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퇴근하기 전 입사 동기인 동민이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 오늘 혹시 약속 있어?”

“ 아니 없는데 왜?”

“ 그럼 나랑 저녁 먹을래?”

“또 요즘 무슨 일 있는 거야?”

” 그런 건 아닌데 눈치가 보여서 집에 가기 싫어서 그래 그럼 오늘은 곱창에 소주 한잔 어때?” 제 말에 동민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알았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잠시 후 자주 가는 곱창집에 마주 앉아 소주를 마시다가 동민이가 궁금한 듯 물었습니다.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혹시 집에 누가 눈치 주는 사람 있어? 형네랑 같이 산다고 했으니 형수님 눈치가 보이는 건가 그렇게 눈치가 보이면 따로 나와 살지 그래.”

“ 그렇지 않아도 그럴까 진지하게 생각 중이긴 한데 어머니가 결혼하고 나서 나가라고 성화 시네..”

“ 아~어머니께서 결혼하라고 눈치를 주시는구나.하긴 우리 나이가 35인데 여자친구도 없이 남자끼리 이러고 있는 거 자체가 좀 문제가 있긴 한 거 같다.”

동민이는 1년 전쯤 여자친구와 헤어졌는데요. 동민이와 헤어진 지 세 달 만에 전 여자친구가 소개팅으로 다른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 바람에 동민이가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둘은 무려 5년이나 사귄 사이였거든요. 그 사건 이후 동민이는 여자의 완전히 관심을 끊은 채 비싼 자전거 한 대를 사서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습니다. 나름 아픔을 견딜 만한 방법을 찾은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소개팅을 하는 족족 차이다. 보니 창피해서 더 이상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나이가 35살이 되었고 집에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그렇게 동민이와 저는 둘이서 소주를 기울이는 날이 많았습니다. 사실 그때쯤 친구들도 거의 결혼을 해서 맘 편히 만날 친구도 얼마 없었으니까요? 제가 아무런 말도 없이 소주만 들이키고 있자 동민이가 다시 물었습니다.

“ 넌 얼굴도 멀쩡한데 왜 지금껏 여자친구가 없는 거야?”

“요즘은 말 잘하고 재미있는 남자들이 인기가 많다며 나처럼 내성적인 사람은 아주 질색을 하더라고.”

“어머님이 빨리 결혼하라고 했어. 집에 늦게 들어가는 거야?” 동민이의 말에 제가 피식 웃다가 대답했어요.

“아니 어머니가 그러는 건 이골이 나서 괜찮은데 또 다른 복병이 나타났어.”

“ 복병이라니 혹시 니네 형수님도 눈치 주는 거야?”

“ 아니 우리 형수님은 성격 엄청 좋잖아. 그래서 별 스트레스 안 받는데 문제는 우리 조카야.”

“ 뭐~ 조카 이번에 학교 들어갔다던 그 조카?” 조카라는 말을 입에 올리던 동민이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깨까지 으쓱한 상태로 제게 물었습니다.

“어~ 우리 조카님 때문에 여관 골치 아픈 게 아니다.”

“조카가 놀아달라고 떼를 쓰는 모양이구나?”

“놀아달라고 때렸으면 차라리 낫게 문제는 우리 조카가 머리가 좋아도 너무 좋아서 문제라는 거야. ”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 가족들이 한 말을 모조리 기억한다니까.”

“ 대체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 건데..? “라고 묻던 동민이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사실 제게는 유빈이라는 참 예쁘고 똑똑한 조카가 있는데요. 유빈이가 똑똑해도 너무나 똑똑해서 문제였습니다. 거기다 집에 3대가 같이 살다 보니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말도 훨씬 잘하는 편이었어요.

그러니까 식사 시간에 가족들이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귀담아 듣다가 대화에 적극 참여까지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결혼을 못하고 있자 언제부터인가 온 가족이 제 결혼 이야기만 했고 유빈이도 삼촌의 결혼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들어갔더니, 조카가 노크를 하고 방 안으로 들어왔어요.

“삼촌 나 들어가도 돼?”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 들어와 ..”제 말에 조카가 씩씩하게 들어와서 제 손에 뭔가를 건네며 말했어요.

“삼촌 유빈이 말 잘 들어 이거 가지고 가서 할머니한테 드리고 죄송하다고 그래 ..”

