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집 사려고 시댁에 2천 빌렸더니 돈은 됐고, 이사 갈때 자기도 데려가라는 시어머니…

저는 3살 1살에 예쁜 두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는 30대 맞벌이 워킹맘입니다. 대부분의 며느리들이 그렇듯 시어머니가 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남편을 사이에 두고 약간의 기싸움은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지난 몇 년간 애써 참고 살았었는데 얼마 전에 드디어 터질 게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집 사려고 시댁에 2천 빌렸더니 돈은 됐고, 이사 갈때 자기도 데려가라는 시어머니…

제가 이 집안에 시집오기 이 년 전의 시아버님은 돌아가셨고 남편도 저와 살고 있다. 보니 지금 시댁엔 어머님 혼자 계신 상황이에요.

저희 시어머니는 옛날 드라마에서나 나오던 시어머니들처럼 힘든 일을 시켜서 괴롭힌다거나 때리고 욕하고 무식하게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대신 저희 어머님은 말로 사람 진을 다 빼놓는 스타일이에요. 어머님에게 지금까지 입으로 당한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한때는 노이로제가 걸리다시피 해서 병원에서 약도 처방받아먹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하늘의 축복인지 조상님의 덕을 본 건지 결혼하자마자 몇 달 만에 바로 첫째, 아이를 가질 수 있었고, 첫째, 낳고 출산 육아 도중에 바로 둘째까지 임신하게 되어 둘째까지 낳고 육아 휴직 계속 연장해 가며 집에서 아이 보며 살고 있어요.

제가 공무원으로 주민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육아휴직 하나만큼은 철저하게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친정 부모님은 자영업을 하시기 때문에 평소에 너무 바쁘시고 아이 키우는 데 있어서 시어머니 도움을 받고 싶지는 않았어요.

차라리 제가 육아휴직을 풀로 다 쓰면서 혼자 힘으로 아이 키워야겠다. 마음을 먹고 집에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살고 있는데, 우리 시어머니가 정말 이런저런 말이 많으십니다. 잔소리를 넘어 듣다가 귀에 피가 날 정도고 맨날 똑같은 레퍼토리의 이야기를 똑같이 하시니 미치고 팔짝 뛸 것 같았어요.

"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집 사려고 시댁에 2천 빌렸더니 돈은 됐고, 이사 갈때 자기도 데려가라는 시어머니…

“아기 젖병은 꼭 물에 삶아서 소독해야 한다. 너가 덤벙거리는 성격이잖니 그런 성격은 사돈댁을 닮았나? 너희 애들은 안 그래야 하는데~”

할 말 못 할 말 구별을 못 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예요. 제가 들을 때 상처가 되고 가슴에 한으로 남을 만한 소리를 본인은 아무렇지 않게 해 버리시고는 나중에 제가 서운했다고 어머님께 이야기하면 정작 자기는 말을 했던 기억조차 하지 못합니다. 제 두 아이 모두 딸이었는데. 남편과 다른 식구들은 다들 기뻐했지만, 오직 단 한 사람 시어머니 혼자 정말 많이 실망하셨어요.

우리 남편이 집안에서 둘째, 아들이고 저희보다 먼저 장가를 갔던 아주버님이 있는데, 형님도 딸을 낳았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이번엔 반드시 아들을 원하고 계셨나 봐요. 제가 임신 소식을 어머님께 알려드렸을 때부터 자기는 이번에 예감이 너무 좋다면서 무조건 아들이라며 동네방네 설레발치고 호언장담을 하셨어요.

정작 남편이나 저는 아들이건 딸이건 아무 상관이 없었는데 집안에서 어머님 혼자 난리법석이었죠. 심지어 아주버님네가 다 모인 자리에서도 형님이 뻔히 듣는 앞에서..

“이번에는 아들인 것 같다 드디어 손자 보는구나 네들이 아들 못 낳아서 집안 대가 끊기는 줄 알았는데 다행이지 뭐냐~”라고 눈치 없이 말씀하시는 바람에 듣는 제가 다 민망할 지경이었죠. 요즘에 병원에서 성별 알려주는 것이 불법이긴 해도 의사 선생님들이 대충 알아들을 수 있게 힌트 정도는 주시잖아요.

