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했던 저는 급히 일자리를 찾아야 했기에 큰 쇼핑몰 주차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기에 집의 생활비를 보태야만 했거든요.
학교에서 공부를 꽤 잘했던 편이었지만 대학은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빨리 취업을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효도하고, 싶은 생각뿐이었어요. 우리 아버지는 아주 옛날에 돌아가셨고 엄마라는 사람은 저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긴 뒤로 단 한 번도 찾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뒤 할머니 할아버지는 정말 힘겹게 저를 키워 주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여기저기 막노동을 다니셨고 할머니도 식당 설거지부터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어요. 저 또한 고등학교 때부터 잠깐씩 아르바이트를 해서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했지만, 아무래도 학생 신분이다. 보니 큰 보탬이 되긴 힘들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와중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항상 제 걱정뿐이었습니다.
일한 곳에서 돈을 받는 날이면 할머니의 손에는 항상 삼겹살이 들려 있었어요. 제가 삼겹살을 참 좋아했거든요. 그렇게 가족끼리 둘러앉아 삼겹살을 구워 먹게 되면 저는 허겁지겁 먹기 바빴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김치와 된장찌개만 드실 뿐 삼겹살을 잘 드시지 않았어요. 그날도 돈을 받은 날이었던지 할머니께서 삼겹살 봉지를 들고 들어오셨고..
“할머니 오늘 삼겹살 먹는 날이지?”라고 제가 신이 난 채 물었어요.

“암 그렇고말고 이 할미가 고기 사 왔으니까.. 많이 먹어.” 라며 삼겹살을 구워주셨는데 그날도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김치와 된장찌개만 드실 뿐 고기에는 손도 대지 않으셨어요. 모습을 보며..
“근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왜 고기 안 먹어.” 라며 제가 할머니 할아버지 밥그릇 위에 고기를 올려드렸지만..
“아유~ 우리는 삼겹살 안 좋아해 느끼한게 먹고 나면 소화도 안 되고 힘들어 그러니까 너나 많이 먹어.” 할머니께서 밥그릇 위에 있던 삼겹살을 도로 제 밥그릇 위에 올려놔 주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항상 그러시곤 하셨는데 어리기만 했던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정말로 삼겹살을 싫어하시는 줄 알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그날 밤 제가 잠이 든 줄 알았던지 할아버지께서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당신한테는 내가 미안하구려~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삼겹살 한 번을 마음껏 못 사주네 소고기도 아니고 그까짓 삼겹살 한 번을 못 사주는 못난 남편이구먼.”이라고 말씀을 하시던 할아버지의 목소리에서 왠지 모를 슬픔 같은 것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아니야. 그까짓 삼겹살이 뭐가 중요해! 우리 손주만 잘 커준다면 난 그런 거 안 먹어도 괜찮아. 우리 승우 먹는 것만 봐도 어찌나 배가 불렀는지 몰라~ 처음에 우리 집에 왔을 때는 삐쩍 말랐었는데 얼굴에 살도 많이 올랐고 키도 제법 많이 컸어 안 그래?”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까 내가 말이야. 처음 왔을 때는 무슨 멸치도 아니고 말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딱 보기 좋아 이게 다 당신 덕분 아니겠어. 당신이 고생이 많아~” 할머니에게 그저 미안하기만 했던 것인지 할아버지가 다시 말씀하셨어요.
“아니 뭐가 그렇게 미안하다고만 하는 거야. 밖에서 돈 벌어 오느라 당신이 고생이 많지..”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위로해 드렸어요. 뒤 두 분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이불 안에서 두 분의 대화를 했던 제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뒤부터 저는 삼겹살이 먹고 싶다는 말을 절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거기다 혹여라도 밥상에 고기가 올라오게 되면 예전같이 달려들어 다 먹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몇 점 먹다가 말곤 했어. 그래야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조금이라도 드실 수가 있었으니까요?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기에 제가 엇나가지 않고 잘 자라지 않았나 싶네요. 그리고 그때부터 제 머릿속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꼭 효도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기에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고3이 끝나가던 무렵 할아버지께서 일을 하시다가 다치시는 바람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할아버지께서 며칠 동안 입원해 계셨는데 병원 치료를 받는 내내..
“내가 우리 손주 대학까지 보냈어야 하는데 하필이면 지금 이렇게 될 게 뭘 라니..” 라며 눈물까지 흘리셨어요.
“할아버지 지금까지 할아버지 할머니 덕분에 나 잘 먹고 잘 컸잖아. 나 이제 곧 졸업하니까 내가 할머니 할아버지 먹여 살릴게 그러니까 할아버지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치료나 잘 받아.” 라며 제가 할아버지를 위로했지만..
“우리 손주 공부도 잘하는데 대학은 꼭 가야 하는데..” 할아버지는 그저 계속해서 눈물만 흘릴 뿐이셨어요. 그렇게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기 위해 알아봤는데 일자리 구하기가 정말 만만치가 않았어요. 그러던 중 아는 친구가 대형 쇼핑몰 주차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일할 사람이 급히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어요.
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밤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할 수 있었기에 그때 당시 제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꼭 대학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주차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 뒤 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되리라는 것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열심히 주차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어요. 날씨가 더운 날에는 주차장이 더욱 더울 수밖에 없었기에 그날도 땀을 많이 흘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잠시 뒤 어떤 아저씨가 제게 다가와서는..
“많이 덥죠 이거 시원한 얼음물이에요.”라며 이제 사 온 듯한 얼음물을 건넸어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 괜찮아요. 아까부터 저기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지금 얼굴에 땀범벅이에요.”라며 아직 아저씨가 제 손에 얼음물을 쥐어줬어요.

