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만 하면서 살다 보니 결혼도 못 하고 나이만 먹어버린 34 살 여자입니다. 사실 이 년 전부터 만나던 남자가 있었고, 올 초 양가 상견례까지 하고 가을에 결혼하려고 준비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저희는 동갑내기 커플이었고 이 년 전의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자 친구는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는 회사원이었고 저는 개인 사업자를 내고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프리랜서였어요.

저도 대학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해서 이 년 정도 일을 한 적도 있었는데, 하는 일에 비해서 월급이 너무 적고 일은 너무나도 힘들더라고요.
당시 야근까지 하고 추가 근무 수당을 다 합쳐서 202 겨우 넘을까? 말까 하는 월급을 받으면서 이렇게 살다가는 평생 남해 돈 벌어 출판아 장만 못하겠구나 싶었죠.
늦으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밤 10시간 없는 시간이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이용해서 새벽까지 외주일을 받아서 돈을 더 벌었어요.
처음에는 피곤하고 졸리고 내가 왜 집에 와서까지 일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통장에 쌓여가는 돈을 보니까, 점점 더 욕심이 생기고 일을 늘리게 되더라고요.
새벽 두 시 세 시 점점 더 일을 많이 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낮에 10시간 넘게 일을 하는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새벽에 몇 시간 하는 일이 돈을 더 많이 벌기 시작했습니다. 이럴 거면 회사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이 일을 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딱 내년 채우던 날에 다니던 회사에서 표를 내고 그때부터 집에서 혼자 일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죠.
직장 다닐 때 보다 2배에서~3배는 벌게 되었습니다.남자친구는 정말 평범한 일반 회사의 사무직이고 별다른 특별한 자격증이나 능력이 있는 건 아니라서 250 에서 302 좀 안되게 벌고 있더라고요. 뭐 서로가 돈이야 얼마를 벌건 그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고 처음 친구에게 소개받고 이 남자를 만나다 보니 사람이 순하고 말이 잘 통해서 좋았습니다.
결혼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전에는 별로 관심 없었던 남자친구와 저의 재산에 대해 닦아놓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별다른 건 없고 적금으로 모으고 있던 돈 3000만 원 정도와 2년 전에 새 차로 구입한 국산 중형차가 한 대 있었어요. 결혼하게 된다면 자기 집에서 현금으로 3000만 원 정도 더 지원해 주실 수 있다고 하길래 일단 지금은 괜찮으니까.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했죠.

반면에 저는 4년 전에 집을 하나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수도권 도시의 25 평 아파트였고 정말 밤낮없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전세 끼고 구입했어요.
너희 엄마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당시에 제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도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셔서 부모님과 함께 부동산을 찾아서 그렇게 집을 구입했습니다. 당시에 집값이 4억 정도 했고 2억 5000 전세를 끼고 사게 되었어요.
당장 제가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집은 아니 아니었지만 뭔가 내 명의로 아파트 등기가 하나 있구나 생각하니까 마음이 든든하고 인생을 낭비하고 헛설진 않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농땡이 안 부리고 열심히 일하고 돈 모으면서 살았고 덕분에 지금은 주식으로 1억 2000 정도 적금통장에 5000만 원 그리고 제가 사둔 집은 정확하게 두 배로 올라서 4억이 더 뛰는 바람에 요즘 시세로 8억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후 1년 정도 지나서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얼마 전까지 서로 재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상대방이 가진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다만 저도 이 년 정도 회사 생활을 했었고 남자친구가 한 달에 얼마를 버는지 대충 듣고 어느 정도 머릿속으로 계산해 본 적은 있죠.
얼마 정도 모으고 있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모아놓은 것이 좀 적어서 살짝 실망하긴 했어요.
그래서 남자친구에게도 제가 가진 재산을 공개했고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돈을 더 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식계좌나 적금통장 이야기를 할 때만 해도 남자친구가 별로 놀라진 않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이미 사 년 전에 제 힘으로 집을 구입해놨고 그 집이 두 배가 되었다는 말을 하니까 남자친구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너무 대단하다고 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 아무런 문제도 없고 서로 간에 서운한 것도 없어 써야 맞다고 생각하는데 얼마 전에 남자친구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신혼집 이야기를 꺼내더니, 자기 부모님들이 서운해한다고 하는 겁니다.
남잔데 내가 너한테 얹혀서 사는 것 같아서 좀 그래 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 말을 들으면서 좀 답답하기도 하고, 대체 나보고 뭘 어쩌라는 건가 싶어서 너랑 너희 부모님이 그런 생각이 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럼 내가 혼수를할 테니까. 너가 집을해와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집을해 오라고 하니까~ 갑자기 그건 아니라고 펄펄 뛰면서 한참을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겨우 한다는 말이 자기가 현금으로 저한테 5000만 원을 줄 테니까. 집을동 명로 하고 혼수는 서로 반반씩 하자고 하더라고요.