"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집 사려고 시댁에 2천 빌렸더니 돈은 됐고, 이사 갈때 자기도 데려가라는 시어머니…

그래서 저랑 남편은 출산하기 몇 달 전에 미리 딸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머님께는 절대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이미 어머님이 온 동네방네 사람들에게 기다렸던 손자가 태어난다고 설레발을 떨어놔서 차마 딸이라는 말을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몇 달 뒤에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딸이라는 것을 어머님이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실망을 하던지 …

“이번에도 또 딸이네 우리 집안 며느리들은 딸밖에 낳을 줄 모르나 봐~” 제가 방금 애 낳고 회복하느라 누워 있었는데, 어머님의 말을 듣고 어찌나 서운하던지 괜히 제가 뭐 잘못한 거 같았어요. 제가 병원에서 산후조리원으로 자리를 옮길 때에도 시어머니는 끝까지 저보고 너도 딸 낳았으니까. 자기한테 애 봐달라는 소리는 하지도 말라고 하셨습니다. 어차피 어머님께 아이 맡길 생각 눈곱만큼도 없었는데 대놓고 저렇게 말씀하시니까 없던 정도 뚝 떨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주말에 저희 집으로 놀러 오신 시어머니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했던 말씀이 어떻게 너희 친정엄마는 딸이 애를 낳았다는데 와서 도와줄 생각도 안 하신다니라고 빈정대기 시작했죠.

친정엄마가 오시겠다는 걸 제가 거절했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도 제가 하는 말은 들은 척도 안 하고 본인 할 말만 앵무새처럼 하시니까 정말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어요. 첫째, 낳고 집에서 아이 보다가 10달 만에 다시 둘째, 임신했다고 말씀드렸을 때는 오히려 이야기 듣자마자 저랑 남편에게 크게 화를 내셨어요.

"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집 사려고 시댁에 2천 빌렸더니 돈은 됐고, 이사 갈때 자기도 데려가라는 시어머니…

“야 너희들은 생각이 있는 애들이야 없는 애들이야?” 연년생으로 바로 아이를 가지면 똑같은 성별이 나올 확률이 늘어난다면서 어디서 들으셨는지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저보고 생각 없이 덜컥 아이만 가진다고 아들을 낳겠냐 하셨습니다. 아무리 시어머니가 어떻게 말을 하던지 둘째도 역시나 딸이었고 이번에도 시어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식구들은 기뻐하고 축하해 주었어요. 오직 시어머니 한 사람만 딸이라는 소리를 들은 이후로는 저희 집에 찾아오지도 않고 둘째, 낳을 때도 병원에 찾아오지도 않았습니다.

저희가 결혼할 때 신혼집 전세를 구하면서 현금이 많이 부족했어요. 2년 전세였고 한 번 연장해서 더 살다가 올해 8월 계약이 끝나는데 또다시 다른 집에서 전세를 얻을까? 생각하다가 그동안 우리 두 사람이 모은 돈을 다 합치면 집을 살 수도 있을 것 같더라고요.

우리 동네 아파트를 보러 다니던 중에 저희 마음에 쏙 드는 집이 있었는데, 은행에서 대출 3억 5000을 받고 저희가 가진 전세금을 다 합쳐도 2000만 원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친정 부모님한테 한번 빌려볼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어떻게 장인 장모님한테 돈 이야기를 하겠냐며 자기 엄마한테 먼저 이야기해 본다 하더라고요.

저는 기대도 안 했는데 시어머니께서 흔쾌히 빌려주시기로 했다면서 일주일도 안 지나 진짜 2000만 원을 받아왔습니다. 물론 그냥 준 돈은 절대 아니고 우리가 앞으로 은행 대출보다도 먼저 갚아야 하는 돈이긴 했지만, 그래도 어머님의 도움으로 원하는 집을 구해 이사할 수 있었어요.

"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집 사려고 시댁에 2천 빌렸더니 돈은 됐고, 이사 갈때 자기도 데려가라는 시어머니…

그동안 시어머니한테 좋은 감정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겉으로는 저러셔도 자식들 힘들 때는 도와주시는 분이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어머님께 돈 빌려서 아파트 계약을 하고 난 바로 그다음 달부터였어요.

오는 8월 집에 들어간 이후로부터 저희가 한 달에 100만 원씩 갚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드려도 어머님은 괜찮다며 천천히 여유 있을 때 같거나 아니면 나중에 어머님이 늙고 병들면 모른 척하지 말고 데리고 살면 되겠다는 말을 하셨어요. 제가 너무 놀라 정색을 하자. 어머님은 농담이라고 둘러대긴 했지만, 진짜 어머님을 모시고 산다는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해서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8월에 이사 들어갈 때까지 돈 들어갈 일도 많고 정신없으니 구월부터 어머님께 100만 원씩 갚겠다고 말씀드렸고 어머님도 알겠다고 분명히 동의하셨어요.

