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 상황에서도 이 결혼을 계속 진행했어야 하는 건지 의문이 드네요. 저와 남자친구는 지난 올 초에 양가 상견례까지 다 마치고 내년 3월에 결혼식 날짜를 잡아놨습니다.
원래는 올가을에 하려고 빨리 서두르다가 제가 정말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예식장에 올가을까지는 예약이 꽉 차 있었고, 양쪽 집안 여러 가지 사정을 다 고려해 봤을 때 무리해서 오래 해야 하는 것보다는 내년이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신혼집을 구하는 데 있어서 전세보다는 집을 사는 쪽으로 생각했고 남자친구가 대출을 알아보다 하 조건이 그게 훨씬 좋다고 하길래 저도 처음 듣고는 혹하는 마음이 있어서 같이 은행까지 방문해서 상담도 받고 혼인신고부터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아빠가 이야기를 듣더니, 아직 결혼이 열 달 남았는데 무슨 혼인신고를 벌써 하느냐고 절대 안 된다. 반대를 하셨어요.
처음엔 어차피 결혼할 사이고 예식장 예약까지 다 해놓은 상황에서 아빠가 왜 반대를 하시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아빠가 제 인생을 구한 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어른들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이유를 이젠 알 것 같아요. 아무튼 아빠의 반대 때문에 남자친구와 많이 싸웠어요. 제 결혼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제가 아빠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결국 혼인신고는 나중에 결혼식 올리고 나서 하기로 했고 남자 친구는 투덜투덜거리면서도 본인 개인 명의로 집을 구입했습니다.
부모 도움 하나도 없이 자기가 모은 돈이랑 은행 대출을 껴서 샀고 내년에 우리 결혼하고 나면 저랑 둘이 버는 돈으로 같이 갚아 나가기로 했어요. 그때까지는 그냥 신혼집을 비워두기로 합의했습니다. 사실 집을 지금 사느냐 마느냐 이것 때문에도 서로 말이 많았습니다.
혼인신고 문제 빼고 생각하더라도 우리가 내년에 결혼하는데 왜 벌써부터 집을 사야 한다고 난리를 피우는지 그냥 천천히 올 년 말쯤 구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말다툼을 했었거든요. 남자친구 생각은 집값이 계속 이렇게 오르는데 좋은 금매물이 나왔을 때 빨리 사야 한다면서 내년에 사야겠다는 안일한 생각하다가는 우리 지금 가진 돈 전세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더라고요.
저희가 원래 작년 초에 결혼 이야기가 먼저 나왔었는데 잠깐 우물쭈물 시간을 미루는 사이 집값이 폭등하는 것을 눈으로 목격했거든요. 처음 신은 집으로 점 찍어둔 집이 4억이 채 되지 않았어요. 지방의 신도시라서 집값이 그렇게까지 비싸진 않았거든요. 분명 연초에 3억 8000 천 급매가 뜨면 3억 6000에도 있던 집이 여름이 되니까. 4억 밑으로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고 지금은 4억 5000씩 합니다.

그때 결혼을 할까 말까 살까 말까 고민을 했던 저희 입장으로서는 진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죠. 아무튼 한 번 그렇게 겪어보니 남자친구의 생각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더라고요.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일단 살 수 있을 때 사놓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를 할 수밖엔 없었어요.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어머님 아버님이 이혼하시고 지금은 어머님밖에 없습니다. 아버님은 10년도 더 전에 이혼하고 집을 나가셨고 그 뒤로는 인연 끊고 사느라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최근까지는 남자친구가 엄마랑 둘이 살고 있었는데, 신혼집 아파트를 매입한 뒤로는 회사가 새 집에서 더 가깝다면서 남자친구 혼자 집에서 살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자기 쓰던 컴퓨터랑 입을 정도만 가져와서 지내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살림살이가 없으니 살기에 불편했나 보더라고요.
자꾸만 저한테 혼수 좀 미리 해서 집에 넣어달라고 요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침대가 없어서 바닥에서 자니까 너무 허리가 아프다 하더라고요.
어차피 결혼할 때 혼수는 제가 확인 사기로 한 거니까 사줄 수도 있는 건데 결혼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는데 저는 쓰지도 않을 가구를 산다는 게 조금 내키지 않았어요. 친정엄마가 절대 결혼 전 동거는 안 된다고 못을 박은 상황이고 제가 외동딸이라서 결혼하고 출가하는 것에 엄마가 많이 서운해하고 있었거든요.