감사합니다. 제가 얼떨결에 인사를 했지만, 아저씨는 그저 빙그레 웃을 뿐 아무 말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갔습니다. 그 뒤 저는 아저씨를 까마득해 잊고 있었는데요. 얼마 뒤에 놀랄 만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날도 저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열심히 주차관리 일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를 관리하시는 소장님이 오시더니..
“현철아 여기서 무슨 영화 촬영을 한다고 하더구나 사무실에서 협조 잘해주라고 하니까 혹시 와서 물어보면 잘 알려줘~”라는 말을 했어요.
“영화 촬영이요?. 근데. 제가 뭘 알려줘요? “제가 놀라서 물었어요.
“그게 말이다. 영화 속에서 주차 관리하는 부분이 있는가 보더구나 그래서 너한테 이것저것 물어볼 수도 있어 그러니까 물어보면 잘 알려주라고 너도 알다시피 여기 점장 성격 아주 지랄 맞잖니 나도 피곤하니까 실수하지 말고..” 라며 신신당부까지 했습니다.
그 뒤 저는 소장님께 알겠다고 말을 한 뒤 계속 일을 하다가 화장실이 급해서 급히 화장실로 뛰어갔어요. 그런데 화장실 앞 의자에 낯이 익은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제가 입고 있는 주차관리 옷을 입고 있었어요. 명찰까지 착용하고 있었기에 제가 아저씨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는데요.
“어~그때 아저씨다.”라는 말이 제 입에서 툭하고 튀어나왔어요. 얼마 전에 주차장에서 저한테 얼음물을 건넨 아저씨였거든요. 제가 아저씨를 기억하고 있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아저씨의 머리 스타일이 정말 특이했거든요. 그렇게 제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아저씨를 멍히 바라보고 있었는데요.
“안녕 “이라며 아저씨가 환하게 웃으며 제게 손으로 아저씨가 이 옷을 왜 입고 있는 거예요. 제가 놀라서 물었고..
“그게 지금 나 영화 촬영 중이거든. 그래서 그때 네가 하는 거 보고 있었던 거야.”라며 아저씨가 다시 웃었어요
“아~그럼 아저씨 영화 배우세요.. 근데 왜 혼자 계신 거예요. 티브이에서 보면, 영화배우 옆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있던데요.”

