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에 결혼한 33 살의 여자입니다.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 신혼생활을 이 년 정도 더 하다가 돈을 좀 더 모으고 아이를 가질 생각이었는데. 살다 보니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어요.
그만큼 저희 부부 생활에는 문제없었고 오늘 이야기할 일이 있기 전까지는 남편과 저는 사이가 좋았습니다. 이제 앞으로 아이 낳고 양가 부모님들의 축복받으며 한참 행복하게 살아야 할 시기인데 남편과 시어머니의 이상한 행동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두 사람이 저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처음부터 저를 속이려고 했다는 사실이고 앞으로 제가 두 사람을 쉽게 용서하고 웃으며 지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 제가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남편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평소에 걱정 많고 조심성이 많았던 저는 먼저 결혼한 친구들에게 너희들은 첫 아이 낳았을 때 가장 힘든 점이 뭐였는지 물어보고 정보를 얻었습니다.
출산과 육아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애를 낳고 나면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것부터 몸이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그중에서도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말해주는 것은 산후조리원을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조리원 생활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그때부터 진짜 육아가 시작된다며 마음 단단히 먹고 준비하라고 겁을 줬습니다.

가장 최근에 결혼한 친구도 자기 시댁과 남편이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지원을 안 해줘서 조리원도 못 가고 집에서 전부 자기가 해야 했다는데 몸도 많이 아프고 고생을 많이 해서 아직까지 후유증이 남아 있다고 했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배가 더 불러 오기 전에 남편이랑 확실하게 해두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제 남편이 건설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한 번 지방에 아파트 공사하러 내려가면 최소 몇 달 동안 그곳에서 지내야 했거든요. 보통 주말에는 한 번씩 남편의 얼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이 낳고 나면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데 사이에 남편 도움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였어요.
저희는 결혼하면서 신혼집을 제가 다니는 회사 근처를 구했고 지방에 멀리 사시는 우리 친정 부모님과는 거리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친정 부모님은 아직 두 분 모두 직장을 다니시기 때문에 시간을 며칠씩 오래 빼서 저를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요.
그나마 시어머니는 전업주부시고 예전부터 제가 아이 낳으면 무엇이든 도와주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세상 어떤 며느리가 시어머니 수발을 받고 아이 봐달라 맡겨 놓으면서 편하게 쉴 수 있겠어요? 남편은 자기 엄마가 아이 보는 것과 집안일 하는 건 베테랑이니까. 도와준다고 할 때 부탁드리자고 했지만, 제 생각은 전혀 달랐습니다.
결혼하고 지금까지 시어머니와 그리 살갑게 지내지 못한 상황이었고 어머님께서 종종 우리 집에 놀러 오시면 은근슬쩍 살림타박도 하시는 분이거든요.

“너 이 거실 화장실 청소는 언제 했니? 맨날 보이는 부분만 대충 닦고 마는 거지? 그러면 안 돼 손 안 닿는 부분도 확실하게 청소해야지. 주방에 가스레인지는 한 번 쓰면 꼭 그때그때 닦아줘야 돼! 찌든 때 생기면 힘들잖아. 너는 어째 집안일 안 해본 티가 너무 많이 난다.” 라는 식으로 오실 때마다 제가 하는 살림을 못마땅해 하시고 작은 거 하나라도 트집 잡아서 반드시 지적을 하시고, 가셨습니다.
평소에도 그런데 제가 아이 낳았다는 이유로 집안일도 안 하고 누워있으면 어머님 눈에는 저나 우리 집안 꼴이 어떻게 보이겠어요. 처음에야 기다리던 손주가 태어났으니까. 기쁜 마음으로 애 봐주러 오시겠지만, 올 때마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눈에 보이실 거고. 결국 제가 견디다 못해 집안일도 하고, 애보는 일까지도 전부 다 해야겠죠.
그래서 남편에게 시어머니 부르는 것만큼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고 그냥 산후조리원에 2주 들어갔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도 힘이 들면 도우미 아주머니 이 주 정도만 부르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아이 낳게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그렇게 하라고 말했어요.
“돈이 문제야 당신이 편해야지~ 당신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해” 어차피 저도 맞벌이를 하면서 따로 모아둔 돈이 좀 있었기 때문에 도우미 부르는 돈은 제 돈으로 해도 좋으니까. 필요하면 부르겠다고 몇 번이고 이야기해서 확답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아이 낳기 전에 미리 남편과 함께 산후조리원 예약도 했고 산후 도우미 아주머니를 부를 수 있는 곳까지 전화로 다 문의해서 준비해 놓은 상황이었죠. 남편도 임신 마지막 달까지만 해도…
“당신이 아이 낳고 편하게 쉬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 우리 엄마랑 한 집에 있으려면 아무래도 불편하겠지?” 라고 말을 했었기 때문에 제 앞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꿈에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2주 있다가 퇴원을 하는 날이었어요. 그날 남편이 하루 일을 쉬게 되면서 조리원 앞까지 저를 데리러 왔었는데 어쩐지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시어머니까지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너가 그동안 고생했다. 일단 우리 집에 가서 짐 풀고 밥부터 먹자.”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멍청하게 우리 집으로 가기 전에 시댁에 먼저 들러서 밥도 먹고 아이 보여드리고 가려나 보다 생각했어요.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았는데 자꾸 남편이 곁눈질로 제 눈치를 살피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결국 시댁에 도착해서 어머님을 먼저 올라가시라 하고 남편에게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여보 왜 우리 집으로 안 가고 어머님 댁으로 먼저 온 거야?“
“어머님 아버님이 먼저 들르라고 하셨어?” 라고 물어봤는데 그제서야 남편이 우물쭈물 뜸 들이면서 한다는 소리가..
“사실 우리 엄마가 당신 산후조리 도와주고 싶대. 괜히 남의 손에 맡기는 것보다 엄마가 누가 봐주시는 게 낫잖아. ?”생각지도 못했던 남편의 말에 저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치밀어 올라서 남편에게 당장 집으로 차를 돌리라고 소리쳤어요.