저도 아직은 부모님 집에서 사는 것이 더 편하기도 해서 내년에 결혼식 한 뒤에 신혼집에 들어가서 살 생각이었습니다. 혼 수 중에 일부라도 미리 해달라는 남자친구의 부탁에 고민하다가 침대 정도는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희 아빠는 뭔 혼수를 벌써 달라고 하냐고 해주지 말라고 하셨지만, 혼인신고 거절할 절대 한 번 미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침대는 먼저 사주기로 했습니다.

몇 달 쓰겠다고 작은 간이침대 사서 쓰라는 것도 너무 매정하고 다른 가전제품들이야 내년에 세트로 맞춰서 들어가겠지만, 침대는 먼저 해주는 것이 맞겠다. 싶었죠. 원래는 침대도 소파랑 같이 백화점에서 세트로 맞추려고 했지만, 급하게 침대 먼저 해주는 상황에서 그렇게까진 힘들고 인터넷에서 킹사이즈 매트와 프레임을 적당한 가격에 구입했어요.
일단 몇 년 쓰고 그다음에 침대를 다시 맞출 때 그때는 브랜드 있는 좋은 걸로 사야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허리가 아파서 힘들다고 징징대는 남자친구를 위해 침대를 먼저 맞춰줬어요. 나머지는 우리 결혼식하고 내가 신혼집 들어가는 시기에 맞춰서 혼수를 다 넣어주겠다고 했는데, 요즘 들어서 자꾸만 티비 냉장고 세탁기까지 다 넣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럴 거면 차라리 결혼식 할 때까지 집은 비워두고 본가에 가서 지내라고 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좁은 집에서 살겠냐고 성질을 버럭 내는 겁니다.
어머님 댁은 방 하나 있는 작은 빌라고 이번에 집을 구해서 남자친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거실에서 침대 놓고 살았어요. 그런 환경에서 살다가 30 평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으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겠죠. 티비 세탁기 냉장고 탈영을 계속했지만, 저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하고 결혼하는데 남자친구가 반년 넘게 혼자서 먼저 쓰던 낡은 중고 제품을 쓰고 싶진 않았으니까요?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100번은 싸우게 된다더니, 정말 서로의 의견이 안 맞아서 자꾸만 싸우게 되는 것이 싫었습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결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친정 부모님이랑 계속 살고 싶을 정도였어요. 남자친구와 자꾸 말다툼이 많아지던 어느 날 결국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신혼집을 처음에 계약했다고 했을 때 한 번 가보고 얼마 전에 제가 사준 침대가 들어왔다고 했을 때 마지막 막으로 한 번 가보고 간 적이 없어요.
저희 집에서 멀기도 했거니와 출퇴근 동선이랑 아예 상관없는 곳이라서 굳이 시간 내서 가고 싶진 않더라고요. 최근에는 데이트도 잘하지 않았고. 만난다고 해도 밖에서 만나서 영화 보고 드라이브하러 다녔으니까.
신혼집에는 더 갈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남자친구 친구와 혼수 문제로 한번 싸우고 이틀 정도 서로 연락도 안 하고 지냈어요. 연애를 4년 넘게 했지만, 최근 들어서 너무 싸우는 것 같기도 하고, 먼저 화해하자고 하지 않았다가는 이번 싸움이 길어질 것 같길래 이번에는 제가 먼저 풀어야겠다. 싶었습니다.
평소 그쪽 동네는 잘 가지 않는데 일부러 퇴근길에 남자친구 좋아하는 초밥을 사들고 몰래 집으로 찾아갔죠 아파트 공동현관 비밀번호와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제가 다 알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현관문이 안 열리더라고요. 분명히 제 생일로 해놓았다고 했었는데 언제 바꿨을까?
생각하면서 두 번 정도 비밀번호를 틀렸을 때 갑자기 현관문이 벌컥 열리더니, 어머님이 안에 나오셨습니다. 네가 여길 웬일이냐 저도 생각지도 못한 어머님이 계셔서 깜짝 놀랐고 지나가는 길에 오빠 얼굴 보고 가려고 잠깐 들렀다고 했죠. 일단 밖에 서 있지 말고 들어오라고 해서, 현관으로 들어갔더니, 얼마 전 침해 데 설치한 곳 구경하러 왔을 때만 해도 집안이 텅 빈 느낌이었는데. 이것저것 꽉 차 있더라고요.