“뭐~ 이게 뭔데 그리고 할머니한테 왜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건데..” 유빈이가 커갈수록 놀라울 정도로 말을 잘했기에 잔뜩 긴장까지 한 채 물었는데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런 행동을 할 유빈이가 아니었으니까. 제 무릎에 유빈이가 팔짱까지 낀 채 긴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입을 열었어요.

“삼촌 유빈이 말 잘 들어봐봐 요즘 할머니가 삼촌 때문에 맨날 소화가 안 된다고 하시면서 한숨만 쉬신단 말이야.”

“삼촌 때문에 삼촌은 뭐 잘못한 거 없는데?”

“ 없긴 왜 없어 삼촌이 결혼을 안 해서 지금 할머니가 엄청 스트레스 받아 하는데 아까도 할머니가 소화가 안 된다고 했으니까. 이거 가져다 드리면서 죄송하다고 해!” 라는 조카의 말에 손을 내려다봤는데요. 조카가 건댄 것은 사이다였습니다.

“ 근데 이걸 왜 드려야 하는 건데..?”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그걸 몰라서 물어? 그거 할머니가 소화 안 될 때마다 마시는 거잖아. 그거 가져다 드리고 죄송하다고 그래 그리고 삼촌 빨리 결혼 좀 해 ! 그래야 할머니가 임영웅 노래 들으면서 안 울 거 아냐.”

동민이에게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자 동민이가 배까지 움켜잡고 큰소리로 웃고 있었어요.

“ 뭐야? 유빈이 완전 천재 아니야?”

“ 내가 봐도 그런 거 같아 근데 매일같이 잔소리를 하니까 어머니 잔소리보다 유빈이 잔소리가 더 무섭다니까.”

“그런 예쁜 잔소리라면 매일도 듣겠다.”

“ 그뿐이 아니니까 그렇지..”

“ 뭐야? 뭐가 또 있단 말이야. 빨리 말해봐.”

제가 또다시 유빈이와의 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는데요. 그날도 역시 퇴근 후 집에 들어갔더니, 유빈이가 노크를 하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늘은 또 왜?삼촌한테 결혼 얘기할 거면 그냥 나가.”

“ 삼촌 이거 한번 봐봐..” 유빈이가 노트 하나를 보여줬습니다. 노트에 뭔가가 빼곡히 적혀 있었기에 제가 자세히 읽어봤는데요. 맨 첫 줄을 읽다가는 정신줄을 놓고 말았습니다. 맨 첫 줄에 우리 삼촌과 결혼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거든요.

그런데 밑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기가 막힌 글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어요.유빈이가 자랑스레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우리 삼촌은 팔굽혀펴기를 1분에 100회까지 할 수 있습니다.”

“ 둘 우리 삼촌은 안 매운 떡볶이도 잘 만들 줄 압니다. 매운 떡볶이를 먹고 싶으면 미리 말해 주세요.”

“셋 우리 삼촌은 엄청 큰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할머니 말로는 월급도 많다고 했어요. 바나나 우유를 100개도 사줄 수 있습니다.”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 넷 우리 삼촌은 웃기진 않지만 엄청 착해서 빨래랑 청소를 부려먹기 아주 편합니다. 우리 아빠가 빨래랑 청소를 엄청 잘하는데 외할머니께서 일 등 신랑감이라고 했거든요.”

“다섯 우리 삼촌은 훌륭한 아빠가 될 수 있습니다. 일요일마다 유빈이랑도 아주 잘 놀아주거든요. 특히나 보드게임을 최고로 잘합니다.” 그런 것들이 잔뜩 적혀 있었습니다. 집중해서 글을 읽다가는 제가 유빈이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어요.

“유빈아 삼촌 팔굽혀펴기 1분에 100개씩 못하는데 이거 거짓말이잖아.”

“ 삼촌이 그러니까 결혼을 못 하는 거래 원래가 쫌 있어 보이게 저거야. 여자들이 좋아하는 거라고 했어.”

“ 누가 그런 말을 했는데..?”

“그건 말이야. 내가 우리 담임 선생님한테 이걸 보여줬거든.”

“ 뭐 그러니까 학교 담임 선생님한테 이걸 보여줬단 말이야?”

“ 사실 우리 선생님이 얼굴도 엄청 예쁘고 마음씨도 천사 같거든.”

“그래서 내가 내내 점 찍어뒀었어.”

“ 뭘 ? 점 찍어둬..”