“잠깐 화장실 온 김에 전화 좀 하느라고..” 라며 아저씨가 말했어요. 그때 당시 저는 영화배우를 처음 봤었기에..
“근데 아저씨 명한 사람이에요?” 제가 신기한 듯이 물었어요.
“나? 글쎄 근데 너 영화 많이 안 보는구나~ 나 그동안 영화 꽤 많이 찍었는데~”
“네 ~딱히 영화 볼 시간도 없어요. 티브이 볼 시간도 없는걸요 집에 가면 지쳐서 자기 바빠서요.” 라며 제가 웃었는데요.
“그럴 수도 있지 근데 말이야. 아까 보니 네가 손을 이렇게 하던데 이 아저씨가 하는 거 한번 봐봐 자연스러운 거 같니 네가 하는 거 보면서 미리 연습을 하긴 했었거든.”라며 아저씨가 제게 이것저것 물어봤고 저도 마치 무엇에 홀린 것 마냥 아저씨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었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처럼 아저씨가 편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저씨가 대단했던 것이 그때 영화 촬영을 해야 하는 배역이 조금 특이한 배역이었는데요. 머리 스타일과 행동까지 완벽하게 하고 제가 하는 것을 따라 했는데 아저씨의 눈에서 엄청난 빛이 났어요. 아저씨는 거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했으니까요? 그 뒤에도 저는 며칠 동안 아저씨를 도와드렸고 그날도 아저씨와 함께 화장실 앞 벤치에 앉아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근데 현철이 나이면 지금 학교 다닐 때 아닌가 아니면 취직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아르바이트하는 거라며?”아저씨가 갑작스레 물었어요.
“사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저를 키워주셨는데 할아버지께서 다치시는 바람에 저랑 할머니가 이래서 살고 있거든요. 근데 할머니도 몸이 좋지 않으셔서 일을 많이 못 하세요. 그래서 제가 돈을 벌어야 해요. 대학은 돈 좀 벌어서 가려고요.. 대학보다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더 중요하니까요.” 라며 제가 활짝 웃었어요.
“현철은 참 착하구나.”라는 아저씨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는데요. 그때 마침 쇼핑몰 관계자가 지나가다가 우리를 보게 되었는데 직급이 꽤 높아 보이던 관리자가 옆에 있던 직원에게..
“야! 아무리 주차하는 직원이라고 해도 그렇지 소장한테 잘 좀 뽑으라고 해라 머리 스타일이 저게 뭐냐? 딱 봐도 뭔가 덜 떨어져 보이는구먼 무슨 바가지 씌우는 것도 아니고 호섭이 머리가 뭐야?” 우리가 다 들을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네, 알겠습니다. 제가 용역업체 소장한테 계속 말을 하긴 하는데 주차관리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사람 복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제가 다시 전달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하는 듯했는데요.
직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높은 직급의 관리자가 우리를 다시 보며..
“얼른 일어나!” 라며 소리를 질렀어요. 말에 아저씨와 제가 벌떡 일어났는데~
“니들 앞으로 똑바로 해 그래야 이거라도 해서 밥 벌어먹을 거 아니야.”라며 관리자가 우리를 위아래를 훑어보다가 가버렸는데 그런 관리자를 보며..