가족 간의 금전거래라 이자 이야기는 명확하게 한 적은 없었지만 저희는 당연히 이자까지 넉넉하게 쳐서 풀 생각이었죠. 아직 전세 계약 기간이나마 이사는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머님께 몇 번이고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외식이나 간단한 선물로 성의 표시까지 해드렸죠. 나름 할 만큼 했다. 생각했고 어머님한테 별다른 기미도 없었는데 며칠 전에 어머님께서 갑자기 제게 전화를 하시더니…

“니들은 빌려간 돈 언제 갚을 생각이니? 이대로 떼먹을 속셈은 아니지?” 9월부터 갚겠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고 어머님도 당장 돈 쓸 곳도 없으니 천천히 갚아도 된다고 하셨는데..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릴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빌린 돈이니까. 가장 먼저 갚는 게 원칙이지만 저희도 이사 준비를 해야 하고 아직 아파트 잔금도 안 줬는데 갑자기 저렇게 나오니 너무 황당했죠.

"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집 사려고 시댁에 2천 빌렸더니 돈은 됐고, 이사 갈때 자기도 데려가라는 시어머니…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좀 그렇긴 하지만 아주버님 결혼할 때는 어머님이 5000만 원 해주셨는데 저희 때는 돈 없다며 한 푼도 안 해주셨어요. 애초에 남편이랑 제가 양가 부모님께 손 벌리지 말고 우리 형편 되는 대로 시작하자 준비를 했던 거고. 그때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5000도 아니라 2000을 그것도 빌려서 갚겠다는데 빨리 내놓으라 재촉하고 성화를 하는 시어머니를 보며 어처구니가 없었죠. 돈 빌린 지 이제 겨우 한 달 반밖에 안 지나 천천히 갚아라 괜찮다 하다가 왜 갑자기 이제 와서 당장 돈 내놓으라 말씀하시는 건지 통 이해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이틀 안에 돈 구해서 어머님 돈 다 갚을게요.”라고 말했더니, 자기를 왜 또 나쁜 사람 만드냐면서 알아서 천천히 갚으랍니다.

퇴근한 남편에게 낮에 어머니 전화 와서 당장 돈 갚으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하니까 남편은 자기 엄마 또 시작이냐면서 머리 아프다고 두통약까지 먹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남편이 말하기를 시어머니가 최근 들어 아주버님이나 제 남편한테 한 집에서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은근히 말씀하셨고 둘 다 엄두가 안 나서 못 들은 척 무시하고 있었다네요.

더군다나 아주버님네는 형님의 성격이 세고 자기주장이 확실하기 때문에 씨알도 안 먹혔지만 최근 들어 그나마 둥글둥글한 제 남편과 만만한 저한테 8월에 이사 가면 같이 살자 하고 압박을 넣고 있었답니다. 남편이 두 아이들도 있고 어머니까지 모시고 살기엔 35 평 아파트가 좁고 불편해서 안 된다고 거절을 했더니, 그새 화를 못 참고 제게 전화를 해서 돈 갚아라 어쩌라 으름장을 놓은 것 같다 하더라고요. 남편의 이야기 듣자마자 저는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남편도 이번 일에는 너무 충격을 먹었는지 당장 마이너스 통장이나 카드론으로 2000만 원 만들어서 다음날 바로 어머님께 갚겠다고 했어요. 이자도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고 시어머니 때문에 괜히 피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라 친정 부모님에게 말씀드리고 다음날 2000만 원을 빌렸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이자까지 포함해서 2000하고도 20만 원을 더 보태서 시어머니 계좌에 보냈더니,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속이 시원하더라고요. 시모는 본인 계좌에 돈 입금된 거 확인하자마자 저한테 다시 전화하셔서..

“너도 독하다 진짜 내가 그냥 농담 한번 한 거 가지고 바로 이렇게 나오기냐? 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저는 어머님이 아무리 시비 걸어도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고, 괜히 말 섞다가 싸우면서 똑같은 수준의 사람이 되기 싫었어요.

"20만 원은 뭐냐? 이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집 사려고 시댁에 2천 빌렸더니 돈은 됐고, 이사 갈때 자기도 데려가라는 시어머니…

5분 동안 혼자 실컷 화풀이하더니, 제가 별다른 대답도 안 하고 반응도 없이 가만히 있자 너 다음에 두고 보자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남편도 그전까지는 저한테 미안해하면서도 엄마니까 끝까지 붙들고 있었는데, 이번 일 때문에 미련 없이 거리 두기로 마음을 먹었나 봐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사시는 어머님이지만 앞으로 명절을 제외하곤 만날 일 없을 것 같다고 하네요. 저도 처음에는 돈 때문에 어머님한테 야속하고 속상했는데 일이 이렇게까지 되어버리니 오히려 속이 후련해요. 8월에 새집으로 이사 가서 아이들만 신경 쓰며 행복하게 살 겁니다.

어머님한테 집 주소도 안 알려줄 거고. 최소한의 며느리 노릇조차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희가 이렇게 된 원인은 전부 어머님이 제공하셨으니 어머님 탓입니다. 입으로 방정 떨다간 입으로 망한다는 말이 딱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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