하지만 남편은 제가 출산 전 미리 사다 둔 아이 용품들을 며칠 전에 전부 시댁으로 옮겨 놓았기 때문에 어차피 당분간은 여기에서 지내야 한다더라고요.
“일단 며칠 지내보고 정 당신이 힘들고 불편하면 그때 우리 집으로 옮겨줄게.” 서로 불편하게 저를 시댁에서 지내라고 하는 의도를 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어머님도 며느리 수발들기 힘드실 거고. 저는 저대로 편하게 지낼 수 없잖아요.
“당신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지 돈이 아까워서 그래? 애초에 산후도 소우미 부를 생각도 없었고 어머님 말씀 듣고 나를 시댁으로 맡겨둘 생각이었지?” 라고 화를 냈더니, 정곡을 찔린 듯한 남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끝까지 시댁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었는데, 저희가 지하에서 시간을 끌고 있었더니, 시부모님이 주차장까지 내려오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이끌려서 시댁으로 올라가게 되었어요. 남편이 했던 말대로 시댁엔 이미 아이랑 제가 지낼 방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정말 기가 막히다 못해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미리 얘기 다 들었다면서 산후도우미 불러다 모아 여러 생돈 쓰려고 하냐며 이 집을 조리원이랑 똑같이 생각하고 편하게 누워만 있으면 된다고 하면서 한 달이던 두 달이던 제가 원하는 만큼 편히 있으라 하셨습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로 사탕발림을 하더라도 저는 시댁에서 지낼 생각이 추호도 없었어요.
차라리 살림과 육아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내 집에서 편하게 쉬는 게 낫지 시어머니 수발받으며 시댁에서 어떻게 지낼 수 있겠어요. 제가 맘 편히 늦잠을 잘 수 있겠습니까? 한밤중에 화장실이라도 마음 편히 가겠습니까?