“ 뭐긴 뭐겠어? 삼촌이랑 결혼시키려고 그런 거지 그래서 내가 이걸 보여주면서 우리 삼촌이랑 만나보라고 했는데, 선생님한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대 사진 봤는데 경찰이더라고. 그래서 빨리 포기했어.”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 잘못하면 삼촌이  경찰에 잡혀갈 수도 있잖아. 근데 선생님 말로는 삼촌 정도면 훌륭한 신랑감이라고 했어.”

“만약에 남자친구가 없었다면 만나보고 싶을 정도래 여기 보면 팔굽혀펴기를 원래 내가 50개로 적었는데 선생님이 이런 건 좀 많이 하는 걸로 해야 한다고 고쳐줬어.”

“그리고 삼촌 보고 100 회까지 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래.. 그런 거짓말이 아닌 거잖아.” 유빈이가 어찌나 진지하게 말을 하던지 집중까지 한 채 듣고 있었는데요.

나중에서야 창피함이 몰려왔기에 제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유빈아 너 이거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여줬어? 누구한테 보여줬는데 ..?”

“우선은 미술 학원 선생님한테도 보여줬고 태권도 학원 여자 사범님한테도 보여줬어. 근데 사범님은 만나보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어.“

“ 뭐 니가 거절했다구? 왜~”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사범님은 막 날라다니기도 하고, 주먹이 엄청 빠르거든. 삼촌이 좀 걱정돼서 안 되겠다고 했어. 삼촌이 우리 집 큰 걱정거리긴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잖아.”

“ 유빈아 너 진짜 왜이래.. 이걸 다 보여주고 다니면 어떡해” 제가 두 손으로 머리를 싸맨 채 절규했는데요. 유빈이가 팔짱까지 끼고는 혀까지 차며 말했어요.

“그러니까 삼촌이 빨리 결혼했음 내가 그랬겠어.. 여기 좀 봐봐 삼촌 땜에 유빈이 이마에 주름까지 생길 지경이란 말이야.” 유빈이가 이마까지 보여주며 원망하듯 말했습니다. 순간 유빈이의 얼굴과 목소리에서 어머니가 느껴졌는데요. 유빈이는 할머니가 하는 말을 유심히 듣고는 따라 했으니까요?

그렇게 제가 유빈이의 이야기를 하는 내내 동민이가 어찌나 큰소리로 웃던지 주변에서 쓰고 후근거리며 쳐다봤을 정도였어요.

오늘도 어김없이 조카는 잔소리를 시작했습니다.

“삼촌 술 많이 마시면 여자들이 싫어한다고 했어? 안 했어? 아휴 내가 삼촌 때문에 주름살이 는다니까.”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그렇게 유빈이 잔소리로 인해 하루하루 골치 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유빈이가 제게 말했어요.

“삼촌 내가 드디어 성공했어.”

“ 성공 무슨 성공?”

“삼촌 색시감 찾았어.”

“ 유빈아 제발 그만 좀 하면 안 될까? 삼촌이 진짜 노력할게 그러니까 제발 그만 좀 하자.” 제가 유빈이에게 부탁까지 하고 있었지만 듣는 둥 마는 둥 유빈이가 말했습니다.

“삼촌 내가 아주 기가 막힌 사람을 찾아냈어 그건 바로 우리 옆집 이모야.”

“ 뭐?우리 옆집?”

“어~ 저번에 옆집 새로 이사 온 거 알지 근데 이모가 엄청 예쁘고 착해 저번에는 유빈이한테 쿠키도 줬거든.”

“ 넌 옆집 사람하고 어떻게 친해지게 된 거야?” 놀란 채 유빈이에게 물었는데요. 유빈이가 기가 막힌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몇 달 전 옆집이 새로 이사 왔다는데 떡을 가지고 와서 인사를 하더랍니다. 요즘은 이사떡을 돌리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 어머니가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고 모녀가 들어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유빈이가 옆집 현관문에 “우리 삼촌과 만나보실래요.” 라는 제목의 편지를 붙여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는데 매일같이 보내는 유빈이의 편지에 옆집 여자가 답장을 보내왔던 모양이었어요. 유빈이가 잔뜩 들뜬 표정으로 제게 편지를 건넸습니다.

“이것 봐봐 삼촌 만나본다고 써 있잖아. 삼촌 주말에 백화점 가서 옷부터 사자 내가 우리 선생님한테 물어봤는데 옷도 엄청 중요하대.” 이때 옆에 계시던 어머니가 낄낄거리며 말했어요.