저 집의 대출도 하나 없고 지금 전세 살고 있는 분들 보증금도 조금 무리하면 제 힘으로 빼드릴 수 있어요. 진짜 치사해 보이고 좀스러워 보여서 결혼할 때 남자친구와 돈 이야기는 가급적 안 하고 싶었는데, 저쪽에서 먼저 이렇게 나오니까 저도 어쩔 수 없더라고요.
“대출 없는 8억짜리 집인데 5000만 원 들고 와서 공동명의를 하자고 게다가 훈수도 나랑 같이 반반씩 하자는 말이야.”
“너 지금 무슨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정신 차려 !”막상 서로 이야기를 시작하니까 남자 친구는 저한테 서운한 것이 많았나 봐요. 결혼하게 되면 부부간 있고 내 거가 어디 있냐면서 가정의 대출이 있으면 부부가 같이 갚는 거고. 재산은 공동 명의를 해서 가치 관리를 해야 한다면서 왜 이런 말이 나오기 전에 제가 알아서 공동명예 하자는 말을 먼저 안 꺼냈냐고 하더라고요.
“그럼 결혼하고 난 뒤에도 너는 니 재산 니꺼라고 움켜쥐고 있을래?” 남자친구 말은 어차피 혼수는 아무리 좋은 가전제품을 산다고 해도 다 없어지는 돈이 저는 계속 집을 제 명의로 갖고 있을 거기 때문에 자기가 일방적으로 손해라네요.
결혼 생각하면서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누가 이득이니 손해냐 하는 말을 듣고 좀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럼 다른 사람들은 보통 남자 쪽에서 집을 해오고 여자가 혼수를 해오는데 그건 전부 여자가 손해보고 하는 결혼이냐고 되물으니까.
남자랑 여자는 입장에 차이가 있답니다. 그런 입장 차이고 뭐고 나는 잘 모르겠으니 공동명예 하고 싶으면 집값의 반을 가져오던가 아니면 처음부터 내가 하자는 대로 그냥 진행하자고 했어요.

저는 살면서 다른 사람들이랑 싸워본 적이 별로 별 없었지만 돈 때문에 싸우다 보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치사해지고, 이치에 안 맞는 소리를 하게 되는 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를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하더니, 제가 끝까지 공동명예할 생각 없다고 하자.
“너는 이혼할 때 나눠주기 싫어서 그런 거지? 벌써부터 이혼 생각하니까 공동명예 못하는 거 아냐?” 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아니 누가 결혼식 올리기도 전에 이혼 생각부터 한답니까.
상식적으로 제가 제 돈으로 구입한 집인데 5000만 원 내고 반반하겠다는 게 잘못된 생각이죠. 듣다 짜증 나서 저도 남자친구에게 너 전 재산 3000만 원밖에 없으면서 5000만 원은 어디서 만들어서 오는 거냐고 물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걔네 부모 손님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더라고요.
결혼을 깨도 내가 깨고 말지 괜히 부모님 걱정시킬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날은 더 이상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고 저는 새벽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다가 잠들었죠.
다음날 오전에 전화기가 계속 울려서 잠에서 깨어 전화를 받았더니, 남자친구의 어머님이더라고요. 전화 받자마자 제대로 안부 인사도 없이 속사포처럼 자기 할 말만 쏟아내시는데 방금 잠에서 깨어 일어났기 때문에 비몽사몽 이게 꿈인 짓 생신집 구별도 안 가는 겁니다.