“저 사람은 누군데 말을 저런 식으로 하는 거야?”아저씨가 제게 물었어요.
“저기 그게 여기 점장인가 그렇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인성이 아주 바닥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요. 그러니까 그냥 모른 척하세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는 말이요 우리 같은 용역업체 사람들은 사람을 똥이라고 부르거든요.”
분하기도 했기에 제가 아저씨에게 다다다 하고 말을 해버렸어요. 그런 제 말의 아저씨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어요. 뒤에도 영화 촬영이 며칠 동안 계속되었는데 그날은 영화 촬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와 있었고, 주차장에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때 알게 된 사실인데 아저씨가 꽤 유명한 사람이 그 영화에서 주인공이라고 했어요.
그렇게 인터넷을 찾아보니 꽤 유명한 사람이더라고요. 그랬는데 그냥 주차 직원 옷을 입고 머리 스타일까지 바꾼 채 안경까지 써서 다들 선뜻 못 알아본 거였어요. 그런데 그날 영화 촬영을 한다는 말을 듣고 쇼핑몰 점장도 내려와서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야기를 하던 우리 둘과 점장이 또다시 마주치게 되었고..
“야~ 내가 쟤 어떻게 하라고 했지 너 주차 소장한테 얘긴 한 거야?” 아니면 점장이 옆에 있던 직원에게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 순간 직원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는데요.
“점장님 저기 그게 말입니다. 사람이 박 땡땡씨입니다.”라는 말을 했어요. 하지만 점장은 직원의 말을 똑바로 듣지도 않고는..
“박 땡땡이던지 말던지 그게 나랑 뭔 상관이야. 소장한테 오늘 당장 말해.”라며 이번엔 아저씨를 노려보기까지 했어요.
“저분이 영화배우 박땡땡씨입니다.”.” 직원이 말까지 더듬으며 말했어요.
“뭐 영화배우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어. 얼굴이 다른데..”라며 점장의 아저씨를 유심히 바라봤는데 그때까지도 의심이 가득한 듯한 그런 얼굴이었어요.
“저기 그게 말입니다. 분장을 그렇게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번 배역 때문에 머리 스타일이랑 분장을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
남의 직원이 안절부절못한 채 말을 했고 직원의 말에 점장이라는 사람이 아저씨 코앞까지 와서는..

“당신이 진짜 영화배우 박땡땡이야.”라고 물었어요.
“네 ~제가 박땡땡입니다.” 라며 아저씨가 점장이 얼굴을 뚫어지나 바라봤어요. 그리고 그 순간 점장의 눈빛이 바뀌었는데요. “어허~ 자세히 보니 맞네 맞아!”라며 호들갑을 떨어대더니..
“안녕하세요. 제가 여기 점장입니다.”라며 갑작스레 아저씨에게 악수를 청했어요. 네 그런 점장의 인사에 아저씨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악수를 했지만, 아저씨의 표정이 영 좋아 보이지가 않았어요. 이미 점장의 인성이 바닥인 걸 알았으니 좋아할 리가 없었겠죠.
영화 촬영이 끝난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서 전화를 받았는데요.
“현철야 잘 지내고 있니?”
“누구세요?”라고 제가 물었어요.
“나야 인마 너한테 일배우던 아저씨..”라며 아저씨가 반가운 듯이 말했어요. 아저씨 제가 놀란 채 물었는데요.
“그래~ 인마 너 오늘 시간 괜찮니?”
“원래 오늘 휴무잖아?”

” 네 시간은 괜찮은데 왜요?”
“그럼.. 잠깐만 아저씨 좀 만나줘라.” 갑작스레 아저씨가 말했어요. 그렇게 잠시 뒤 아저씨가 말한 장소에 갔는데 아저씨가 먼저 와 있었고,..
“현철이 여기야.”라며 아저씨가 번쩍 손을 들었어요.
“이런 거 안 사주셔도 되는데..” 제가 미안한 듯이 아저씨를 바라봤어요.
“괜찮아 그러니까 많이 먹어 내가 소고기를 엄청 좋아해서 여기로 왔는데 괜찮겠니?” 아저씨가 물었어요.
“저야 괜찮지만 제가 죄송하잖아요. 소고기 엄청 비쌀 텐데..”제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인마 너 아저씨 무시하는 거야. 아저씨 이래 봬도 돈 많아!” 라며 아저씨가 큰소리로 웃으며 메뉴판을 들더니, 이것저것 주문하기 시작했어요. 그 뒤 제가 소고기를 보며 멍이 바라보고만 있었는데요. 소고기가 불판에 올려지면서 고소한 고기 냄새가 진동을 했는데 그 순간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리면서 마음이 아파왔거든요.
그런데 그런 제 마음을 알기라도 했던 것인지 아저씨가..
“왜?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나서 그래?”라고 제게 물었고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괜찮아 내가 할머니 할아버지 드실 고기는 따로 포장해 두라고 주문해 놨어. 그러니까 많이 먹어!” 라며 아저씨가 기특하다는 듯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 줬어 그렇게 저는 고기를 먹기 시작했는데 그때 먹었던 고기 이름이 꽃등심이라는 고기였는데요.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고기는 처음 먹어본 듯했어요.
“근데 그래서 오늘 저한테 소고기 사주시는 거예요.?” 제가 아저씨에게 다시 물었는데요.
“그런 것도 있고 그리고 너한테 꼭 해줄 이야기도 있고 해서 말이야.”
“저한테요? 무슨 얘기요? 라며 제가 아저씨를 빤히 바라봤는데 아저씨가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조용히 말하기 시작했어요.
“사실은 아저씨도 너처럼 힘들게 살았었거든. 전에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어 그러면서 연기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드디어 나한테도 기회가 왔어 정말 우연찮게 어떤 분의 도움을 받게 되었거든. 그분 덕분에 내가 이만큼 성장한 거야. 그래서 말인데 나도 너한테 도움을 좀 주고 싶구나.”
“그때 날 도와준 그분이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신 거예요?”
” 내게 항상 그랬거든. 나한테 고마우면 너도 앞으로 누군가에게 꼭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말이야. 그래서 나도 너한테 도움을 주고 싶구나.”라며 아저씨가 저를 빤히 바라봤어요.