“ 우리 유빈이가 중매를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니 아주 신통방통하다니까.”

“ 도련님 축하드려요. 제가 봐도 아가씨가 엄청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게다가 약사래요. 땡땡 병원 근처에서 약국하고 있대요.”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 약사요? 약사가 왜 저를 만나려고 하겠어요?” 제가 볼멘 소리를 하고 있자 형수님이 발끈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도련님이 뭐가 어떻다고요. 여기 유빈이가 쓴 거 보면 어마어마하잖아요. 근데 팔굽혀펴기100개 달성은 한 거예요?”

“삼촌 잘 봐봐 우리 선생님이 그러는데 여자가 말을 하면 재미없어도 무조건 웃으래 그리고 또 잘 들어주래. 그럼 좋아할 거래 그러니까 잘하고 와야 해.” 라며 유빈이가 코치까지 해줬습니다. 사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서 그랬던 것인지 생각보다 말이 잘 통했습니다. 거기다 유빈이라는 주제가 있다. 보니 더욱 대화가 잘 됐고요.

“말을 진짜 재미있게 하시네요.”

“ 정말요 사실 제가 재미없다고 소문난 사람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니에요. 정말 재밌어요. 사실 처음부터 유빈이가 너무 귀여운 거예요. 한눈에 봐도 사랑받고 자란 티가 났거든요. 그래서 가족들 모두 좋은 분들이겠구나 싶었어요. 소개팅 자리에 나가고 해도 다들 돈을 얼마나 버냐 모아놓은 돈 얼마나 있냐 그런 걸 물어보기 바쁘거든요. 근데 주혁 씨는 그런 건 하나도 묻지도 않는 거 보니 유빈이랑 참 많이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사실 이사 오던 날 떡을 돌렸는데 가족들 모두가 다 닮은 모습이어서 부럽기도 했거든요. 저는 엄마랑 둘만 살고 있어서 좀 외롭고 그래요.”

“아~우리 가족은 맨날 시끌시끌 난리도 아닙니다. 저희 어머니는 매일같이 임영웅 노래를 들으시는데 어찌나 많이 들으셨던지 유빈이도 기가 막히게 잘 부르거든요. 나중에 한번 놀러오시면 유빈이 노래 실력 들려드릴게요.”

“ 유빈이가 임영웅 노래를 해요?”

“ 말도 마세요. 어머니랑 같이 맨날 부른다니까요?”

“ 주혁 씨네 가족들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가인 씨는 우리 가족들이 그저 부러운 모양으로 내내 웃다가 돌아갔습니다. 그 뒤 우리는 자주 만나서 시간을 보냈고 결국 연인 사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유빈이가 큰 역할을 했고요. 셋이 같이 만나서 식사를 한 날도 많았으니까요? 그렇게 우리는 결혼 약속까지 했답니다. 그런데 결혼을 앞둔 어느 날 가인 씨가 제게 제안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의 부탁으로 우리 결혼식날 유빈이가 축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도대체 누굴 닮은 것인지 전혀 떨지도 않고 또박또박 축사를 읽어 내려갔거든요.

“ 안녕하세요. 저는 삼촌 조카 김유빈입니다.”

“ 우리 삼촌 결혼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우리 삼촌은 제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무려 8년이 넘게 여자친구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평생 살아온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여자친구 없이 지냈던 거죠.“

”그래서 제가 우리 삼촌을 결혼시키기 위해 삼촌의 자랑거리를 적어서 작은 엄마에게 드렸는데 마음씨 착한 작은 엄마가 삼촌을 만나줬습니다.“

” 삼촌이 1분에 팔굽혀펴기 100개를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작은 엄마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약국 하는 아가씨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이후.." 의문의 편지가 그 집 문에 붙기 시작하고 접선이라도 하듯 약국 아가씨가 누군가와 답장을 주고받는데 기가 막힌 사연이..

” 그리고 작은 엄마 덕분에 우리 집의 걱정거리가 사라져서 할머니랑 제 이마에 더 이상 주름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 작은 엄마 우리 삼촌이랑 결혼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삼촌 결혼해도 가끔은 바나나 우유 사줄 거지..“ 라고 축사를 끝낸 유빈이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반응은 어마어마했습니다.

한마디로 최고의 결혼식이었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우리는 홀로 계신 장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바로 옆집이라 자주 왕래를 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장모님과 아내 단둘이 외롭게 살았던지라 대가족인 우리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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