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9살의 한 여성 구독자입니다. 저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기 전까지 가시밭길 같은 험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제가 6살 때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후 빚만 잔뜩 떠안은 채 어머니와 함께 지하 단칸방에서 살았습니다.
힘든 환경이었지만 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버텨왔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도 진학했고 학업과 알바를 병행해 생활비도 보탰습니다.
피나는 노력 끝에 대학을 졸업하고 학원 강사로 일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무릎 수술 이후로 휠체어에 의지하고 지내셨는데 그런 어머니로 인해 저는 연애나 결혼 따위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원에서 가르치던 학생의 학부모가 갑자기 큰아들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당시 ,결혼 생각은 없었지만 얼떨결에 그 남성을 만나게 되었고 이후 몇 번 더 만나보니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연애 1년 만에 그 남자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죠. 그렇게 학원 학생의 학부모는 저의 시어머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남편이 먼저 저의 어머니를 모시고 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저와 남편 그리고 엄마까지 셋이 살고 있고, 시부모님은 아파트 옆 동에 거주하고 계십니다.
우리 시부모님은 거동이 불편한 저의 어머니를 자주 뵈며 말동무도 해주시고 나들이도 나가시곤 합니다.
시부모님과 남편은 언제나 우리 엄마를 보고 홀로 자식을 키워낸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말씀하시곤 하셨어요.
이렇게 지혜롭고 훌륭하신 시어머니의 모습에 반한 저는 남편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가 일이 늦게 끝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때였는데 학원 건물을 나서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시아버지가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회사 앞으로 데리러 온 것이었습니다. 놀란 저는 차에 타자마자
“아버님.. 택시 타고 가면 금방인데
왜 나오셨어요.”
라며 활짝 웃었습니다. 그러자 시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마디를 제게 툭 내뱉었습니다.
“원래 딸이 늦으면 아빠가 데리러 오는 거야”
이 말을 들은 저는 끝내 눈물을 터뜨렸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지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빨리 어른이 돼야 했던 저를 가슴으로 품어준 시부모님…
저는 그 깊은 사랑 앞에 가슴 깊숙이 숨겨왔던 마음의 아픔이 다 녹아져 내렸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