“너 이렇게 무서운 애였니 너가 우리 아들보고 4억 가져오라 했다면서 그러는 거 아니다. 너가 집 살 때 집이 방값이었잖니?가 지금 우리 집안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고 해.”
아니 쟤가 언제 나랑 결혼하고 싶으면 4억을 가져오라 했습니까? 하도 공동명의 탈령을 하니까 그렇게 공동명의가 하고 싶으면 제대로 된 돈을 달라고 한 거죠.
사실 돈을 준다고 해도 공동명예할 생각도 없고 집 문제로 시끄러우면 아예 신혼집을 다른 곳으로 구해도 아무 상관없었어요. 하지만 끝까지 저를 돈밖에 모르는 매정한 사람처럼 몰아가시길래 안 그래도 전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서 짜증이 잔뜩 나 있었기 때문에 저도 못 참고 할 말을 해 버렸죠.
“그럼 결혼 없던 걸로 하시죠. 저도 제꺼 날로 먹으려는 사람들이랑 결혼 못할 것 같아요. “라고 했더니, 너 지금 말투가 그게 뭐냐고 또 방방 뛰시는 겁니다.
“이제 결혼도 안 할 생각이니 더 이상 예비 시어머니도 아니고 아무 사이 아니잖아요.”
“아주머니 너무 피곤하고 머리 아파서 전화 먼저 끊을게요.” 해버리고 그냥 끊었어요. 뒤로 몇 번 더 전화벨이 울리고 나중에는 남자친구까지 제게 전화를 했지만, 다 받지 않았어요. 며칠 전화랑 문자 연락 오는 걸 전부 무시했더니, 3일째 되는 날 저희 집으로 남자친구가 찾아왔습니다.

그때는 부모님들에게 성격 차이 때문에 파혼했다고 말씀드린 상황이었고 사건의 전말을 모르시는 우리 부모님들은 남자친구가 저랑 화해하러 왔다면서 집으로 불러들이셨어요.
“5000만원이 좀 적은 것 같으면 우리 엄마가 2억까지 해주신대! 너도 그집 4억에 샀잖아. 살 때 가격에 반주면 되는 거지? 너도 이 정도에서 양보해.” 아니 양보는 무슨 놈의 양보를 합니까? 말도 안 되는 헛소리 하지 말고 너랑 결혼할 생각 없고 너네 부모님들 이야기 듣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냥 집에서 나가라고 했어요.
저희가 말하는 걸 옆에서 듣고 있던 엄마 아빠가 공동명의가 무슨 소리냐고 물으셨고 저는 머리가 아파서 가만히 있었는데, 남자친구 놈이 마치 자기가 억울하다는 듯 우리 부모님에게 처음부터 상황 설명을 하더라고요.
처음에 5천 줄 테니 공동명의 하자고 했는데, 제가 4 억을 가져오라고 했다면서 마치 제가 집 하나 들고 갑질하면서 돈 내놓으라고 하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 부모님한테 그런 말을 하고 있으니 진짜 웃겼어요.

아빠가 이야기를 다 듣더니, 표정이 굳으시고는 내 딸이 갑자기 결혼 안 하겠다고 하는 건지 솔직히 이해가 안 갔었는데 이제야 알겠구나. 하시면서 남자친구를 일어나게 하고는 집에서 쫓아내시더라고요.
끝까지 할 말이 남았는지 뭐라 말하려고 하는 남자친구에게 아빠는 한마디 더하면 곱게 걸어서 못 나갈 거라고 엄포를 놓고는 다신 찾아오지 말라며 쫓아냈습니다.
우리 아빠가 나이는 좀 있어도 아직까지 운동 열심히 하시기 때문에 키는 남자친구랑 비슷해도 덩치는 훨씬 크거든요. 아빠의 말에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집에서 쫓겨나더니, 그뒤론 연락 한 번 오질 않습니다.
헤어지자 말을 하고 헤어진 건 아니지만, 더 이상 연락이 없기 때문에 저는 헤어졌다 생각하고 있어요. 연애할 때는 누가 돈을 내건 아무 상관없었고 서로 맛있는 거 좋은 거 있으면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서 안달이었는데. 결혼은 연애랑 다른 문제인가 봐요. 누구 명의 집이건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결혼하고 같이 살 거라면 당연히 돈 같은 건 신경 쓰지 말고 공동명의 해줬어야 하는 걸까요? 열심히 일하고 돈 모아서 산 집인데 왜 당연하게 남자친구 몫을 줘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매정하고 이상한 사람이라면 앞으로 남자 만날 생각하지 말고 그냥 혼자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