“저한테요? 근데 왜 하필 저한테 그러시는 거예요?” 제가 놀라서 물었는데요.
“왜냐하면, 너도 나처럼 성공하게 되면 누군가를 도와줄 사람처럼 보이거든.”
아저씨의 말에 마음이 설레기도 했지만, 걱정이 되었기에 제가 다시 물었어요. 물론이지 지금 할머님 할아버님을 생각하는 현철의 따뜻한 마음을 항상 잊지 않으면 돼 넌 충분히 잘 해낼 거야라며 아저씨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어요.
“열심히 해서 다 갚으면 되는 거잖아.” 마치 다짐을 하듯이 제가 말을 했고 사실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까요? 그때 전 아저씨의 도움으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고 자주는 아니었지만 아저씨가 가끔 우리 집에 와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도 드렸어요.
제가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 것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치아가 많이 안 좋으셔서 항상 걱정이었는데요. 아저씨가 두 분을 모시고 가서 치아치료까지 해드렸어요. 아저씨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아마도 그때가 제일 감사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음식도 잘 드시고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거든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덕에 저는 공기업에 입사를 했습니다. 그때까지 아저씨의 후원은 계속되었고 취업을 한 어느 날 제가 선물을 사서 아저씨를 찾아갔어요. 언제부터인가 아저씨를 삼촌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삼촌 내 첫 월급으로 산 선물이에요.”

제가 떨리는 손으로 선물을 내밀었어요. 우리 현철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그동안 수고했다. 역시 내 눈이 틀리지가 않았어. 이 삼촌은 네가 해낼 줄 알았다. 이제부터는 니 게임이 시작되는 거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주렴 삼촌이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제 손을 꼭 잡아줬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처럼 그렇게 살게요 꼭 필요한 사람이 될게요.”라며 제가 눈물을 글썽였는데 그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제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뒤 저는 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받은 만큼 아니죠. 그보다 더 많이 사회에 돌려줘야 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요?
거기다 우리 할아버지께서도 요즘은 많이 건강해지셔서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제가 두 분을 모시고 여행도 다니고 있는데, 두 분이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모른답니다.
오늘도 우리 할머니께서는 현철야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할미가 우리 손주 좋아하는 거 다 해 놀게 라며 제게 전화를 하셨는데 오늘은 돼지고기 숭숭 썰어놓은 김치찌개 한번 먹어볼까 돼지고기는 무조건 많이 들어가야 해 알았지 제가 할머니께 신신당부까지 하면서 말했어요.

“넌 돼지고기가 질리지도 않아 삼겹살도 그렇게 많이 먹으면서 아니 난 먹어도 맛있어!”
제가 활짝 웃으며 말했는데 아마도 힘든 시절 절 제게 삼겹살 한 조각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를 쓰시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잊히지가 않아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삼겹살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