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년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라 기억에 또렷하게 자리 잡고 있었어요.
저는 임신 중인 아내와 둘이서 살고 있었어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었던 저는 가맹점 관리와 교육을 위해서 출장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날도 나는 2박 3일 동안 출장을 갔고 둘째 날 오후 일정이 예상보다 일찍 끝났고 호텔에서 여유롭게 쉬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호텔에 도착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당신 출장이 언제까지였지? 지에 오늘 오는 거였나? 내일이었나?”
나는 아내에게 다음날 오후까지 일을 하고 퇴근시간에 맞춰서 집에 간다고 말해주었어요. 아내는 밝은 목소리로 나에게 힘내라고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전업주부인 아내는 결혼 생활 내내 거의 혼자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제가 회사일이 바쁜 탓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이 쉬운 일이 아니었죠. 저는 아내한테 미안해졌고 오늘 갑자기 집으로 가서 아내와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 도착한 저는 현관 비밀번호를 누리고 집으로 들어갔고 거실에서 말소리가 들렸습니다.
” 오늘 남편 안 오는 거 확실해? 전화해서 확인했어?”
” 너 남편은 항상 집에 거의 없는 것 같아.”

” 덕분에 우리는 모텔비도 아끼고 좋기는한테 어차피 매일 집에 너 혼자 있는데 결혼은 왜 했을까?”
아내는 그 말에 충격적인 대답을 하더군요.
” 괜찮아 남편은 이미 결혼 전부터 나한테는 돈이나 벌아다 주는 존재야 애정 따위는 없어.”
” 출장이 많아서 얼마나 좋은데 이렇게 집에서 편하게 데이트도 할 수 있고.”
” 나 빨리하고 싶어 근데 아직 임신 초기니까 살살해줘!”

두 사람은 제가 현관 쪽에 서있는 것도 모르고 둘이 낄낄거리면서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충격에 멍하니 서있었고 당장이라도 들어가 아내와 그놈의 모가지를 비틀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분노를 억눌렀습니다.
저는 현장 증거를 남길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중요한 증거들은 당사자들이 없애버릴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들을 가만 안 두겠다고 다짐을 하며 조용히 집을 다시 나왔습니다.
아내의 친정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았고 내가 매달 80 만원식을 생활비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일단 모르는척하고 친청 생활비부터 끊었고 아내에게 냉담하게 행동했습니다. 무언가 달라진 저를 보고 아내는 화를 내더군요.
” 요즘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래? 화난 게 있으면 말을 해야 알 거 아니야.”
나는 아내의 말을 무시했고 뻔뻔한 얼굴을 볼 수 없어 집에 있는 날은 서재에서 잠을 잤어요. 그리고 흥신소에 의뢰를 해서 아내의 불륜 증거를 착실히 모으고 있었고 아내의 불륜남은 결혼 전 다니던 프랜차이즈 사장이었습니다.
아내의 불륜남은 아이가 셋이나 있는 유부남이었고 나와 결혼 전부터 이미 관계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아내와 그 불륜남의 카톡 내용에는 충격 전인 내용들이 담겨있었습니다.

” 지금 나의 지갑이 나를 위해서 청소를 하고 있어.”
” 오늘 남편 카드로 신나게 쇼핑을 했는데 역시 이럴 때 결혼한 보람이 느껴진다.”
” 일부러 남편 앞으로 보험도 잔뜩 가입했는데 가끔은 빨리 죽어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니까 “
저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메시지를 전부 저장해 두었어요.아내의 불륜 증거는 차고 넘칠 만큼 많았지만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인단 출산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피해자 연기를 하면서 저에게 울며 말했습니다.
” 당신 요즘에 나한테 왜 그렇게 차갑게 굴어? 내가 싫어졌어?”
” 당신 아이를 임신 중인 여자한테 너무 심한 거 아니야?”
” 우리 친청에 매달 보내주던 돈도 아직 안 보냈지?”
” 나는 당신한테 잘못한 게 없는데 다른 불만이라도 있는 거야?
” 아니면 당신 다른 여자와 바람이라도 난 거야?”
자신이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눈물을 흘리면서 연기하는 아내의 꼴이 우스워 웃음이 났습니다.
시간이 흘렀고 아내가 출산을 했고 아기는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웠어요. 저는 아기 얼굴을 보니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유전자 검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는 나의 아이가 아니었어요.
나는 아내에게 선물이라며 봉투를 건네주었어요.
” 서류봉투가 왜 선물이야? 건물이라도 하나 사준 거야?”
” 당신 아기와 나의 친자확인 검사 결과지 그리고 이혼서류야!”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집에 가서 아내의 짐을 전부 정리해서 친정으로 보냈습니다. 그동안 출장지에서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며 이쁜 용품들을 샀고 박스에 물건들을 담고 있는데 또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한참을 목놓아 울었어요.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게 억울해서 울고 아기가 불쌍해서 울었습니다.
며칠 후 아내의 친정 부모가 집으로 찾아왔고 장모님은 화가 난 얼굴로 나를 쏘아보며 말했어요.
“우리 애가 몸조리도 제대로 못하고 매일 울기만 하는데 무슨 잘못으로 아기를 낳자마자 이혼하자고 난리인가?”
” 딸아이에게 아무리 물어봐도 말해주질 않아서 우리가 왔네.”
나는 아무 말 없이 아내의 불륜 증거들을 내밀었고 아기의 친자 확인서도 보였습니다.
아내의 부모님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았어요.
” 나는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열심히 일만 했어.”
” 너를 정말 많이 아끼고 사랑했는데 나를 현금지급기 취급을 하면서 내 앞으로 보험을 많이 가입했으니 빨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했겠지?’
” 나는 너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야.”

이후 변호사를 통해서 이혼은 무사히 성립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불륜남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했어요. 그 남자는 자신의 가족에게 만은 제발 알리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고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그 뒤 사정은 내가 알 봐가 아니었습니다.
그 남자는 결국 이혼을 당했고 세 아이의 양육비와 그의 아내의 위자료 그리고 나의 위자료는 물론이고 이혼한 아내의 아이 양육비까지 부담하게 되면서 괴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전 아내와 결혼생활이 길지는 않았지만 내가 받은 배신의 상처는 오랜 시간 아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