“어머니 말씀은 정말 감사한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어머니 불빛 편하실 것 같아서 그렇게 못하겠어요. 저 그냥 준영이 데리고 집에 가서 있을게요.” 라고 집에 가겠다고 이야기했더니, 그때부터 남편과 시어머니가 저를 설득하고 나섰습니다.
괜히 고집 부리지 말고 방금 출산해서 몸 상태도 안 좋은데 남편까지 일하러 내려가면 혼자서 어떻게 아이를 보고 밥이라도 해먹을 수 있겠냐면서 이번 한 번은 어머님 말을 들으라 하더군요. 어머님께서도 마음 같아서는 본인이 우리 집을 왔다 갔다 하고 싶은데 자기가 운전도 못하고 버스를 30분씩 타고 다니는 것이 힘들다면서 그냥 시댁에서 쉬라고 하셨습니다.
나보다 두 살 어린 시누가 작년에 취직해서 나가 살게 되면서 마침 시댁의 방도 하나 비었으니 편하게 내 집이라 생각하고 지내라며 저를 억지로 붙들어 놓으셨죠. 물론 어머님께서 며느리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건 알겠는데 정말 너무너무 싫었어요.
“우리 집에 있자 내가 엄마라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 어머님이 제 손까지 잡아가며 그냥 여기서 쉬라고 하시니까 대놓고 싫다는 말도 못하겠고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못하는 사이에 남편은 자기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지금 지방으로 내려가 봐야 한다면서 시댁에 저와 아이만 남기고 도망치듯 떠나버렸죠.
막상 짐을 풀고 나니 먹으라고 미역국도 한 냄비 끓여 놓으셨고 일단 밥부터 먹고 방에서 편히 쉬라고 하길래 어쩔 수 없이 어머님 말에 따라 아이를 맡겨두고 밥 한 숟갈 뜨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한쪽에는 제가 하나하나 골라서 사두었던 아이 침대와 용품들이 가득 차 있었고, 얼마 전까지 시누가 쓰던 침대에는 저를 위해 온수 매트까지 깔아두셨더라고요. 그렇게 준비를 해 둔 모습을 보니 끝까지 제가 불편해서 못 살겠다고 거절만 하기에는 시부모님의 정성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약해졌어요.
일단 며칠이라도 지내다가 정말 못 살겠고 불편하면 그때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포기하고 시댁에 눌러 앉았어요. 애초에 저를 시댁에 버려두고 도망친 남편은 그날 이후로 연락도 거의 없고 일이 너무 바쁘다면서 주말에 찾아오지도 않더군요.
모질게 거절하지 못해서 시작한 시댁 생활은 역시나 불편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시부모님 눈치 보느라 거실도 마음 놓고 다니지 못했고 열한 시만 되면 주무시고 집안 불이 다 꺼졌기 때문에 한밤중엔 화장실 가는 것도 고역이었어요.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 남편에게 도우미 따위 안 불러줘도 되니까.
당장 집에 가고 싶다고 주말에 올라와서 아이 짐이랑 내 짐을 다 옮겨달라고 이야기했는데 남편은 일단 한번 지내기 시작한 거니까 딱 한 달만 참고 지내보라 하더군요.
“엄마도 당신한테 신경 많이 쓰는데 왜 그래? 너만 불편한 거 아니야.? 조금만 참아봐 .” 내가 시댁에 있기 싫고 혼자 알아서 하겠다는데 왜 남편은 끝까지 안된다며 저를 말리는 건지 그때는 이유를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시어머니가 처음 약속대로 정말 저를 잘 챙겨줬으면 모르겠는데 처음 일주일 정도는 가만히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말라고 하더니, 시간이 지나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다고 누워만 있으면 몸이 더 안 좋아져.. 나와서 청소 좋아하는 거 좀 도와 도와주고 이따 거실 화장실 청소는 네가 좀 해라.” 아니 언제는 편하게 마음 놓고 쉬기만 하라면서 고작 일주일 만에 며느리가 누워있는 모습이 그렇게도 꼴 보기 싫으셨나요?

