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대를 졸업한 뒤 취업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취업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백화점에서 근무하던 사촌 언니가 제게 급히 열락을 해왔어요.
“우영아 너 아직도 취업 준비 중이지? 혹시 아르바이트할래? 백화점 세일 기간이라 매자에 아르바이트 많이 구하던데. 취업 알아보면서 아르바이트하면 좋잖아!”
사촌 언니는 백화점이 큰 기업이었고 정규직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거든요. 나름 대기업을 다닌다는 자부심도 나름 컸습니다.
” 무슨 아르바이트야언니?”
” 그게 말이야 판매하는 건데 와서 간단하게 면접 보고 상품 교육받고 그러면 되거든.”
” 판매사원? 나 그런 거 한 번도 안 해봤는데 내가 그런 걸 어떻게 해?”
” 야 못할게 뭐가 있어? 상품 교육받으면 개나 소나 다해!”
” 사실 너 지방대 나와서 지금 어디 취업도 안되고 있잖아. 그러니까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잘하지 그랬어. 요즘은 지방대 나오면 서류면접에서 그냥 탈락이야. 그냥 그렇게 놀고 있을 바에야 뭐든지 하는 게 낫지 않아?”

그렇게 저는 얼떨결에 사촌 언니가 있는 백화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사촌 언니가 친척들에게 저를 취직시켰다며 큰소리를 치고 다녔답니다.
” 내가 대기업 정도 디니니까 취업시켜 주는 거지. 사실 요즘 취업이 어디 보통 힘든 일인 줄 알아?”
” 대학까지 졸업해서는 언제까지 집에서 먹고 놀 생각이니 하도 보기 딱해서 내가 일자리 알아봐 줬잖아!”
사촌 언니가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더라고요. 그렇게 제 백화점 생활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매대에서 뭐 간단한 액세서리를 파는 그런 아르바이트였는데 생각보다 제 적성에 잘 맞았던지 매출이 아주 좋은 편이었어요.
아이고 아가씨 성격이 아주 좋네 라며 손님들이 좋아하셨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직원식당에서 우연히 알게 된 명품관 직원이 제게 명품관에서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며 물어왔어요. 그렇게 저는 명품관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그냥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 별다른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저도 몰랐던 재능이 있는 거 같았어요. 우선 제게 알바를 하고 있었지만 판매 실적이 좋다 보니 다들 놀란 시선으로 바라봤거든요. 다만 우리 부모님은 제게 백화점에서 일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셨습니다.
” 내가 가만히 들어보니 그런 일은 오래 할 수도 없다고 하던데 빨리 취직할 생각이나 해!” 엄마는 걱정이 많으셨어요.
” 그냥 작은 회사라도 오래 다닐 수 있는 곳으로 다녀야지. 언제까지 아르바이트인지 뭔지 만 할 거야!”
부모님께서 걱정하신 이유가 사촌 언니가 친척들에게 제게 백화점에서 판매사원으로 근무를 한다며 그렇게 비웃고 다녔다고 하네요.
” 우영이 말이에요. 내가 그냥 아르바이트만 하라고 했지 내가 언제 눌러 않으라고 했나?”
” 하긴 뭐 지방대 나온 사람을 어떤 회사에서 채용하겠어? 우영이 수준에는 거기가 딱이기 하지. 결국 내가 취업시켜 준거네.”
아마도 백화점에서 사람들이 제 칭찬을 많이 하다 보니 사촌 언니 입장에서는 약간 기분이 상하지 않았나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정말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는데요. 어느 할머님 한 분이 제게 근무하는 매장으로 들어오셨는데 저를 보자마자 손을 잡으며 말씀하셨어요.
” 아가야. 우리 아가 맞는구나. 이제야 찾았구나..” 제가 놀란 채 어리둥절해 있었는데요.
” 아이 그 이것아! 어디 갔다 온 거야? 이 엄마가 너를 얼마나 찾아다닌 줄 알아?”
할머니 눈에서는 눈물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 할머니, 죄송합니다, 사람을 잘못 보신 거 같아요. 저는 할머니를 오늘 처음 봅니다.”

