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피니는 면세점 대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세계 최대의 면세점 업체인 DFS를 공동 창립하고, 명품 판매 등으로 거대한 재산을 쌓았다.
하지만 그는 돈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기 위해 평생을 기부에 헌신했다. 그는 2023년 10월 9일, 92세의 나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세상을 떠났다.

피니는 1931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보험설계사와 간호사로,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부유하지도 않았다.
피니는 어렸을 때부터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거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팔면서 돈을 벌었다.
그는 공군에 입대한 후, 장학금을 받아 코넬대학의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피니는 유럽으로 여행을 갔다가, 면세업계에 발을 들였다.

피니는 같은 코넬대 졸업생인 로버트 밀러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는 병사들에게 술이나 향수 같은 면세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전쟁 직후 유럽과 아시아로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크게 성공했다.
피니와 밀러는 1960년, DFS라는 이름의 면세점 업체를 설립하고, 공항이나 주요 도시에 매장을 오픈했다. DFS는 일본인들의 하와이 관광이 급증하면서 매출을 크게 늘렸고, 피니는 억만장자가 됐다.

피니는 돈을 벌수록 검소한 삶을 추구했다. 그는 리무진이나 요트 같은 호화품을 구입하지 않았고, 비행기를 탈 때도 이코노미석만 이용했다.
그가 차고 다녔던 시계는 15달러짜리 저렴한 것이었다. 그는 집과 자동차도 사지 않고, 임대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의 집은 샌프란시스코의 방 두 칸짜리 소형 아파트였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기부라고 생각한 피니는 1982년 애틀랜틱 필랜스로피라는 자선재단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기부 활동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DFS 지분을 LVMH 그룹에 판매하고 받은 16억달러를 포함하여, 총 8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대학이나 병원, 미술관, 도서관 등에 기부했다. 그는 기부할 때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익명이나 가명을 사용했다. 그는 자신의 기부가 공개되는 것을 싫어했다.

피니는 노후 생활을 위해 단 200만달러와 5명의 자녀에게 남긴 일부 유산을 제외하고, 자신의 재산을 모두 기부했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베푼 최고의 사례라고 불리었다.
피니는 사망하기 전까지도 부인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소박한 아파트에서 노년을 보냈다. 그는 2023년 10월 9일,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