티비도 있고 냉장고도 있고 온갖 세간살이 가 다 들어와 있는데, 가만 보니 어머님 댁에서 한 번쯤 봤던 물건들이었어요. 남자친구는 아직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기 전이라면서 들어와서 커피라도 한 잔 하고 기다리라고 하시길래 거실로 들어가면서 여기저기 집을 둘러봤어요. 어머님께서 완전히 집으로 이사를 하신 것 같더라고요.

특히나 안방문이 열려 있길래 봤는데 제가 혼수로 사준 침대 위에 어머님이 쓰시는 지암용 옥장판이 깔려 있었습니다. 제가 그걸 어떻게 기억하냐면 예전에 남자친구 집에 인사드리러 갔을 때 거실 남자친구 침대에는 겨울인데도 얇은 혼이불 하나만 깔려 있었고, 안방의 어머님 침대에는 매트리 크리스 위에 옥장판 그리고 침대 밑에도 옥장판이 또 깔려 있었거든요.
남자 친구는 몸에 열이 많아서 겨울에도 집에서 반팔에 반바지 입고 생활하고 이불도 얇은 이불만 쓰는데 누가 봐도 어머님이 신혼집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신혼집에 예비 시어머니가 살고 계신 것도 생각지 못했는데 안방까지 내어주고 허리 아프다고 하도 난리를 피워서 혼수로 미리 넣어준 침대까지 어머님이 쓰고 계시는 것이 진짜 기분이 너무 나빴어요. 남자친구가 쓰고 있는 듯 보이는 작은 방에는 여전히 침대는커녕 매트리스도 없이 방바닥에 이불 깔고 생활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포장해 간 초밥 2인분을 나중에 아들 오면 같이 드시라고 어머님께 건네드리고 집에 가봐야겠다고 일어나서 집에서 나왔어요. 같이 저녁 먹고 가라는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자리에 더 있다가는 표정 관리를 못할 것 같더라고요. 현관을 나와서 엘리베이터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마침 남자친구가 내리려다가 제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너가 여기 무슨 일이야 잘못이라도 저지른 사람처럼 깜짝 놀라는 남자친구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려고 했는데, 자기랑 이야기 좀 하자며 저를 붙들더라고요.
우리 신혼집인데 이 집에 왜 어머님이 계신지 왜 내가 사준 침대를 어머님이 안방에서 쓰고 있는지 설명을 해보라고 했더니, 그냥 임시로 몇 달 동안만 와 계신 거랍니다. 여기 냉장고도 없고 세탁기도 없어서 살기가 불편하잖아. 그래서 너가 혼수 사줄 때까지만 엄마 이사시켜서 같이 살고 있던 거야.
그런 설명을 들어도 도저히 제가 납득이 가질 않더라고요. 우리 신혼집인데 왜 어머님이랑 같이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내년에 우리 결혼하고 이 집에서 살림을 시작할 때 어머님이 과연 순순히 나가실지도 의문이었죠. “어머님이 그때 가서 분가하기 싫다고 하면, 그땐 어쩔 거야?”

남자친구는 그럴 리 없다고 이미 다 이야기 끝난 상황이라고 했지만, 겨우 반년 좀 넘게 살려고 집안 모든 살림을 다 가져와서 이사를 하나요? 그게 보통 상식적으로 맞는 일입니까? 세간살이가 없어서 불편하면 그냥 남자친구가 본가에서 출퇴근을 하면 되는 문젠데 굳이 자기 엄마랑 집안 살림까지 다 들고 이사를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저는 이해가 안 가요 만약 남자친구의 말대로 어머님을 내년 초에 다시 내보낸다고 해도 왕복 이사 비용이 너무 아깝습니다.
아파트 복도에서 저희 두 사람의 말싸움이 점점 커지고 저는 저대로 열 받아서 남자친구에게 우리 결혼 없던 걸로 할 테니까. 이 집에서 너랑 너네 엄마랑 둘이 잘 살아보라고 했어요. 내가 사준 침대에서 나는 한 번 누워본 적도 없으니까. 당장 침대값이나 계좌이체 시키라고 했죠. 그랬더니, 갑자기 집 현관문이 열리면서 집 아줌마가 뛰쳐나오더라고요.
저희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말싸움을 하고 있으니까. 현관문에 귀를 대고 안에서 엿듣고 있었나 봅니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이게 말이면 단 줄 알아? ” 그집 아줌마가 소리를 치며 뛰어나오더니, 몰아 말릴 새도 없이 제 눈앞이 번쩍하더라고요.