“저녁에 생태찌개 해 먹자 냉장고에 사다 놨으니까. 어디 맛있게 끓여봐 .” 정작 저는 모유 수유한다고 삼시 세끼 미역국에 밥만 말아먹고 있는데, 자기들 저녁 준비까지 저한테 시키더라고요. 힘든 몸으로 겨우 음식 만들어주면 아무 말 않고 먹기나 할 일이지 이건 짜네 저건 싱겁네 단 한 번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저 산후조리 시켜준다면서요.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쉬고 있으면 된다면서요. 어머님께서는 나중엔 아주 상주도우미 마냥 아침에 제게 할 일을 지시하고 나가셨고 저녁때 들어오셔서 제가 잘했는지 안 했는지 검사까지 하셨어요. 그렇다고 베테랑 주부로서 에라도 잘 봐주시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머님이 남편과 시누를 키웠다고 했지만, 너무 옛날 방식이고 어머님 성격 자체가 조심성이 전혀 없어서 제가 어머님께 아이 맡기기 싫었어요.
한 번은 어머님이 아이 안아들고 걸어가시다가 안방 문지방에 발가락을 찌으면서 아이를 그대로 방바닥에 떨어뜨릴 뻔했습니다. 그걸 제가 뒤에서 따라가며 보고 있는데, 어찌나 마음이 철렁하던지요.
어느날 거실로 나가보니 아버님은 이미 출근하신 뒤였고 어머님도 약속이 있는지 자리를 비운 상황이셨죠. 늦은 아침이라도 먹을까? 해서 냉장고 문으로 다가갔는데 메모가 적힌 쪽지가 한 장 붙어있었습니다.
“빨래통에 빨래 좀 해서 널어놓고 청소기 한번 돌려라. 냉동실에 오징어 있으니까. 그거 녹여서 저녁에 오징어 볶음 먹게 준비해 놓고,” 저 먹으라고 반찬 하나 만들어 놓지 않으면서 뭐 이렇게 시키는 건 많은지 더이상 이 집에 있기 싫어서 아이 데리고 간단한 집만 챙겨든 채 택시 잡아타고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집에 와서 일단 급한 아이용품은 인터넷으로 주문해 두고 시댁에서 사는 동안 아픔을 이끌고 집안일 하는데 한이 맺혀서 바로 우리 동네 가사도우미 아주머니도 예약했어요.
저녁이 되자 시어머니가 집에 돌아왔는지 저보고 어딜 갔냐고 물었습니다.
“얘 너 어디야 애까지 데리고 이 시간에 어딜 돌아다녀? 집에서 편히 쉬어야지 밖에 돌아다니면 몸에 안 좋은 거 몰라?” 편히 쉬게나 해주고 저런 소리를 하시던가요 저를 걱정하는 듯한 가증스러운 말에 속에서 환멸이 올라왔습니다.
저도 그때는 남편에게 열이 받아서 ..
“그렇게 내가 네 집에서 편하게 쉬는 게 배가 아프니? 하루 5만 원이면 애 낳고 온 니 마누라가 두 발 뻗고 편히 쉴 수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돈이 아까웠어 ?”제가 돈 이야기를 남편에게 꺼내자 남편은 그게 아니라며 시어머니한테 제 산후조리 비용으로 이미 300만 원을 보내줬다는 거예요.
이야기를 듣자마자 제가 너무 화가 나서 말했어요.
“나 당신 엄마한테 서비스 받은 거 하나도 없으니까. 당장 가서 돈 다시 받아와 그나마 잠은 거기서 잤으니까. 방값만 빼고 나머지는 빠짐없이 달라고 해!” 남편은 한 번 줬던 돈을 어떻게 다시 달라고 하냐면서 그냥 용돈 들인 셈 치고 넘어가자 하네요. 300만 원이면 저희 집 최소 두 달 치 생활비인데 큰돈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거나 다름없었어요.

어머님이 용돈이 필요하셨으면 자기 아들한테 돈 필요하다고 말을 하던가 저를 괜히 인질로 잡아서 돈도 뺏기고 시댁 집안일까지 제가 대신해 준 셈이라 두 배로 화가 나고 억울하더라고요.그렇게 저는 남편을 내쫓아버리고 아이와 둘이 지냈습니다. 돈도 돈인데 애 낳은 며느리를 불러다 집안일 시키고 부려먹은 시어머니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못 참겠더라고요. 남편을 시댁으로 내쫓았더니, 결국 어머님이 남편과 함께 집으로 찾아오셨어요.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줘 이러는 거냐.”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고 자기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제 와서 딴소리하냐면서 저보고 심사가 너무 꼬여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어머님께 제가 그런 소리 들을 이유 없고 앞으로 저희 집에 이런 식으로 불쑥 찾아오시지 말아달라 이야기했습니다.
남편이란 놈은 중간에서 제 눈치 보고 자기 엄마 눈치 보느라 아무 말도 못 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서 있기만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 편 들어주지도 못하고 시어머니 패악질 하나 막아주지 못할 남편을 믿고 어떻게 결혼 생활을 하나 회의감까지 들더라고요. 차라리 잘됐다. 싶어서 나는 친정에서 지낼 테니까. 찾아오지 말라 하고 아이와 함께 친정 부모님 댁으로 내려와 버렸습니다.
어차피 2년간 육아 휴직중이고 저희 신혼집은 시댁 근처라 언제든지 시어머니가 쳐들어올 것 같아서 불안했었는데 차라리 잘 됐죠 우리 부모님도 제 이야기를 듣더니, 사돈댁이나 사위가 생각을 이상하게 한다면서 절대 먼저 사과하지 말고 얼마든지 친정에서 있다. 가라 하셨어요.
저도 육아휴직 끝나는 2년 동안 아이 안 보여주고 친정에서 지낼 생각입니다. 벌써 남편이랑 시어머니는 난리가 났더라구요. 2 년 동안 친정에서 지내며 손주 안 보여줄 생각이냐고 당장 돌아오라며 펄펄 뛰는데 시어머니랑 남편에게 제대로 된 사과받기 전까지는 절대 친정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갈 거예요.

남편이 지난 주말에 찾아왔다가 저희 아빠한테 크게 혼나고 돌아갔고 시아버지께서 전화하셔서 자기가 미안하다며 사과하셨어요.
시어머니는 자존심 때문인지 연락도 한 통 없는데 평생 손주 안 보고 살아도 되면 어디 한번 맘대로 해보라죠 .아무리 남편이 애걸복걸해도 사진 한 장 안 보여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