말하고 예식장을 떠났고요. 그 자리에 있던 하객들 모두 제 얼굴과 남편의 얼굴을 한 번씩 번갈아 가며 보곤 자리를 나섰습니다. 저도 이제 자리에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어 떠나려고 했는데, 남편이 절 붙잡곤 고소를 진행하겠다고 말하더군요.
“돈 처받았으면 입 닫고 네 인생이나 살 것이지. 왜 남의 인생에 끼어들어서 분탕질이야. 네 엄마 이제 살만하냐? 내가 가서 실수로라도 질긴 목숨 끊어줘? 이 거지 같은 게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네~ 너 내가 고소할 거야. 우선 명예 훼손은 기본으로 하고 우리나라에서 선이 임할 수 있는 제일 비싼 변호인들 선임에서 너한테 할 수 있는 고소랑 고소는 다 할 거라고 알았어.”
“네가 오늘 한 행동 후회하게 만들어줄게 “
“후회는 널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하고 있어 그리고 원망하려면 날 원망하지 말고 네 엄마나 원망해 가만히 잘 살고 있는 사람 먼저 건든 사람이 누군데~ 그러게 왜 사람을 속이면서까지 결혼하려고 그래!”
“그러니까 네가 한 짓이나 반성하고 살아 그리고 지금 나한테 신경 쓸 게 아니라, 너네 엄마나 챙겨 저기 보니까, 네 엄마 망신 하도 당해서 그런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네. “
“뭐 엄마 “그때는 고소든 뭐든 겁이 나지 않았어요. 또 남편에게 겁먹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죠. 그래서 할 말은 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전남편은 겨우 의자를 잡고 버티고 있는 시모를 챙기러 갔고요. 그날 이후 남편은 자신이 말한 것과 같이 명예 훼손으로 저에게 고소를 해왔어요. 넉넉고 당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변호사분과 상담을 하려고 알아보고 있었던 중이었는데. 모르는 연락처로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남편과 결혼할 뻔했던 여성분이었어요. 전화를 준 여성분은 저에게 이전 일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먼저 했습니다. 그리고 전 남편이 걸어온 고속권에 대해 알게 됐다며 제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죠.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기에는 서로 불편한 상황이 많을 것 같다며 자신이 아는 지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어요. 소송에 필요한 비용은 전부 자신이 부담할 테니 최대한 자세히 과거 결혼 생활까지 지인분과 상담을 나누라고 했죠.
뭐 명예 훼손은 어쩔 수 없겠지만, 남편과 시모가 저지른 과거의 죄에 대해서는 합의 이혼 후에도 물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증거들만 확실하다면 말이죠. 덕분에 법적으로 무지한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고. 명예 훼손을 한 남편에게 저도 한 방 먹일 수 있었어요.
물론 저도 명예 훼손에 대한 벌금형을 받게 됐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속은 정말 시원했습니다. 무엇보다 시모와 남편이 때문에 파혼을 하게 된 것에 대해 화를 삭이지 못했거든요. 그러면서도 제가 또 가만히 있지 않을까? 봐 겁이 났는지 저를 어떻게 해코지할 생각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편히 먹고 다시 제 인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딸이 자라는 모습을 매일 눈에 담고 있고 언젠간 자리를 털고 일어날 엄마를 간병하는 매일 똑같은 생활의 반복이죠. 그럼에도 전 행복합니다. 인상 찌푸릴 일 없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아니까요?
또 희망이 있잖아요. 내 딸이 건강하게 자라 좋은 사람이 돼 저와 행복하게 지낼 거라는 희망과 엄마가 일어날 거라는 희망 말이죠. 평범한 일상 그리고 희망만 있다면 행복한 삶을 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