정신없는 사이에 뺨을 한 대 맞았고 뒤로 더 달려들려고 하는데 남자친구가 막았습니다. 여기 더 있다가는 한 두 대로 안 끝나겠다. 싶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새도 없이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습니다.

위에서 아줌마가 욕하는 소리도 들리고 계단을 쫓아서 따라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리길래 헐레벌떡 뛰어내려 가다가 발목도 접질려서 살짝 넘어지기도 했어요. 구두를 신고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것이 힘든 일이더라고요. 엉망이 된 몰골로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 엄마 아빠가 제 모습을 보더니, 당연히 눈이 뒤집히셨죠 그 여자를 가만 안두겠다고 아빠가 뛰쳐나가려고 하시는데 엄마랑 제가 말렸어요.
지금 만나게 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고 괜히 아빠가 잘못될까 봐 무서웠습니다. 엄마가 일단 병원부터 가자고 해서 제가 뺨 맞으면서 입술이 살짝 터진 것과 계단에서 쫓기다 넘어지면서 발목 염좌가 생긴 걸로 진단서를 끊었어요. 병원에서 돌아오는 중에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아빠가 대신 전화를 받더니, 어딜 내 딸한테 손찌검을 하냐고 너네 두모자 가만두지 않겠다고 화를 내셨습니다.
아빠가 평소에는 온화하시고 말 수도 많이 없으신데, 한 번 화가 나면 정말 무섭거든요. 예전에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어떤 양아치 선배가 돈 가져오라고 협박하다가 우리 아빠한테 전화 통화를 걸리는 바람에 다음 날 학교가 다 뒤집어질 정도였어요. 당연히 양아치들은 전부 징계받고 일부는 전학도 가고 저는 졸업할 때까지 아무도 건드리는 사람 없이 편하게 학교생활할 수 있었죠.
아무튼 아빠가 무섭게 화를 냈더니, 남자친구란 놈은 얼어붙었는지 아무런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전화를 먼저 끊더라고요. 너는 무슨 저 어떤 놈이랑 결혼을 하겠다고 난리를 피우고 있었냐 남자 보는 눈 하고는 아빠의 말씀에 저는 아무런 반박도 못하고 입을 꾹 담을 수밖에 없었죠. 당연히 뒤로 결혼 이야기는 없던 일이 되어버렸고 제가 집 아줌마 맞은 것 때문에 경찰의 고소장까지 쓰러 갔습니다.
처음엔 저한테 전화까지 해서 자기가 언제 때렸냐고 신고를 하던 뭘 하던 마음대로 해보라고 하더니, 경찰의 조사 받으러 갔다 온 뒤에는 아무런 말이 없더라고요.
며칠 후 남자친구가 제게 먼저 연락을 해서 우리 사이에 이런 건 하지 말자고 합의로 끝내자고 해서 제가 사준 침대값 150만 원 합의금으로 500만 원 더 받고 고소는 취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집 아줌마 얼굴은 보기도 싫고 남자친구를 따로 만나서 합의서를 쓰고 있었는데, 아직도 분위기 파악이 전이 안된 건지 우리 결혼은 예정대로 하는 거지라고 묻더라고요. 합의서에 싸인하다 말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네요.

지금 네 뺨 때린 아줌마를 평생 시어머니로 모시고 살라는 거냐고 한마디 해주고 돌아왔습니다. 그 뒤로도 몇 번 더 다시 만나보자고 연락이 왔었는데 전부 거절하고 지금은 번호 차단했어요.
저희가 사는 지역이 큰 동네가 아니라서 한 두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인데 제가 남자 친구 엄마한테 뺨 맞고 파혼했다는 소문이 돌고 돌아 결국엔 제 귀에까지 들어오더라고요. 차라리 잘됐다. 싶어요. 너무 빠르게 서두르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사고가 나버리고 말더라고요.
아마도 혼자 사는 자기 엄마를 은근슬쩍 모시고 살고 싶었을 텐데 저한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신혼집 침대를 내어준 것이 지금도 너무 짜증 나네요.. 한 대 맞은 거야. 합의까지 다 했으니 잊어버려야죠. 말보다 손이 먼저 올라가는 아줌마인데 결혼하고 고부관계가 되었으면 정말 볼만했겠네요. 악몽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