”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할머니가 안쓰러워서 제게 천천히 물었어요.
” 우리 아가야~ 우리 딸~.” 제게 할머니의 따님이 아니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할머니께서는 제 손을 꼭 잡으신 채 눈물만 흘리셨습니다. 그 순간 매장 매니저가 제게 다가왔어요.
” 우영 씨 무슨 일이죠!”
” 아니, 그게 이 할머님께서 저를 따님으로 착각하신 거 같아요. 제가 설명을 해드렸는데 자꾸만 저보고 따님이라고 하셔서요.” 제가 안절부절못한 채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 명품 매장에서 뭐 하는 겁니까? 그럼 빨리 보안 요원을 부르든지 해야죠.” 매니저가 보안 요원을 부를 태세였어요.
“아니 그게 제가 잠시 모시고 나갔다 오겠습니다. 할머니께서 지금 많이 놀라신 거 같은데 보안 요원까지 부르면 더 놀라실 거 같아서요.”
저는 매니저에게 말을 한 뒤 제게 할머님을 모시고 그곳을 나로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순간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할머님을 보고는 놀라서 뛰어오셨어요.
” 어머님! 도대체 어딜 가셨던 거예요? 깜짝 놀랐잖아요.” 할머니를 보자마자 아주머니가 놀라서 물었어요.
” 댁은 뉘시오?” 할머니가 놀라서 아주머니를 바라보셨어요.
” 어머님! 저 어머님 며느리잖아요! 또 기억이 안 나시는 거예요? 이를 이째 그래.”
할머니는 치매가 있었고 가끔 정신줄을 놓으신다고 아주머니가 저에게 말을 해주었고 고맙다고 하셨어요.
저는 할머니 가족을 찾았으니 그럼 이만 가본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제 손을 놓지 않았어요. 할머니는 며느리는 몰라보셨고 저를 딸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제 옷자락을 더욱 세게 잡으셨어요. 저는 어쩔 줄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요.

아주머니가 부탁을 하셨어요 주차장까지만 같이 가줄 수 있냐고 말입니다. 저는 메니져에게 보고를 하고 어쩔 수 없이 주차장까지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저랑 헤어질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리셨고 저는 그런 할머니를 외면할 수 없어서 한참을 주차장에서 할머니와 있었습니다.
” 미안해서 어떡하죠? 지기 정말 미안한데 우리 집까지 같이 좀 가주면 안 될까요?” 아주머니가 간절한 표정으로 바라봤어요.
” 죄송합니다. 지금 근무 중이라서 그건 어렵겠습니다.”
결국 아주머니는 아들을 불렀고 아들이 올 때까지 저는 주차장에 붙들려 있었습니다. 할머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있었습니다.

” 할머님 저 여기 있으니까 이제 그만 우세요.”제가 할머님 얼굴에 있던 눈물을 닦아 드렸어요. 아주머니 아들이 오자 할머님은 울다가 차에서 잠이 드셨고 저는 인사를 하고 매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뒤부터 정말 놀랄 만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때 그 아주머니가 다음 날 어떤 남자분과 함께 우리 매장을 찾아오셨어요.
” 어제는 정말 고마웠어요. 이거 어제 도와주셔서 감사해서 드리는 겁니다.” 아주머니가 제 손에 선물 봉투를 쥐여주셨어요.
” 아니에요. 제게 한 것도 별로 없는걸요. 정말 괜찮습니다.” 제게 놀란 채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저는 절대 받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손이 부끄럽다며 선물 봉투를 주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듣고 있던 매니저가 제게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 우영 씨 그냥 받아도 돼~ 고객님이 감사의 뜻으로 주시는 건데 받아요!” 저는 멀뚱멀뚱 서있다가 선물 봉투를 받아 들었어요.

그리고 옆에 서있던 남자분이 아무 말도 없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러고는 잠시 후에 그 두 분이 매장을 나가셨는데요.
” 여보 어때요? 내 말이 맞지? 우리 죽은 아가씨랑 판박이라니까!”
‘ 그랬으니 어머니께서 그러셨던 거야.”
” 그러게.. 정말 많이 닮긴 닮았구먼 근데 큰일이야 그 뒤 어머님이 계속 죽은 아가씨만 찾아대니 정말 큰일이야.”라고 말하시며 남자분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렇게 그 아주머니는 저희 매장을 자주 방문하셨고 명품들을 많이 사가지고 가시곤 했습니다. 그런 때마다 저는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주머니는 저희 백화점 VVIP 고객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저에게 커피를 마시자고 하셨어요.
” 저기 우영 씨! 내가 이런 말 하면 혹시 기분 나쁠까 봐 그동안 말도 못 하고 있었는데 그날 여기서 아가씨 만난 뒤로 우리 시어머님께서 식사도 잘 못 드시고 계속 우영 씨만 찾아서 지금 큰일이에요.”
” 정말요? 어떡해요? 괜히 저 때문에 큰일이시네요.”
” 그게 정말 미안한데 아주 잠깐만이라도 우리 어머님 말동무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 사례는 충분히 해드릴게요.”
” 네 그럼 긴 시간은 아니더라도 잠깐씩은 괜찮을 거 같은데 저기 근데 돈은 안 주셔도 됩니다.”
그렇게 저는 시간 나는 대로 찾아가서 할머님과 함께 지냈어요. 한 달 뒤 고객님 가족 들고 조금씩 가까워져 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 고객님의 아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항상 저를 집까지 데려다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분이 저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정중하게 거절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그 남자가 좋아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남편과 저를 이어주신 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저는 지극정성으로 할머니의 말동무도 해드리고 돌봐드렸어요. 할머니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